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안태근, 안희정, 김경수의 공통점
입력 : 2019-02-12 06:00:00 수정 : 2019-02-12 06:00:00
도저히 공통점이 없을 것 같은 안태근, 안희정, 김경수에게도 공통점은 있다. 그나마 안희정과 김경수는 민주당 출신 도지사이므로 공통점이 있지만 안태근은 검사로 검찰국장직을 수행했으므로 공통점은 조금도 없어 보인다. 하지만 세상사 모든 일은 연관되어 있는 법. 이들에게도 공통점은 있다. 만일 안태근이 없었다면 안희정도 김경수도 없었을 것이다. 
 
실형 선고 후 법정구속. 이들의 공통점이다. 안태근이 법정구속되지 않았다면 안희정도, 김경수도 법정구속되지 않았을 것이다. 이들의 법정구속을 예상한 이들은 거의 없었다. 사건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과연 법정구속까지 필요한가라는 의문이 남는다.
 
안태근은 자신이 성추행한 서지현 검사에게 인사보복을 한 혐의로 기소되어 법정구속되었다. 인사보복인지 정당한 인사였는지 다툼이 있었다. 만일 과거에 이런 일이 있었다면 수사나 기소조차 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법정구속이 될 정도로 중한 죄가 되었다.
 
안희정은 도지사 지위를 이용해 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되었다. 그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가 2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되었다. 역시 위력을 이용했는지 다툼의 여지가 있다. 이 사건 역시 과거라면 문제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실제로 발생했지만 있어서는 안될 사건으로 취급받았을 것이다.
 
김경수 지사는 드루킹 김동원씨와 공모해 포털사이트 댓글을 조작한 혐의로 기소되었다. 이 사건에서 많은 이들이 김경수 지사의 무고함을 확신했으나 결과는 법정구속이었다. 이 사건 역시 과거라면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아무리 혐의가 인정되더라도 법정구속은 없었을 것이다. 현직 도지사의 법정구속은 도정의 마비를 불러온다는 점에서 과도한 측면이 있다. 이쯤되면 유죄 인정은 곧 법정구속이라는 공식이 성립할 정도다. 
 
이들 사건은 모두 비슷한 시기에 판결이 이루어졌다는 점에서도 공통점이 있다. 안태근 재판은 올해 1월 23일, 안희정 재판은 2월 1일, 김경수 재판은 1월 30일이었다. 올해부터 법원이 바뀐 것일까? 
 
안태근, 안희정, 김경수 사건의 특징을 정리해보자. 첫째, 과거에는 문제가 되지 않았거나 될 수 없었던 사건이라는 특징. 둘째, 법원이 여성 혹은 국민의 입장에 서서 여성의 성적 자기결정권, 민주주의 원칙을 지키려고 노력했다는 특징. 셋째, 형량이 과거에 비하여 높다는 특징. 넷째, 법정구속을 할 정도로 사안을 무겁게 보고 있다는 특징, 다섯째, 국정농단 사태 때부터 높은 형이 선고되고 있다는 특징 등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양승태 사법농단 사태가 이 사건들의 바탕에 깔려 있다는 것도 놓쳐서는 안된다. 양승태 사법농단 사태를 거치면서 법원의 판결이 엄격해지고 있다는 것도 하나의 추세이다.
 
이미 법원은 성폭력, 성추행, 국정농단, 여론조작, 권한남용, 권력을 이용한 갑질 등에 대해서 불관용 판결을 내리고 있다. 변화의 계기는 국정농단 사태, 미투 사태였다. 이들 사건은 적폐로 규정되었고 수사와 재판이 시작되었다. 적폐청산은 법원에서 모아질 수 밖에 없다. 정의의 이름으로 법률에 의해 단죄가 되어야만 적폐는 최종적으로 청산될 수 있다. 
 
적폐청산의 최종 판단자로서 법원이 내놓은 결론이 바로 안태근, 안희정, 김경수의 법정구속이다. 이들 판결에서는 어떤 적폐도 용서하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보인다. 과거의 관행, 권력, 정치 등의 이유는 이제 설 곳을 잃었다. 과거 관행과 완전히 결별하겠다는 결의가 보인다. 유죄인정은 곧 중형선고이다. 물론 개별 사건은 재판 진행 중이므로 현재의 유죄 판결이 최종 결론은 아니다. 억울한 점은 항소심과 상고심에서 심리될 것이다. 하지만 유죄가 인정된다면 중형과 법정구속은 피할 수 없다. 
 
법원도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법원도 양승태 사법농단 사태에서 보듯이 적폐의 온상이었다. 법원은 사법농단 사태로 최고위급 법관들이 구속되고 법원이 압수수색을 당했다. 하지만 최근 적폐에 대한 법원의 무관용 판결은 사법농단 사태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어 보인다. 법원이 적폐청산에 적극적인 것은 오히려 사법농단 사태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법원이 의지를 가지고 적폐청산을 이끌면 경찰, 검찰 등 공권력기관은 물론 정부와 권력, 사회도 바뀐다. 법원의 최근 적폐청산 노력은 시대의 분수령이 될 것이다. 적폐청산이라는 큰 틀에서 최근의 법원 판결을 바라보아야 한다. 
 
김인회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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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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