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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라이프)'프리미엄 이동' 앞세운 서비스…웨이고블루 vs 타다
'조용한 택시' 웨이고블루…호출비 3천원 값어치는 못해
11인승 렌트카 '타다', 이용자 만족도 입증
2019-03-28 06:00:00 2019-03-28 06:00:00
[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지난해부터 이어진 카풀·택시 갈등으로 다양한 모빌리티 수단들이 주목받고 있다. 자전거, 퀵보드 등을 활용한 마이크로 모빌리티부터 기존 모빌리티 수단에 '프리미엄'을 더한 프리미엄 모빌리티까지 모두 앱을 기반으로 한 이동수단들이다. 프리미엄 모빌리티를 앞세운 택시 서비스 웨이고블루와 렌터카를 활용한 공유 서비스 타다를 평일 저녁 이용자가 가장 많이 몰리는 시간에 이용했다. 두 서비스는 차량의 크기만 다를 뿐 내세우는 프리미엄 서비스에서 비슷해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
 
웨이고블루 이용화면. 카카오T에서 웨이고블루를 선택하면 호출요금 3000원을 포함한 비용이 나온다(사진 왼쪽). 오른쪽은 배차 실패 알림 화면. 사진/카카오T 캡처
 
탑승부터 하차까지 '5마디'…'택시요금 인상' 느낌 못지워
 
지난 25일 저녁 8시50분 서울시 서초구 강남대로. 서울시에서 퇴근 시간대 택시 잡기가 가장 어려운 지역으로 알려진 곳이다. 도로 곳곳에서 택시를 발견할 수 있었지만 이미 '운행중'이라는 표시로 탑승 불가였다. 카카오T를 통해 택시 탑승을 시도했지만 빈 차가 없다는 공지만 돌아왔다. 카카오T 일반호출 아래 새로 생긴 '웨이고블루' 호출을 통해 택시 탑승을 시도했다.
 
웨이고블루 호출의 가장 큰 특징은 호출 '1초'만에 탑승 가능 여부를 알려준다는 점이었다. 카카오T 택시 일반호출을 이용해 본 경험자라면 '가까운 거리', '5분 거리' 등 택시가 출발지까지 도착할 시간을 알려주는 배차를 상상하기 마련이다. 웨이고블루는 이러한 기다림 없이 탑승 가능 여부를 즉각 알려줬다. 근처 탑승 가능한 웨이고블루 택시가 없으면 '웨이고블루 가능한 택시가 없습니다'라는 문구가 나온다. 문구와 함께 고급택시인 '블랙' 호출 또는 '다시 블루 호출하기' 등을 선택할 수 있다. 5번 연속 호출에 실패하자 차라리 먼 거리에 있는 택시를 호출한다는 문구가 나오는 게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자는 강남역 인근으로 이동하며 20번 시도한 끝에 웨이고블루 택시를 탈 수 있었다.
 
웨이고블루의 외관은 흰색 바탕에 파란색 무늬를 넣었다. 천편일률적인 주황색 택시보다 훨씬 눈에 잘 들어온다. 택시에 탑승하자 차량에서는 KBS 클래식FM 93.1㎒로 맞춰놓은 라디오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왔고 방향제를 설치해 은은하고 향긋한 냄새도 맡을 수 있었다.
 
웨이고블루 호출 대기 화면(사진 왼쪽). 오른쪽은 이용요금 결제 화면. 사진/카카오T 캡처
 
목적지까지 약 25분 이동하는 동안 기사와 나눈 대화는 단 5마디였다. 처음 탑승했을 때 "어서오세요"라는 말과 함께 목적지 확인 질문 외에 별다른 대화가 없었다. 스마트폰 충전기 위치를 몰라 이에 대해 묻자 "잠시만요"라며 뒷좌석 바로 앞에 있는 충전선을 건넸다. 웨이고블루 택시기사 이씨는 "탑승 손님이 말을 걸지 않으면 먼저 말을 하지 않는 것으로 교육 받았다"고 말했다. 웨이고블루 운영회사 타고솔루션즈는 서비스 전에 기사 교육을 진행한다. 교육 과정 중에 택시 탑승객을 불편하게 하는 불필요한 행동 등을 알려준다. 그동안 택시 이용자의 불만 중 하나인 기사와의 대화를 줄이기 위함이다.
 
강남에서 광진구 구의동까지 이동하는 데 들어간 택시 비용은 1만6800원이었다. 운행 요금 1만3800원에 '블루 이용료' 3000원이 추가된 탓이다. 웨이고블루는 승차 거부 없는 택시, 스마트폰 충전기, 친절한 서비스 등을 내세우며 별도의 호출료로 3000원을 받는다. 그러나 이러한 서비스로 별도 호출 요금을 받을 정도의 고품질인지는 의문이었다.
 
자동문에 널찍한 공간…입소문 날 만하네
 
11인승 승합 렌트카 호출 서비스 '타다'를 지난 26일 저녁 퇴근길 처음 이용했다. 지난해 10월 출시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입소문을 타며 뜨거운 반응을 보이는 것을 고려하면 다소 늦은 감이 있다. 오후 10시 늦은 시간, 편안한 퇴근길을 보장한다는 타다를 직접 타봤다.
 
타다 호출 방법은 기존 모빌리티앱과 동일하다. 앱을 내려받아 현 위치와 목적지를 설정하면 주변 타다 승차 가능 여부를 알려준다. △'가까운 거리의 차량을 매칭 중입니다' △'다시 가까운 거리의 차량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조금 더 먼 거리의 차량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곧 승객이 하차할 차량을 찾고 있습니다' 등 4번의 시도 끝에 결국 첫 배차에 실패했다. 배차에 실패하면 '전체 차량이 운행 중입니다. 잠시 후 재호출해주세요'라는 문구가 나온다. '오늘 퇴근길도 쉽지 않겠구나'라 생각하며 '다시 시도'를 선택했는데 곧바로 근처 차량을 연결했다.
 
타다 배차 장면. 사진/타다앱 캡처
 
도착 시간에 맞춰 회사 앞을 나오자 11인승 승합차 한대가 기다리고 있었다. 탑승하기 위해 문고리로 손이 향했는데 문에는 '자동문'이라 적혀 있었다. 대단한 서비스가 아님에도 이미 피곤함이 가득하던 이용자 입장에서 큰 혜택으로 느껴졌다. 차량에 탑승하자 운전자가 "어서오세요. 안전하게 모시겠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목적지를 확인한 후 출발한다.
 
타다의 넓직한 공간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기존 택시의 경우 일반 승용차인 탓에 다리를 쭉 펴고 앉을 수 없었지만 타다에서는 마치 누워하는 기분이 들 정도로 편안함을 느꼈다. 차 안에 방향제를 비치했고 라디오에서 KBS 클래식FM 93.1㎒의 클래식 음악이 나온다는 점은 웨이고블루와 동일했다.
 
타다 운전자는 탑승객의 이용 정보를 확인할 수 없다. 다만 첫 탑승객에 한해 운전자에게 이용자가 첫 탑승임을 알려준다. 첫 이용자에게 최고의 프리미엄 서비스를 경험하게 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타다 운전자 이씨는 "처음 이용하는 탑승자는 멀리 있는 차량이더라도 기다리는 경향이 있다"며 "차량이 도착하기 전에 취소를 누르고 다시 배차를 받으면 오히려 더 가까이 있는 차량을 배차받을 수 있다"며 '꿀팁'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대화 중간중간 "휴식 중인데 대화를 해서 불편하게 한 것 같아 죄송하다"고 말했다.
 
서울시 마포구 합정동에서 광진구 구의동까지 약 40분 동안 이동하며 나온 비용은 2만6900원이었다. 차량 호출이 많은 시간대에 호출한 탓에 탄력요금제가 적용돼 원 요금의 1.2배가 나왔다. 기존 일반 택시를 이용하면 약 2만원이 나온다. 타다가 약 30% 정도 더 비싸지만 승합차를 혼자 타고 간다는 점을 생각하면 납득할 만한 요금이라는 인상을 줬다.
 
타다 앱 이용화면. 타다 쿠폰으로 1만원 할인 혜택을 받았다. 사진/타다앱 캡처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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