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면 꺾이는 건설 실적…우연일까
10대 건설사 대부분 4분기 이익 급감…“회계 불신 키워”
입력 : 2019-04-03 15:17:46 수정 : 2019-04-03 16:33:39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건설사 이익이 공통적으로 4분기에 급감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미청구공사 등 산업 특성상 자의적으로 비용을 해석할 여지가 많기 때문에 가뜩이나 재무 신뢰도가 낮은 편인데 이같은 경향은 더욱 불신감을 키운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업실적은 좋으나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이 부진했던 한 대기업 관계자는 3경영진이 연말에 손실을 털고 가자고 해서 한꺼번에 반영하다보니 이익이 급감했다라고 설명했다. 해당 기업은 건설사는 아니지만 통상 건설업종에서 연말 이익이 줄어드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지난해 10대 건설사 실적을 보면, 4분기 당기순이익은 연간 평균을 밑도는 경우가 다수다. 건설 외 상사, 패션, 리조트 등 다른 사업 비중이 적지 않은 삼성물산은 연간 순이익에서 4분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46%나 됐다. 하지만 삼성물산과 29.5%를 차지한 HDC현대산업개발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체로 10% 안팎 수준이다. 4분기 적자전환한 곳도 2군데나 있다.
 
이런 현상은 중견 건설사도 마찬가지다. 이를 두고 한 중견업체 관계자는 대형사는 꾸준히 일감이 많아 실적이 유지되는데 중견사는 큰 일감을 마무리하면 휴지기가 길기 때문에 실적이 들쭉날쭉한 편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건설사가 의도적으로 이익 조정을 하는 것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건설업은 공사 작업 진행률에 따라 이익 조정이 가능해 그럴 여지가 많다는 의심이다. 4분기 실적은 연간 실적과 함께 발표돼 4분기에 부진해도 연간 실적에 가려지기 쉬운 부분이 이런 의혹을 낳는다. 실제 10대 건설사는 사업보고서상 4분기 실적을 별도 적시하지 않아 정보접근이 비교적 어렵다.
 
이같은 이익 조정은 분식에 대한 의혹으로도 이어져 건설업종의 회계 투명성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린다. 4분기 당기순이익이 쪼그라든 A기업을 예로 들면, 이 회사는 4분기에 매출과 영업이익이 정상적으로 올랐으나 기타수익이 줄어들고 기타비용이 폭증했다. 그 기타비용 내역을 보면 투자자산평가손실이 커 부실을 일시 처리했다는 해석의 여지를 남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대형 건설사들의 빅베스 등 누적손실을 일시에 처리한 모럴해저드가 자본시장에 충격을 준 사례가 많기 때문에 이런 업계 관행을 문제 삼는 시선이 없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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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영

뉴스토마토 산업1부 재계팀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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