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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동향)실적 불 난 두산건설…이병화, 소방수 능력 주목
재무 담당 지휘부 교체…미얀마 수주 등 반전 예고
2019-03-18 06:00:00 2019-03-18 06:00:00
이병화 두산건설 대표이사 사장. 사진/두산건설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계열사 실적 부진이 그룹 전체의 위기를 가져올 것인가. 두산건설을 바라보는 업계의 시선이다. 두산건설은 지난해 실적에 대규모 대손충당금을 반영하고,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유상증자는 최대주주인 두산중공업은 물론, 지주회사인 (주)두산까지 자금 조달 부담을 안길 수 있다. 이 때문에 두산건설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이병화 사장의 위기관리능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올해 실적 개선을 통해 불안을 잠재울지 이 사장의 어깨가 무겁다.
 
이 사장은 영남대 건축공학 석사 졸업 후 1981년 두산건설에 입사, 2005년 두산산업개발 상무, 2011년 두산건설 상무, 두산건설 건축BG담당 본부장, 부사장을 거쳐 2015년 5월 두산건설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됐다. 이 사장은 두산건설에서 건설현장, 건축시공, 개발사업 등을 담당해 온 건설부문 전문경영인이다. 대표이사에 선임되기 전까지는 약 4년 간 두산건설의 실적 대부분을 책임지고 있는 건축부문 비즈니스그룹(BG)담당 본부장을 역임했다. 2015년 이 사장 선임 후 두산건설은 2016년과 2017년 2연 연속 매출과 영업이익이 성장했지만, 지난해 실적이 크게 하락했다.
 
두산건설은 지난해 매출액 1조5478억원, 영업적자 521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무려 5517억원 적자다. 두산건설은 이에 대해 “건설경기 둔화에 따른 매출물량의 착공 지연이 발생했다”라며 “분양형 사업 미수채권 조기회수 및 미분양 관련 비용 절감 등을 위해 선제적 대손충당금이 반영됐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두산건설은 4200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했고, 이 중 3000억원을 최대주주인 두산중공업이 책임진다. 두산중공업도 별도로 6000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여기에 지주회사인 (주)두산이 2000억원 가량을 출자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건설은 지난해 3분기 기준 현재 유동비율 59.3%, 부채비율 224.8%를 기록하며 재무건전성에 빨간불이 들어온 상태다. 이에 재무조직에 변화를 준다. 오는 28일 주주총회를 통해 김진설 관리본부장 및 재무본부장 전무가 사내이사에 오른다. 지금까지 두산건설 재무를 총괄하던 곽승환 최고재무책임자(CFO) 대표이사에 대한 재선임 안건은 주주총회 안건에 오르지 않았다. 이에 김 전무가 곽 대표에 이어 CFO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건축 사업에 치중된 사업 구조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두산건설의 매출 구조는 건축BG 부문 75.83%, 토목환경BG 부문 23.59%, 기타 0.58%로 나타났다. 대부분 주택 사업을 통해 수익을 얻고 있는 것이다. 이런 사업 구조는 주택시장이 하락세로 들어설 경우 수익성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근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시장 규제에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사장이 매년 신년사 등에서 새로운 일감 확보를 강조하고, 특히 건축과 토목 도급사업에서 새로운 일감을 적극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힌 이유는 이 때문이다.
 
다행히 국내외에서 꾸준히 수주 소식이 들려오면서 두산건설 미래가 불투명한 것은 아니다. 두산건설은 지난 11일 미얀마 전력에너지부가 발주한 500㎸ 타웅우-카마나트 송전선로 공사를 수주했다고 밝혔다. 턴키(설계·시공일괄입찰)로 진행되는 이 프로젝트는 대외경제협력기금 차관공사로 미얀마 타웅우에서 카마나트에 이르는 174㎞ 구간에 500㎸ 철탑 368기를 건설하는 공사다. 두산건설은 지난해 말 국내에서 작전현대아파트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1244억원 규모), 새만금~전주간 고속도로 건설공사(1058억원 규모)를 수주하기도 했다.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두산건설 본사. 사진/두산건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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