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사평역, 정원 있는 공공미술관으로 변신"
'공공미술 프로젝트' 완료…지하 4층엔 식물정원 조성
입력 : 2019-03-14 14:50:33 수정 : 2019-03-14 14:50:33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서울 지하철 6호선 녹사평역이 정원이 있는 공공 미술관으로 거듭났다.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는 14일 오전 10시 '녹사평역 지하예술 정원'을 개장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개장식에 참여해 "과거에 서울시청 이전계획에 따라 만들어진 녹사평역이 숨겨진 보물처럼 녹슬고 빛이 바랬는데 예술 프로젝트로 다시 살아난 것 같다"면서 "시민이 삶 속에서 일상적으로 체험하고 누리면서 감동을 주는 예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총 24억원이 소요된 녹사평역 공공 미술 프로젝트에는 7명의 작가가 총 6개 작품을 선보였다. 작품 설치에 10억, 지하 공원 조성에 2억원, 시민 체험 프로그램 홍보에 1억6000억원이 들었다. 나머지는 설치와 관련된 기획과 운영비로 쓰였다.    
 
창작그룹 'the튠'은 이날 개장식 20분 전부터 개장식이 진행된 지하 4층 '숲 갤러리'에서 몽환적인 음악으로 분위기를 띄웠다. 개찰구를 지나가려던 20여 명의 시민들도 개장식에 모여들면서 개장식은 관계자와 취재진으로 북적였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14일 서울 녹사평역 지하 4층 대합실에 설치된 '숲 갤러리'를 들러보며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홍연 기자
 
지하4층의 '숲 갤러리'는 남산 소나무 숲길을 공감각적으로 재구성한 작품으로, 작품 안에서 숲속을 걷는 것 같은 느낌을 체험할 수 있다. 천장에는 녹색 식물들이 모여 사는 풍경을 구현한 139장의 알루미늄 와이어 뜨개질 작품이 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바로 내려오면서 개찰구로 향하는 동안 길게 펼쳐진 파노라마 스크린이 나오는데, 이는 도시 속에서 끊임없이 이동하는 시민들의 이미지와 자연의 변화를 영상으로 대비시킨 것이다.
 
2000년 문을 연 녹사평역은 역 천장 정중앙에 반지름 21m의 유리 돔이 있고, 그 아래를 긴 에스컬레이터가 가로질러 내려가는 구조다. 역의 지하 1~4층 깊이는 일반건물 기준 지하 11층 깊이다. 시는 이용객이 지하 1층에서 5층으로 내려가면서 숲을 지나 땅속으로 서서히 들어가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녹사평역의 트레이드마크인 유리 돔 아래 대형 중정(메인홀) 안쪽 벽면 전체에는 얇은 메탈 커튼을 걸어 유리돔을 통해 들어오는 태양빛을 반사하도록 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오르내릴 때마다 빛이 움직임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모습을 볼 수 있도록 한 '댄스 오브 라이트'다. 일본 건축가 유리 나루세와 준 이노쿠마의 작품이다. 
 
일본 건축가 유리 나루세와 준 이노쿠마의 '댄스 오브 라이트'. 안쪽 벽면 전체에 얇은 메탈 커튼을 걸어 빛을 반사하도록 했다. 사진/홍연 기자
 
지하 4층에는 숲 갤러리, 담의 시간들, 스크린, 뜨개질 작품이 자리했다. 4층 원형 홀은 600여개 화분과 초화류를 활용한 지하 정원을 조성했다. ' 지하 5층에는 계단과 기둥 벽면부에 축적된 지층을 세밀하게 그려 분해와 조합한 회화작품 21점이 전시됐다. 지하 1층의 갤러리와 지하 4층의 세미나실도 새롭게 조성돼 전시나 예술프로그램, 강연회, 발표회 등 장소로 활용된다. 시는 녹사평역부터 용산기지 주변 지역을 도보로 걸으며 도시인문적 요소를 살펴보는 ‘녹사평산책’ 프로그램도 이 날부터 운영한다.  
 
이태원에 거주하고 있는 손영자씨(77)는 이날 녹사평역을 둘러보며 "예전부터 아름답고 웅장한 지하철역이었는데, 시민들을 위해 전시하는 공간으로 활용돼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박숙희 서울시 디자인 정책과장은 "시민들이 곳곳에서 접근하고 공감할 수 있는 예술 작품을 공간과 어우러지게 하는 것이 서울시 공공미술 프로젝트의 기본"이라면서 "공간을 활용해 공간과 녹아드는 작품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열린 기자설명회에서 변화를 잘 체감하지 못하겠다는 지적에 대해선 "공간 속에서 녹아들고, 그 공간에서 시민들의 감각과 감정을 변화시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저희가 하는 사업은 공공미술이 이런 방향으로 가면 좋겠다는 시범적 사례를 만드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설치된 작품은 생의 주기가 있고, 상황을 봐서 다른 작품으로 교체될 가능성도 있다는 게 관계자 측 설명이다.       
 
지하 4층에 위치한 600여개의 식물이 자라는 '식물정원'. 사진/홍연 기자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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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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