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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닉 맞은 G2 증시, 당분간 변동성 확대 불가피
전문가들 “협상타결 연말로 미뤄졌다”…주가 하락 재현도 가능
2019-05-14 17:08:42 2019-05-14 17:08:42
[뉴스토마토 신항섭·심수진 기자] 무역갈등이 심화되면서 미국과 중국 등 주요 2개국(G2)의 증시가 급락하는 패닉을 맞았다. 양국 정상이 만나는 시점이 6월말이라는 점에서 당분간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거래되는 다우존스지수, S&P500지수, 나스닥지수는 13일(현지시간) 각각 2.38%, 2.41%, 3.41% 급락했다. 중국은 같은 날 1.21% 급락했고 이날에는 상하이지수도 0.66% 떨어졌다. 홍콩H지수도 이날 1.8% 하락했다.
 
G2 증시가 급락한 것은 무역전쟁이 다시 격화됐다는 우려 때문이다. 지난주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 관세율을 25%로 인상했다. 또 325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 관세율도 25%로 인상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자 중국도 보복 조치로 관세율 부과에 나섰다. 전날 중국 정부는 오는 6월1일부터 6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 관세율을 5%에서 최대 25%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보복조치가 이뤄지자 미국은 추가 관세율이 될 품목을 3805개를 공개하며 다시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즉,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심화되자 양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고, 나아가 주식시장을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경기침체 신호로 해석되는 미 국채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장중 미 국채 10년물은 2.394%까지 떨어진 반면 3개월물은 2.423%에 거래됐다. 하지만 현재 장외거래서 미 국채는 3년물 금리 2.416%를, 10년물 금리 2.417%에 거래돼 0.1bp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전문가들은 당분간 글로벌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증시가 지난 4월까지 안정적일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역협상이 5월말 타결될 것이라는 기대감 덕분이었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합의가 이달 안에 조기 타결될 경우 가파른 회복세를 보이며 V자 반등을 하겠으나, 만약 협상이 결렬돼 높은 관세가 부과될 경우 지난해 9월 미국의 3차 관세 부과와 미중 협상 냉각기에 경험했던 주가 하락이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심화되자 주요 2개국의 증시가 패닉에 빠졌다. 사진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모습. 사진/AP·뉴시스
 
또한 이번 갈등 격화로 무역협상 타결 시기를 가늠할 수 없게 됐다는 관측도 나온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무역협상 타결이 연말로 미뤄졌다”고 진단했고, 국내 증권사인 KB증권도 “11월까지의 연장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의 방향성도 당분간 예측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는 6월29~30일, 일본 오사카에서 개최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주석을 만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중국과 협상이 매우 잘 진행될 것 같다는 발언을 내놓자 장외거래 시장인 선물시장에서는 다시 회복세가 나오고 있다.
 
미 현지시간 14일 0시19분 기준 다우선물지수는 전날보다 95포인트 상승했고, S&P500선물지수와 나스닥선물지수도 13.5포인트, 45.75포인트 오름세다. 하지만 기술재산권과 같은 난제에 대한 해결 소식이 전해지지 않거나 다시 부정적인 발언이 나올 경우, 하락세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무역협상과 관련된 트럼프의 행보가 오는 2020년 대선 승리를 위한 것이라는 점도 불확실성은 키운다. CNBC는 트럼프가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 중국만이 아니며 유럽연합(EU), 일본, 영국과도 무역전쟁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오는 5월18일 미국은 수입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번 자동차 관세 부과의 주요 타깃은 유럽연합(EU)과 일본이다. 또 미국은 일본에 농산물 관세 인하를 요구하고 있고 6월말에는 영국을 방문해 무역 문제를 거론할 것으로 보인다.
 
CNBC는 “트럼프가 2020년 재선 출마를 앞두고 미국의 모든 무역관계를 전면 개편하려 하고 있다”면서 “무역전쟁이 캐나다와 멕시코를 시작으로, 중국, EU, 일본까지 확대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항섭·심수진 기자 kalth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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