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그룹 지역개편 단행…르노삼성 왕따당했다
르노삼성, 아시아-태평양 소속에서 변경…경쟁력 약화로 향후 구상에서 배제
입력 : 2019-03-21 00:00:00 수정 : 2019-03-21 00:00:00
[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르노그룹이 전세계 지역본부 대상으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르노삼성은 기존 '아시아-태평양'에서 빠지면서 르노그룹의 향후 구상에서 배제됐다는 분석마저 나오고 있다. 
 
르노삼성은 다음달부터 르노그룹 내 6개 전세계 지역본부 중 기존 '아시아-태평양'에서 '아프리카-중동-인도-태평양'으로 소속 지역 본부가 변경된다고 20일 밝혔다. 르노그룹은 4월1일로 예정된 조직개편에 맞춰 기존 아시아-태평양에 속해있던 한국, 일본, 호주, 동남아 및 남태평양 지역을 아프리카-중동-인도 지역 본부와 통합해 아프리카-중동-인도-태평양 지역 본부로 재편했다. 또한 중국시장에 대한 집중력을 높일 수 있도록 중국 지역 본부를 신설했다. 
 
르노삼성 측은 "소속 지역이 아시아를 넘어, 아프리카, 중동, 인도, 태평양까지 확대대 르노삼성 부산공장이 현재의 노사갈등 이슈를 잘 마무리할 경우 수출 지역 다변화 및 지속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어 "아프리카, 인도 지역의 경우 동남이 지역과 함께 성장 가능성이 높고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 간 시너지 효과가 큰 지역으로 알려져있어 르노와 닛산 모델을 함께 생산할 수 있는 부산공장의 장점이 더욱 부각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르노삼성은 용인에 위치한 르노테크놀로지코리아도 기존의 아시아지역 연구개발(R&D) 허브를 넘어 르노그룹 내 핵심 연구개발기지로의 역활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같은 예상에 대해 '희망사항'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오히려 부산공장의 경쟁력 약화 등으로 르노그룹의 향후 구상에서 밀려났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르노그룹의 지역 개편으로 르노삼성이 소외됐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지난달 로스 모조스 르노그룹 부회장이 부산공장을 방문한 모습. 사진/르노삼성
 
우선 르노삼성은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타결에 난항을 겪으면서 신규 물량 배정이 불투명한 상태다. 지난해 부산공장의 총 생산 대수는 21만5860대이며, 이 중 미국 수출용 닛산 로그 생산량은 10만7251대로 49.7%에 달한다. 2017년에도 총 생산대수 26만4037대 중 닛산 로그 물량은 12만2542대로 46.4%를 차지했다.  
 
부산공장의 닛산 로그 위탁생산은 오는 9월 만료되지만 다시 배정받기는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차선책으로 르노그룹에서 다른 신규 물량을 받아야 정상 가동이 가능하지만 이것도 쉽지 않다.
 
로스 모조스 르노그룹 부회장은 지난달 21일 부산공장을 방한해 "이번 방문의 목적은 부산공장의 현재와 미래 상황에 대해 재점검하고 부산공장 임직원들에게 글로벌 시장의 현실 및 경쟁력에 대해 직접 설명하기 위함"이라며 "부산공장의 시간 당 생산비용은 르노 그룹 내 공장 중 최고 수준에 도달해 있어 비용이 더 올라간다면 미래 차종 및 생산 물량 배정 경쟁에서 부산공장은 경쟁력을 상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 사장이 이달 8일을 협상 시한으로 잡았지만 상황은 악화되고 있다. 노조는 8일 교섭에서 추가 인원 200명 투입, 생산라인 속도 하향 조절, 전환 배치 등 인사 경영원에 대한 합의 요청을 제시하면서 결국 데드라인 내 합의가 무산됐다. 또한 노조는 20일부터 22일까지 3일간 부분파업을 하기로 결정했다. 부산공장의 경쟁력이 하락하는 가운데 노조 리스크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서 신규 물량 배정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전망이 팽배하다. 
 
이호근 대덕대 교수는 "이번 개편이 긍정적으로 보면 수출 시장 다변화로 볼 수 있지만 자칫 행복한 생각에 그칠 수 있다"면서 "오히려 르노그룹이 한국시장을 중요하지 않게 생각하는 것은 물론 언제든지 철수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르노그룹은 중국 지역 본부를 신설해 중국시장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며 "다만 일본이 아태지역에서 빠진 건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간 갈등에다가 르노의 일본 시장 점유율이 낮은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도 "르노삼성에 강성 노조가 들어서면서 부산공장에 대한 투자 매력도가 현저하게 떨어졌고, 동시에 그룹 내 위상도 하락했다"면서 "올 초 르노그룹 부회장 등이 시그널을 보냈지만 임단협 타결이 무산되면서 앞으로 구조조정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부산상공회의소 및 협력업체 등은 노사의 조속한 임단협 타결을 호소하고 있다. 부산상공회의소는 최근 성명서에서 "르노삼성의 파업 장기화로 수출 물량마저 정상적으로 배정받지 못한다면 기업경쟁력에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하다"면서 "수백개의 협력업체들은 도산 등을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으며, 노사가 간절한 요청에 긍정적으로 응답할 시점"이라고 당부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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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재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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