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종로' 브랜드 굳힐 것…개발과 전통문화 보존 조화"
④김영종 종로구청장 "'아동친화도시'돼 어른까지 살기 좋게…행복도시가 명품도시"
입력 : 2019-04-25 06:00:00 수정 : 2019-04-25 06:00:00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민선 7기 지방자치단체가 들어선지 어느덧 1년이 다 되어 가고 있다. 남북 평화무드와 제로페이의 시작, 유치원 보육대란 등 굵직굵직한 대형 이슈들이 잇따르면서 지자체 역할이 정부를 앞지르는 등 활기를 더하고 있다. 이른바 '지금은 자치시대'이다. 그러나 자치분권화 문제는 아직 답보상태로 지자체의 동력을 떨어트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뉴스토마토는> 서울 자치구 단체장들을 만나 지방분권에 대한 생각과 지역의 현안에 대한 대책을 물었다. 토마토TV 뉴스카페 생방송 '토크합니다'에 출연한 인터뷰한 내용을 토대로 지면 기사에 옮겼다(편집자주).
 
김영종 종로구청장이 24일 합정동 토마토TV ‘김선영의 뉴스카페’에 출연해 구정 운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건축가 출신이다. 8년 동안 종로구 도시 공간을 어떻게 바꾸는데 제일 착안했는가. 민선 7기 동안에도 개발보다는 도시 재생 기조를 계속 유지할 생각인지.
 
종로구가 추구하는 도시 공간은 전통을 잘 보존하면서, 지역 특성에 맞는 개발을 통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공존하는 ‘사람이 중심이 되는 도시’, 사람이 행복하고 살기 좋은 ‘지속발전 가능한 건강한 도시’다. 이미 있는 자산을 활용해 사람이 살 수 있는 도시를 만들려는 것이다. 오랜 시간 살아온 사람의 흔적을 잘 보존하는 일과 함께 양적 개발과 확장 보다는 사람 중심의 질적 재생과 정비를 우선하는 도시재생에 의한 성장을 추진하고자 한다. 종로는 수많은 문화재가 있는 만큼, 정체성에 맞게 문화를 접목한 도시재생을 통한 관광자원 개발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종로는 역사적으로 잘 알려진 위인들의 생가 터는 물론 문학·예술인 다수가 종로에서 살면서 작품 활동을 한 본거지이기도 하다. 종로만의 우수한 문화자산을 잘 보존하고, 복원·계승 한다면 수많은 관광객이 찾는 명소가 될 것이고 이는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져 주민의 삶의 질 향상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구도심인 종로구는 '침술효과'와 같은 도시재생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단위 아파트 단지나 거대 상업 건축과 같이 한 지역에 집중된 블록 단위의 면적인 개발보다는 도시 곳곳에 지역 특성을 잘 살릴 문화 인프라를 점적으로 조성해 서로 네트워크를 이루게 하면 주변 지역까지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다. 서울시와 종로구는 세운상가·백남준기념관·봉제박물관, 창신숭인도시재생선도사업 등 협업을 통해 명소를 만들었으며, 앞으로도 종로의 정체성을 지키며 깊은 역사를 대외에 알릴 아름다운 도시로 만들겠다.
 
종로구는 건물 노후화·공동화 문제가 있지만 한편으로는 문화재 등 전통 컨텐츠가 발달한 곳이다. 전통 문화를 보전하면서도 활력 있는 도시를 만드는 게 관건으로 보인다.
 
종로는 우리나라의 역사, 문화의 중심으로서의 역할을 과거부터 지금까지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 유구한 전통을 잘 보존하고 계승하는 것이 구청장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역사·문화 도시로서의 정체성을 지키고, 우리 고유의 전통문화를 아끼고 널리 알려 매력과 활력이 넘치는 품격있는 문화도시를 구현하겠다. 한복·한옥·한식·한글·한지 등 전통문화 보전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겠다. 한복입기 운동과 문화체육관광부 육성축제로 지정된 한복축제, 한복체험관 운영과, 궁궐 인근에서 전통음식축제를 지속하고, 세계문자심포지아 참여와 상촌재 한글 홍보관을 통해 자랑스런 한글을 대내외에 홍보하고, 조선시대 조지서가 있던 세검정자리에는 ‘종이박물관’을 구상하고 있다. 인사동의 과거의 모습을 되찾아주고, 돈화문로와 낙원상가 등지의 금은보석 가공점 등을 많은 사람들이 찾는 명소로 조성할 계획이다.
 
한옥 보전 정책은 주민의 불편 등과 부딪히기도 한다. 어떻게 해소해나가고 있는가.
 
20여년전 논문쓸 때 설문조사를 해봤다. 한옥이 좋다는 의견이 90%인데, 불편해서 한옥에서 살고 싶지 않은 사람도 90%더라. 한옥을 불편하지 않게 하면 90% 이상 좋아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주차장이나 어린이집, 도서관과 같은 공공시설을 만들거나 동네를 깨끗하게 청소하는 일은 모두에게 환영받는 일이라 사업추진에 어려움이 덜 하지만 주민간에 이해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도심 재개발, 도시재생과 같은 정비사업이나 보존정책은 주민 설득과 설명하는데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주민의 의견을 하나로 모으고 조정하는 일이 가장 어려운 일이지만 더 나은 동네를 바라는 서로의 마음을 충분히 듣고, 완벽하진 않겠지만 최선의 결과를 도출하려 노력하고 있다. 표를 의식하기보다는 "문화 훼손은 안된다"는 옳은 이야기를 하려고 했다. 이제는 일부러 한옥을 지을 정도로 보전 노력을 이해하는 주민이 생겼다.
 
앞으로도 종로가 명품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주민의 좋은 의견과 적극적 참여가 있어야 한다. 명품도시는 구청장만 잘 한다고 해서 만들어지는 도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민선 7기 핵심 공약으로 자문밖 창의예술마을을 내세웠다. 진척 상황은 어떻게 되고 있는가.
 
자문밖 5개동인 ‘부암·평창·구기·홍지·신영동’ 지역은 북한산이 감싸 안은 천혜의 자연환경과 더불어, 미술관, 갤러리 등이 밀집돼 작가 이어령 선생 등 문화예술인만 100명이 넘게 살고 있는 문화마을이다. 
 
자연환경과 인프라를 활용해 세계적인 아트밸리를 조성하고 '문화 종로' 브랜드를 확고히하려 한다. 물적 인프라 구축의 일환으로 평창동 미술문화복합공간과 청소년수련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예술대와 협력해 1000석 넘는 클래식 공연장을 곧 착공하고, 국민대의 예술대를 유치하려 하고 있다. 예술가들과 주민들을 연계해 문화콘텐츠를 개발하고 민관 협업 마을경관사업 등을 통해 문화예술마을 환경을 점진적으로 만들어 나가고 있다.
 
500억원을 들이는 평창동 미술문화복합공간은 예술정보자원(아트아카이브)를 활용한 연구개발, 소통과 배움을 기반으로 하는 교육, 전시 등을 복합적으로 전개하는 ‘종합적인 시각예술 풀랫폼’으로 건립할 계획이다. 주민 주도의 창의예술마을을 만들기 위해 지역민이 주체가 되고 지역 예술인이 자발적 참여할 수 있는 창의마을 활성화 공모사업을 시행했으며, 유휴공간인 평창동 전 견인차량보관소를 활용해 지역 예술가와 주민 커뮤니티 거점공간으로 조성했다. 이를 통해 지역민과 예술인들이 자발적으로 행하는 지역축제, 문화공연·강연·문화 홍보사업 등을 통해 지역 문화예술 사업을 활성화시키고 평창동 미술문화복합공간을 중심으로 지역 예술가들에는 전시와 창작, 교육활동 등을 할수 있는 혜택을 체계적이고 적극적으로 제공할 것이다.
 
전국 최초로 어린이청소년국학도서관을 개관한지 4개월이 넘었다. 현재 도서관 현황, 그리고 아동 정책에 주력하는 이유는.
 
종로구는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 아이들이 행복한 '아동친화도시'를 만들고자 노력했다. 아이를 안전하고 행복하게 키울 수 있는 사회 환경을 조성하면 어른들 역시 행복하고 지역사회 전체가 살기 좋은 도시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동안 교육경비 보조사업 확대, 특화 도서관 건립, 어린이 전용극장 개관, 삼청공원과 숭인공원에 어린이 숲 체험장 조성, 진로직업체험지원센터 운영 등 아동의 권익과 복지향상을 위한 많은 사업을 추진해왔다.
 
특히 도서관 건립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구립도서관이 한 곳도 없던 종로구가 이제는 17개의 공공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일반 도서관이 아닌 도서관별 특화 주제를 정해 문학에서부터 시청각, 생태, 국악, 영어 등의 자료를 포괄적으로 다루는 공간을 운영 중이다.
 
어린이청소년국학도서관은 가까이에 성균관이 있다는 점을 염두해, 어린이·청소년의 전통문화 이해를 높이기 위해 국학을 특화시켰다. 아이가 정말 좋아하는 도서관을 만들자는 생각으로, 공간 하나하나에 세심한 정성을 기울였다. 터치 스크린 등 최첨단 시설을 갖춰 아이뿐 아니라 어른들도 너무 좋아한다.
 
지자체 최초로 행복 조례를 만들고 올해에는 지표도 개발했다. 지자체 차원의 행복 정책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이고, 현재까지 성과 내지 앞으로 기대되는 효과는 무엇이 있을까.
 
주민이 진정 살기 좋고, 일상에서 작은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도시가 진정한 명품도시라고 생각한다. 종로구는 어떤 도시가 주민이 행복한 도시인가를 고민했고, 최상 가치는 ‘주민행복’이라는 생각으로 2015년부터 ‘행복드림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여러 가지 시도를 해왔다. 세부적으로는 △행복실천 확산 캠페인 ‘행복을 찾아서’ △사회공헌기업과 연계한 ‘종로행복드림 부메랑사업’ △행복한 종로를 위한 ‘종로행복상상테이블’ △행복한스토리&스토리공모 등이 있으며 2017년 9월 제정된 ‘주민행복 증진조례’는 그 이행의 과정에서 만들어진 산물이다. 조례는 주민 행복증진을 위한 구청의 책무, 주민행복 증진 기본계획 수립 등 12개의 조문으로 이뤄져 있다. 앞으로 조례에 근거해 주민·공무원 대상 행복교육 등을 추진해 모두가 행복한 종로만들기에 힘쓸 계획이다.
 
3선 구청장이다. 그동안 지방자치, 분권의 가능성과 한계를 다 봤을텐데, 정부와 지자체가 무엇부터 해야 더 확대된 자치가 가능할까.
 
민선 7기는 문재인 정부의 지방분권시대를 맞아 지역사정을 가장 잘 알고, 행정을 정확히 이해하는 지방행정 전문가가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입법·조직·재정의 자치 3권을 보장해 중앙정부의 대폭적인 권한 이양과 함께 지방정부에 충분한 재원이 확보돼야 분권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 현재 지방재정은 국세와 지방세가 8대 2 구조로 중앙정부에 의존적이다. 1992년 69.6%였던 지방정부의 재정자립도가 2015년 45.1%까지 떨어져 일부 지방정부는 자체 세입만으로 인건비나 경상비조차 충당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지방재원을 의무적으로 요구하는 국고 보조사업과 매년 늘어나는 복지분야 예산은 지방정부의 곳간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자치재정이 가능해야 지역특성에 맞는 사업, 주민이 필요로 하는 현안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김영종 종로구청장. 사진/종로구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누구인가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민선 5기에서 이번 7기까지 내리 3선 구청장으로, 지방자치단체장으로서는 이색적인 건축가 출신 경력이 있다. 서울시 건축과 공무원으로 10년 넘게 일한 뒤 서울산업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건축사가 된 김 구청장은 건축과 공공성, 전통 문화를 조화할 방법을 고민해왔다. 지난 2001년부터 10년 동안 자신의 이름으로 된 건축사사무소 대표를 지내면서 한양대 행정학 박사 학위를 땄는데, 논문 제목이 '서울시 뉴타운 개발사업에 관한 연구 - 공공참여에 의한 공공성 제고방안을 중심으로'이다.
서울시 한옥심사위원회 심의위원을 지낸 적도 있고, 2007년부터 '단재 신채호선생 기념사업회' 이사를 현재까지 맡고 있을 정도로 전통 문화에 관심이 지대하다. 한국수자원공사 이사를 거쳐 지난 2005년부터 열린우리당 당직을 맡는 형태로 정치에 본격 투신한 뒤 2010년 구청장에 처음 당선됐다. 2012년에는 '건축쟁이 구청장'이라는 저서를 내기도 했다.
 
진행=김선영 미디어본부장, 기사=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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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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