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전교조 복권 없이 대타협 신뢰 가능한가
입력 : 2019-01-21 06:00:00 수정 : 2019-01-21 06:00:00
2019년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합법화된 지 20주년이자, 법외노조가 된 지 6주년이기도 하다. 지난 1989년 결성 이후 10년 동안 합법화 관철 요구를 했던 전교조는, 21일 오전 대법원 앞에서 법외노조 철회를 요구하는 올해 첫 기자회견을 연다.
 
법외노조는 불법은 아니지만 단체교섭권이 없는 '반쪽' 노조로서, 전교조는 해직자 9명을 조합원으로 포함시키고 있다는 이유로 2013년 박근혜 정부로부터 법외노조 통보를 받았다. 대법원은 정부 처분이 노동조합법 시행령에 근거를 뒀다는 이유로, 전교조를 구제하지 않았다.
 
이 사안에 대해서는 재판거래 의혹이 있다는 점, 헌법이 명시하는 노조를 시행령이 무효화하는 게 맞느냐는 의문, 해고자를 노조가 품지 않으면 노조가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는 실효성 문제 등이 제기돼왔다.
 
여기에 법외노조화가 함의하는 사회적 의미를 더 추가해보자. 만일 전교조가 끝내 복권되지 않는다면, 무엇보다 기업과 노동계의 상호 양보를 기반으로 하는 사회적 대타협의 신뢰가 그만큼 떨어지게 된다.
 
전교조가 합법화될 수 있었던 이유는 '빅딜' 때문이었다. IMF 외환위기 이후 기업 측은 정리해고 도입을, 노동계는 민주노총·전교조 합법화를 맞바꿨다. 수많은 근로자의 인생이 달린 정리해고에 비하면 노조 합법화는 상대적으로 약소했다. 그나마 박근혜 정부는 법외노조 통보를 통해 약소한 권리마저도 대거 약화시켰으면서도, 노동계나 근로자를 위해 뚜렷한 반대급부를 내놓지 않았다. 사회적 대타협은 사회적거짓말이 돼버린 것이다.
 
유감스러운 것은, 사회적 대타협을 전면에 내걸고 있는 현 정부 역시 법외노조 철회에 대한 태도가 애매하다는 것이다. 전교조 요구처럼 시행령을 폐지하는 대신, 국회가 법률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만일 국회에서 법률 개정이 불발되면 현 정부는 사회적 대타협의 신뢰성과 진정성을 무엇으로 담보할지 의문이다. 전교조를 법외노조로 남겨두는 대신, 노동계나 여타 근로자들이 흡족해할만한 정책을 관철시킬 수 있는지는 더더욱 의문스럽다.
 
대타협의 진정성을 위해서라도 시행령 폐지를 최소한 하나의 가능성으로는 열어놓고 전교조와 논의하는 게 적절할 것이다. 마침 올해 취임한 권정오 전교조 위원장도 "어떤 방식으로 정부와 논의하고, 협상해나갈지 충분한 (내부) 토론을 거치겠다"고 해 비교적 열린 태도를 취하고 있다. 정부가 신뢰를 회복하는 대화가 이뤄지길 바란다.
 
신태현 사회부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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