법원 "후지코시, 근로정신대 피해자들에 8천만-1억 배상하라"
"청구권협정·일본 법원 패소만으로 개인청구권 소멸되지 않아"
입력 : 2019-01-18 11:07:29 수정 : 2019-01-18 11:07:29
[뉴스토마토 최영지 기자] 일본 군수기업이 일제강점기 시절 강제 동원한 근로정신대 피해자들에 대한 손해배상으로 8000만~1억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12부(재판장 임성근)는 18일 김계순씨 등 근로정신대 피해자 27명이 일본기업 후지코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의 항소심 선고에서 후지코시 측의 항소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후지코시에 지난 1944년에 일본으로 건너가 강제동원된 피해자들에게 1억원을, 그외 피해자들에게 8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일본 항소심 법원은 이미 후지코시에 대한 불법행위와 안전배려의무 위반 사실을 인정했지만 식민지배가 합법적이라는 규범적 인식 하에 일제강점기의 국가총동원법 등이 김씨 등에게 그대로 적용되는 것을 전제로 후지코시의 불법 행위를 판단했다”며 “이러한 판결 이유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대한민국의 선량한 풍속이나 그 밖의 사회질서에 위반된다고 판단해, 이 사건이 일본 판결의 기판력에 저촉된다는 후지코시 주장을 배척한다”고 밝혔다.
 
당시 일본 항소심 법원은 청구권협정에 김씨 등의 손해배상청구권이 포함돼 있다는 이유로 이들의 손해배상청구권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청구권협정이 김씨 등의 청구권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도 판단했다. 재판부는 “지난해 10월 대법원 판결 취지에 따라 청구권협정에 김씨 등의 손해배상청구권이 포함돼 있다는 후지코시 주장을 배척한다”며 “청구권협정 이후 대한민국 측 발언이 이 결론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해 10월 강제징용 피해자인 이춘식씨 등 4명이 신일철주금을 상대로 제기한 손배소에서 신일철주금이 피해자들에게 각 1억원씩 배상하라고 확정판결한 바 있다.
 
재판부는 또 “김씨 등이 2003년 일본에서 소송을 제기해 패소하기는 했으나 일본 법원은 청구권협정으로 대한민국 국민의 일본에 대한 개인청구권이 포괄적으로 해결된 것이라고 받아들여졌던 종전의 견해를 그대로 유지했으므로, 일본에서 소송을 제기한 사정만으로는 김씨 등에게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소멸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근로정신대는 전쟁 수행을 위한 노역에 투입됐고, 후지코시는 태평양전쟁 당시 12-18세 소녀들 1089명을 데려가 노동력을 착취했다. 피해자 김씨 등은 "일본 전범기업이 대한민국 국민을 강제동원하고 열악한 환경에서 피해자들의 행복추구권과 생존권, 신체의 자유, 인격권 등을 침해했다"며 2013년 2월 소송을 제기했다.
 
다음해 10월 1심은 "피해자들에게 1인당 1억원씩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이후 피고 측이 항소해 그해 12월 서울고법으로 사건이 접수됐지만, 지난해 12월 마지막 재판이 열리기까지 4년 동안 계류됐다.
 
지난해 10월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열린 일본기업 신일철주금 강제동원 소송 기자회견에서 후지코시 근로정신대 소송 원고인 김정주 할머니가 발언을 하고 있다. 주최 측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일본기업의 강제동원 사죄배상, 사법부 재판거래 공식 사죄 및 재판부의 정의로운 판결을 촉구했다. 사진/뉴시스
 
최영지 기자 yj113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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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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