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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법 도입 100일 수입차 도입 미흡, “임의규정 손질해야”
2019-04-09 20:00:00 2019-04-09 20:00:00
[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오는 11일 레몬법 시행 100일을 앞두고 있지만 일부 수입차 업체들은 도입을 외면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임의규정을 손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5곳 중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쌍용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 등 4곳은 이미 레몬법을 도입했고 한국지엠도 지난 3일 동참하기로 결정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현재 서류 작업이 진행 중이며, 조만간 절차가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수입차 업체 중 아우디, 폭스바겐을 비롯해 캐딜락, 마세라티, 포르쉐, 푸조, 시트로엥 등은 도입하지 않았다. 다만, 메르세데스-벤츠는 최근 적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고 혼다, 포드, 링컨 등도 올 상반기 안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중재 규정 등 관련 내용을 검토하고 일부 사안에 대해 국토교통부 등에 질의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소요됐다”며 “빠른 시일 내에 관련 규정을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레몬법 시행 100일이 다가왔지만 아우디, 폭스바겐 등 상당수 수입차 업체들이 관련 규정 도입을 외면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레몬법은 신차 구매 후 1년 이내(주행거리 2만km 이내)에 중대 하자 2회 또는 일반 하자 3회가 발생할 경우 중재를 통해 교환 또는 환불하는 제도다. 하지만 자동차 제조·판매 업체가 계약서에 레몬법 적용을 명시해야만 효력이 발생된다는 점에서 강제성이 없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이에 따라 시민단체 중심으로 레몬법 도입 압박에 나서고 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올해 1월1일부터 레몬법이 시행돼 현재 100일 가까이 지났지만 상당수 수입차 업체가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면서 “이들 업체들은 미국, 유럽 등 국내보다 더욱 강력한 제도를 운영 중인 국가들에서는 모두 수용했지만 한국에서는 소비자를 무시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교환·환불의 전제 조건인 신차 구입 계약 시 자동차 제조사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는 조항을 삭제해야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오는 11일부터 레몬법을 도입하지 않은 업체들을 직접 방문해 공개 항의서한을 전달할 계획이다. 경실련 관계자는 “우선 시장 점유율이 높은 수입브랜드부터 항의방문할 것”이라면서 “어렵게 시행된 레몬법이 유명무실해진다면 결국 소비자 피해로 연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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