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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편중된 부동산 자산…효율적 배분통해 노후자금 확보해야"
"소비지출 합리화통해 지출 줄여야…노후자금 부족할 경우 적극 투자필요"
"중위험·중수익 상품 '글로벌 리츠' 투자로 변동성 낮춰야"
2019-05-29 06:00:00 2019-05-29 06:00:00
[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초고령사회’, ‘노인빈곤율 전세계 1위’, ‘소득 불평등 문제 심화’ 등 우리나라 현실을 보여주는 잇단 통계자료 들이 나오고 있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의 빈곤율은 45.7%로 36개국 가운데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OECD 평균(13.5%)은 물론 2위인 에스토니아(357.7%)와도 차이가 극명하다. 노인층의 빈곤 문제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반면 나이가 들수록 빈곤해지는 현실과 다르게 수명은 계속해서 연장되고 있다. 예방과 치료 기술이 발달해 ‘100세시대’는 먼 미래가 아니다. 분명한 것은 철저한 노후준비 없이는 앞선 통계처럼 빈곤이란 현실을 마주해야 할 뿐이다. 늦었다고 시작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말처럼 지금이라도 노후를 위한 고민을 하고 자신의 재무 상태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2011년 9월 설립된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는 고령화에 빠진 우리나라의 현실을 파악하고 보다 나은 미래설계를 위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100세시대연구소를 이끌고 있는 박진 연구소장을 만나 우리나라의 노후 현실과 자산관리 방법을 들어봤다.
 
박진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소장. 사진/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까지 오기 전 활동분야는.
 
1994년 대우경제연구소 유통섹터 선임연구원으로 증권업계에 첫발을 내딛은 이후 현대투자신탁과 우리투자증권(옛 LG증권) 리서치센터에서 유통·미디어 담당 애널리스트로 활동했다. 당시 ‘베스트 애널리스트상을 37번이나 받을 정도로 최선을 다했다. 애널리스트 생활을 떠나 2015년부터 NH투자증권 해외주식 부장을 맡아오다 지난 2017년 하반기 100세시대연구소로 자리를 옮겼다.
 
-은퇴 후 노후생활을 위한 재테크, 어디서부터 고민해야 할까.
 
우선 재테크와 자산관리의 차이점을 알아야 한다. 재테크는 여윳돈으로 돈을 버는 것이 목적이다. 반면 자산관리는 재테크를 해야 하는 사람인가 아닌가를 따진다. 재테크를 한다면 어떤 방식을 택하는 것이 가장 적합한가를 저울질하는 게 자산관리이자 재무설계다.
 
자신이 생산활동 시기에 축적한 자산을 은퇴 후 인출하는 단계를 노후라고 정의한다. 기대수명은 길어진 반면 은퇴시기는 별반 다르지 않다. 이 때문에 축적해놓은 자산을 꽤 오랜 시간 동안 써야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출 속도를 낮추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현실은 어떠한가.
 
60세에 은퇴해 100세까지 산다고 가정했을 때 지금 기준으로 한 달 생활비는 대략 230만원이 필요하다. 필요한 총액은 7억4000만원 정도다. 다만 아프지 말아야 하고 자녀가 없다는 것을 가정으로 했다. 실제로는 이보다 많이 들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중산층의 경우 50대 기준으로 은퇴를 앞두고 4억5000만원 정도를 모아둔다. 앞서 말했듯이 은퇴시기에 필요한 자금보다도 한참이나 부족한 상황이다. 노후자산 상태를 보면 재테크를 통해 자산을 늘려야 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세 가지가 있다. ‘노후자금으로 얼마가 필요한지’, ‘부동산 자산 비중을 어떻게 가져가야 하는지’, ‘교육비 예산’ 등이다. 노후준비는 저마다의 사정이 다르고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해야 한다. 아울러 자산이 제대로 배분됐는지를 봐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부동산에 많은 자금이 몰려있다. 선진국의 경우 금융자산이 전체 자산의 절반을 차지하는 것과 상반된다.
 
-자산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기 위한 방법은.
 
자산배분에는 원칙이 있다. 이를 ‘5:5:3:3’이라고 지칭하고 있다. 우선 ‘5’의 의미는 부동산이다. 부동산에 과도하게 치중돼 있는 비중을 낮춰야 한다. 부동산이 자산의 90%고 금융자산이 10%일 때 10%만으로 생활비를 커버하는 현금흐름이 가능하다면 부동산 자산을 줄일 필요가 없지만, 10%로 현금흐름이 발생하지 않을 경우에는 부동산을 줄여야 한다.
 
두 번째 ‘5’는 금융자산이다. 은행 이자만 가지고 충분한 수익을 내기는 제한적이기 때문에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금융투자자산을 절반 정도를 배치하는 것이 좋다. ‘3’은 금융자산의 30%를 해외자산으로 가져가는 것이다. 글로벌 주식시장에서 우리나라의 비중은 2%에 불과하다. 분산투자를 해야 하는데 겨우 2% 시장에 모든 자산을 투자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 장기 투자할수록 변동성이 낮은 걸 쫓아가는 게 좋다. 일단 변동성이 큰 시장은 원금이 깨질 가능성이 높아서다. 이를 위해 해외 비중을 일정 수준 가져가는 것을 추천한다. 한국 주식이나 채권으로 인해 발생할 변동성을 해외 자산을 통해 낮추는 방법이다.
 
마지막 ‘3’은 연금이다. 미국의 경우 연금 자산이 30%가량으로 높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연금자산이 8%에 불과하다. 적은 금액도 오랜 시간을 넣어야 효과가 크다. 젊은 층의 경우 개인연금에 가입하는 것을 추천한다. 또한, 개인형 퇴직연금(IRP)과 합산해서 연간 700만원까지는 소득구간에 따라 13.2% 또는 16.5% 세액공제가 가능하다. 매년 700만원씩 투자해서 16.5%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것과 비슷한 효과다.
 
올바른 재테크 전략은 무엇인가. 구체적으로 어떤 투자가 필요한가.
 
스스로가 생각해봐야 한다. 자신이 생각하는 노후자금보다 본인의 자산이 많다면 재테크를 통한 자산 늘리기에 집중할 필요가 없다. 100% 수익이 날 수 있는 전략이란 것은 사실상 없기 때문에 노후자금이 충분하다면 리스크를 멀리하는 것이 낫다. 오히려 투자보다는 소비 지출 합리화를 통해 위험에 노출시키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 반면 노후자금이 살짝 부족한 정도라면 리스크가 높지 않은 채권 투자를 추천한다.
 
우리나라의 은퇴자 대부분은 노후자금이 충분치 않은 만큼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대표적인 중위험·중수익 상품이 리츠(REITs)다. 리츠는 다수의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집해 부동산에 투자한 후 발생하는 임대수입, 매각차익, 개발수익을 투자자들에게 배당하는 부동산투자회사다. 중위험·중수익 상품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대표적인 부동산간접투자 상품인 리츠의 투자매력이 높아 졌다.
 
그 중에서도 글로벌 리츠 상품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앞서 금융투자 자산에서 해외투자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했는데, 그 대안이 글로벌 리츠가 될 수 있다.
 
미국에서 지난 15년간 투자자산별 수익을 추적해봤다. 그 결과 이머징, 채권, 하이일드, 국채보다 리츠의 연평균 수익률이 9%로 가장 높았다. 국가별 중에서는 싱가폴을 추천한다. 싱가폴은 리츠가 가장 잘 발달해 있는 나라 중 하나다. 싱가폴 전체 주식시장은 600조원에 불과하지만 이 중 3분의 1이 리츠다. 리츠의 평균 분기배당 수익률도 연 6.5%에 달한다. 일본이나 미국도 관심을 가질 만하나, 배당수익률은 싱가폴보다 낮다.
 
리스크를 높여서 고수익 상품에 관심이 있다면 베트남이나 중국 시장을 보는 것을 권한다. 중국 시장은 우리나라의 20년 전과 비슷한 형태다. 과거를 생각해보면 우리나라의 주식시장도 성숙도가 낮았다. 중국은 앞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투자수익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재테크를 통해 돈을 불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제2의 직업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자신이 그동안 쌓아온 지식을 남들과 공유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으며, 자신이 좋아하던 취미를 구체화할 수 도 있을 것이다. 또한, 나이가 들수록 약해지기 쉬운 체력 보강을 위해 운동하는 것도 추천한다.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가 진행한 100세시대 아카데미 세미나. 사진/NH투자증권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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