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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동향)'디벨로퍼' 칼 뽑은 김대철 사장
개발운영사업본부 신설…작년 해외공사 수주 2배 증가
2019-01-28 07:56:33 2019-01-28 07:56:33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라는 말이 있다. ‘위험이 높을수록, 수익도 높다’는 뜻으로 투자시장에서 주로 사용하는 말이지만, 부동산 시장에서 이 말과 정확히 일치하는 사업을 진행하는 사업자가 있다. 바로 디벨로퍼다. 디벨로퍼는 땅 매입부터 기획, 설계, 마케팅, 사후관리까지 총괄하는 부동산 개발사업자를 말한다. 모든 것을 총괄하기 때문에 모든 책임이 자신에게 있지만, 사업이 성공했을 경우 과실 또한 자신에게만 돌아온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의 전형적인 예라고 말할 수 있다.
 
대형 건설사 중 단순 도급에서 벗어나 디벨로퍼로서 입지를 넓히려는 업체 중 하나가 바로 HDC현대산업개발이다. 김대철 대표이사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디벨로퍼 역량 강화를 통해 영속적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으로 도약할 것을 주문했다. 특히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5월 사업회사로 전환한 후 주거 플랫폼을 기반으로 임대, 운영관리, IT, 문화, 금융콘텐츠 등 그룹 사업을 연계한 차별화된 디벨로퍼가 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김 사장은 HDC현대산업개발의 실적을 유지하면서 부동산 디벨로퍼로 입지를 다져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김 사장은 실제 이를 위해 지난해 개발운영사업본부를 신설해 개발, 설계, 영업, 운영 역량이 통합된 ‘애자일 조직문화’를 도입했다. 최근에는 디벨로퍼 사업 강화를 위해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리얼 디벨로퍼 양성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교육 프로그램은 지난해 도입한 ‘애자일 조직문화’를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임직원 개개인의 전문성을 높이고, 사업추진 속도와 변화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교육은 4월까지 3개월간 진행된다. 
 
지난해 3분기 실적은 양호한 편이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9394억원, 영업이익 1189억원, 당기순이익 85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9.3%, 13.9%, 11.7%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5월 사업회사로 분할된 이후 누적실적은 매출 1조7650억원, 영업이익 2186억원, 당기순이익 1621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현대산업개발은 그동안 디벨로퍼 등 자체사업을 통해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률은 12.6%에 달한다.
 
다만 업계에서는 지난해 4분기는 자체사업 준공이 없었다는 점에서 영업이익률이 다소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울러 올해 준공 예정인 자체사업 물량이 3월부터 입주가 시작되는 상황이라 2분기부터 실적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자체사업 이익률은 단순 도급공사보다 2배가량 높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올해 1만5888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이중 자체사업 물량은 5618세대다.
 
김 사장은 향후 해외공사 수주 확장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다행히 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해외공사에서 2억112만달러를 수주하면서 전년보다 2배 가까이 수주액이 늘었다. 거기다 아직 해외건설협회에 수주 통계가 잡히지 않은 300만달러 규모의 인도 뭄바이 남부 해안도로 2공구 건설공사까지 합치면 지난해 해외공사 수주액은 더 늘어나게 된다. 다만 전체 업체별 수주 순위는 17위에 머물러 있어 해외사업이 완전히 새로운 먹거리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반주주공 1단지 3주구 사업장에서 시공사 지위를 박탈당한 것은 불확실성을 높인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외주주택의 매출 비중은 64.1%다. 디벨로퍼로서 입지를 넓히기 위해 집중하고 있지만, 아직 자체사업 비중은 16.4% 수준이다. 외주주택 매출이 대부분 도시정비사업 물량이라는 점에서 도시정비사업에서 리스크가 발생하면 수익 구조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김대철 HDC현대산업개발 사장과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본사 전경. 사진/HDC현대산업개발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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