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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단위 홈플러스리츠, 수요예측 부진에 결국 '철회'
역량 집중해 재도전…상장 준비하던 후속 리츠도 속도조절할 듯
2019-03-14 15:08:23 2019-03-14 15:08:23
[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국내 첫 조 단위 대어급 리츠 상장으로 주목을 받았던 홈플러스리츠가 상장 2주를 남겨두고 돌연 상장을 철회했다. 국내외 기관투자자들 사이에서 수요예측 결과가 부진하자 한발 물러선 뒤 다시 상장에 도전하겠다는 계획이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리테일홈플러스제1호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이하 홈플러스리츠)’가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철회했다.
 
홈플러스리츠는 이번 기업공개를 통해 1조5650억원에서 1조7274억원을 조달할 계획이었다. 희망 공모가는 4530~5000원 수준으로 공모주식의 80%는 기관투자자에게, 20%는 개인투자자에게 각각 배정될 예정이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2월28일부터 3월13일까지 2주간 진행된 수요예측에서 홈플러스리츠가 조달하려던 자금의 51%인 약 7억달러만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상한 금액의 절반 수준으로 사실상 수요예측 실패로 돌아간 셈이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한국 대형 유통매장 업황에 대한 우려와 1조7000억원에 이르는 초대형 공모에 대한 부담 등으로 관심이 저조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 국내 기관투자자는 “그동안 제대로 수익을 올린 (기존 상장)리츠가 없을 뿐더러 조단위 리츠에 대한 부담감이 컸다”며 “게다가 전체 홈플러스 매장 가운데 일부만 자산으로 편입한다는 것도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해외 기관투자자들에게는 첫 조단위인 한국물 공모 리츠가 낯설었던 점과, 불안정한 글로벌 거시경제 환경 등이 홈플러스리츠에 대한 투자를 머뭇거리게 만든 한계로 지목된다.
 
이에 홈플러스리츠 측은 “국내외 기관투자자 대상으로 최종 공모가 확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시행했으나,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측면 등을 고려해 상장 철회를 결정했다"며 "공동대표주관회사 및 공동 주관회사의 동의로 잔여 일정을 취소하고 철회신고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시 역량을 집중해서 도전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홈플러스리츠가 상장을 취소하면서 후속으로 나올 리츠 상장에도 브레이크가 걸릴 것으로 보인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한국시장에서 아직 상장리츠에 관심이 많지 않고 특히 리테일에 특화된 리츠의 경우 업황 우려가 크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리츠 상장을 준비 중이던 롯데그룹과 이지스자산운용 등이 속도조절에 들어갈 전망”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리츠가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철회했다. 사진은 빨간불 들어온 홈플러스. 사진/뉴시스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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