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10개월만의 결실 '광주형 일자리'…노사민정 대타협 일자리 첫 모델
"지역경제 활성화,일자리 창출 모범 기대"…노조 반발 과제
입력 : 2019-01-30 19:24:35 수정 : 2019-01-31 08:19:16
[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무려 4년10개월만에 결실을 맺은 광주형 일자리는 노사민정 대타협을 통해 지역경제 살리기와 일자리 창출의 모델로 기대받고 있다.
 
광주시와 현대차는 30일 광주형 일자리의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최종협상이 마무리될 경우 이르면 31일 오후 광주 완성차공장 투자협약을 체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현대차는 광주형 일자리를 통해 22년만에 국내 공장을 신설한다.
 
광주형 일자리를 통해 장기적으로 친환경차 생산라인이 강화되고 투자가 확대될 경우, 휘발유 차량의 60여 년 지배 체제를 뒤로 하고 '미래 블루오션' 친환경차 분야에서 광주시가 지속가능한 미래먹거리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협상 과정 위기도 있었지만 일각에서는 현대차가 광주형 일자리로 인해 더이상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왔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2019년 경제정책방향에서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비즈니스센터(GBC) 사업의 조기 착공을 지원한다고 발표했고 최근 정부 심의 마지막 단계인 국토교통부 수도권정비위원회 심의를 최종 통과했다.
 
아울러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체제로 개편되면서 지난해 무산된 지배구조 개편을 마무리해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업계에서는 이런 상황들을 감안하면 현대차가 광주형 일자리에 대해 미온적인 태도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었다.
 
현대차 투자사업은 독일 폭스바겐의 '아우토 5000'을 실제 모델로 소위 '반값 임금'을 통해 일자리를 배로 늘리는 사회통합형 일자리인 '광주형 일자리'의 첫번째 프로젝트이다. 적정 임금, 적정 근로시간, 노사 책임경영, 원하청 관계 개선이 4대 원칙이다. 광주시와 현대차는 빛그린산단 내 62만8000㎡ 부지에 자기자본 2800억원, 차입금 4200억원 등 총 7000억원을 투입, 1000cc 미만 경형SUV를 연간 10만대 양산한다는 목표다. 
 
 
 
부지와 공장 설비를 합쳐 고정자산은 5000억원 이상, 정규직 근로자는 신입 생산직과 경력 관리직을 합쳐 1000여 명, 간접고용까지 더하면 1만~1만2000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광주시는 법인자본금 중 자기자본금 2800억원의 21%(590억원)를 부담해 경영을 주도하고 생산은 위탁 방식으로 신설법인에 맡긴다.
 
현대차는 연구개발과 설계, 판매, 투자 자문 등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민선 6기 광주시가 광주형 일자리를 공약화한 지 4년7개월, 현대차가 투자의향서를 제출한 지 7개월만에 이뤄진 투자자 간 합의는 여러 의미를 지닌다. 특히 중앙 정부에 의존하던 그동안의 투자 정책에서 벗어나 지방 정부가 주도한 첫 일자리 정책의 성공 사례로 꼽힐 것으로 보인다.
 
지역 노동계의 대승적 양보와 협조가 견인차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경직된 국내 노사 관계에도 훈풍이자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역 노동계의 '협상 전권 포괄적 위임'이 좌초 위기에 놓여 있던 투자협상 분위기를 타결 쪽으로 급선회시키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속가능한 노사상생 모델을 실현했다는 점에서 국내는 물론 세계 무대에서도 제품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광주형 일자리가 성공리에 뿌리 내리고, 지방분권이 연착륙할 경우 제2, 제3의 광주형 일자리로 확산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군산형, 거제형, 울산형 등이 거론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광주형 일자리 협상이 마무리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 등 모범 사례로 기대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아울러 '어닝 쇼크(Earning Shock)'로 대표되는 자동차 침체기와 구조 개편기에 현대차에 새로운 활력이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긍정적 반응 중 하나다. 또한 광주시와 기아차 광주공장이 미래형자동차 전진기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기반을 닦았나는 점도 의미가 크다.
 
광주 자동차 생산에 양적 팽창도 기대된다. 광주의 자동차 생산능력은 연간 62만 대로 울산 150만대에 이어 국내 2위다. 경기도 부평(GM), 소하리(기아), 아산(현대), 부산(르노 삼성)보다는 두 배 가량 많다.
 
광주지역 제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2%에 이른다. 해마다 내수용, 수출용 합쳐 50만대 안팎을 생산해 울산, 화성과 더불어 '빅3'다. 여기에 광주형 일자리가 더해지면 생산 다각화와 양적 성장이 동시에 기대된다. 해외 진출 기업들의 국내 복귀도 가속화할 수 있다.
 
특히 산업구조가 빈약한 광주에서 '메이드 인 광주' 완성차가 생산된다는 측면에서 지역 경제에는 더 없는 단비가 되고, 청년과 퇴직 숙련공들의 일자리 창출을 통한 실업난 해소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있다.
 
당장 민주노총과 현대차 노조, 기아차 노조 등 대기업 금속노조의 반발이 예상된다. 이미 현대차 노조는 전면 파업 및 항의방문 등의 입장을 나타냈다. 지역주의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5000억원이 넘는 신설법인 추가 투자금 확보와 신설법인의 경쟁력 확보, 그리고 무엇보다도 지속성이 담보될 수 있도록 경영수지 분석과 공장 설계 등에 보다 섬세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초기 협상 과정에서 논란이 된 '노동계 패싱'이 재현되지 않도록 노동계와의 적극적인 소통과 참여보장도 매우 중요한 과제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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