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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서봉교 교수 "소비자 체감 인센티브 있어야 제로페이 성공"
"‘40% 소득공제’ 실제론 효과 없고 ‘소상공인 도웁시다’ 캠페인도 잘 안 먹혀"
"알리페이 성공 '타산지석' 결제만 하는게 아니라 비즈니스 플랫폼 만들어야"
2019-06-05 06:00:00 2019-06-05 06:00:00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올 상반기 경제계를 휩쓴 키워드 10개를 뽑는다면 '제로페이'는 그 중 한 자리를 예약할 수 있을 정도다. 덕분에 서봉교 동덕여대 중국학과 교수도 요즘 꽤나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서울대와 중국 칭화대 두 곳에서 경제학박사를 취득한 서 교수가 일찍부터 알리페이를 비롯한 중국의 모바일 간편결제에 관심을 갖고 연구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이제 시행 반 년을 앞둔 제로페이는 그간 많은 발전을 거둔 만큼 비판도 받고 있다. 불편함은 차츰 개선되고 있고 편의점·프랜차이즈 등으로 가맹점도 늘었지만, 결제액이나 인센티브가 부족하다는 비판을 그냥 무시할 순 없다. <뉴스토마토>는 서 교수를 만나 제로페이의 시장 안착을 위한 해법을 들었다(편집자주).
 
서봉교 동덕여대 교수가 자신의 연구실에서 모바일 간편결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용준기자
 
제로페이가 아직 낯선 사람도 많을 텐데 어떻게 이해하면 될까.
 
제로페이는 오프라인 모바일 결제라고 할 수 있다. 모바일 결제라는 것은 온라인 결제가 있고 오프라인 결제가 있다. 즉, 우리 현실 세계에서 물건을 사고 결제를 하는 방법은 현금이나 아니면 디지털인데 지금까진 카드가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제 카드 말고 모바일로 오프라인에서 쓸 수 있도록 만든 게 제로페이다.
 
신용카드가 이미 있는데 제로페이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결제의 방식을 놓고 보자면, 현금을 대체하는 디지털이라는 것은 현금보다 오프라인에서 디지털이 편한 것은 이해할 것이다. 일단 동전이 없어진다. 디지털이 되면. 우리는 이미 카드가 있기 때문에 현금을 카드로 대체하는 과정이 10년 전에 있었다. 
 
신용카드는 제일 문제가 수수료를 많이 뗀다. 사실은 수수료 중간에 떼먹는 사람들이 되게 많다. 거래 비용이 굉장히 비싼 결제 시스템이라는 거다. 경쟁력이 좋다고 볼 순 없다. 그 비용을 누군가는 떠안는다. 우리는 이제 그 연회비 형태로도 떠안는 거고. 이제 가맹점 같으면 가맹점에 수수료라는 형태로 비용 부담이 주어진다. 비싼 거래 비용을 치루면서도 모든 사람이 2-3개씩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에 근본적 문제 의식을 갖고 있다. 
 
중국의 오프라인 모바일 간편결제에 대해 설명해달라.
 
중국의 알리페이가 혁신적인 것은 오프라인 결제를 단순히 결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다양한 서비스들이 파생되는 플랫폼이라는 것이다. 카드는 결제 하나밖에 못하는데 우리는 이 모바일을 들고 있으면 결제뿐만 아니라 이걸 가지고 움직이는 내 개인 컴퓨터처럼 이용해서 매우 다양한 것들을 할 수 있다. 모바일은 카드가 할 수 없는, 전혀 생각도 못한, 할 수 없는 일을 다양하게 할 수 있다라고 하면 이해가 갈 것이다. 
 
중국 사람들은 아침에 지하철에서 폰으로 알리페이 계좌를 갖고 거기 있는 돈을 가지고 새로운 펀드 나온 거 없냐 금융상품 가입을 할 수도 있고 아니면 보험 처리를 할 수도 있고 공과금 낸다. 예를 들어 알리페이랑 요기요라는 배달앱이 합쳐지면 어떤가 생각해보자. 배달앱은 그냥 여러 배달서비스라는 플랫폼이지만 거기에 내가 결제 정보까지 있으면 그걸 가지고 있는 알리페이가 어떤 일을 할 수 있느냐. 배달업체가 알리페이한테, 식당이 알리페이한테 우리 식당에 새로운 메뉴가 있는데 일주일에 3일 닭 시켜먹는 고객한테 새로 나온 파닭 상품을 쿠폰을 쏴달라 이런 게 가능하다. 
 
알리페이는 결제 수수료로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광고라고 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있으니까 결제 수수료를 받을 이유가 없다. 그럴 필요도 없는 거고. 다양한 기업 광고들이 여기에서 제공이 된다. 그렇게 다양한 서비스들이 여기 결합된다. 나아가 집 근처에 있는 대형 슈퍼마켓에서 물건을 살 때도 모바일 앱을 이용해 재고를 확인해 결제 딱 누르고 배송 이렇게 해서 30분 내 집에 와 있다. 이 과정에 생략된 게 뭐냐면 계산대에서 줄 서서 기다리는 것, 결제하는 것, 이런 것은 필요가 없다.
 
모바일 간편결제로 신용카드를 대체할 수 있을까.
 
모바일 기반의 결제 시스템, 모바일이 4차산업혁명에서는 중요한 핵심이다. 모바일을 이용하는 플랫폼을 발전시키는 것이 방향적으로 맞다. 신용카드는 구식 시스템이고 새로운 시대에서는 발전시킬 수 있는 것이 너무 한정돼 있다. 우리만 이제 카드 몇 개씩 갖고 다니는 구형 시스템을 고집하지 말고 이런 쪽으로 나가는 게 바람직하지 않을까. 신용카드를 대체한다기보다 우린 이미 너무 많은 사람들이 쓰고 있으니까 이미 익숙한 사람도 많고 당분간은 이제 상당히 병행할 것으로 본다. 제로페이가 핀테크를 전체적으로 활성화해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연결하는 기반이 될 것이다.
 
제로페이가 초반에는 아직 부족하다란 평도 많은데.
 
급하게 준비 안 되게 론칭한 건 정말 아니였다고 본다. 사람들한테 이게 편리하고 좋은 거라는 인상을 주고 시작해야 하는데 ‘이거 도대체 뭐야’라는 인상을 주고 시작한 거는 조금 잘못됐다. 아쉬운 일이다. 그래도 최근엔 보완을 좀 해나가고 있다.
바코드처럼 편리해지는 거는 더 발전시켜 나가는 거고. 더 중요한 거는 결제 방식보다는 비즈니스 모델을 뭔가 좀 만들어 나가야 되는데 그건 금융규제 완화와 연결되니까. 금융위원회나 이런 데서 같이 나서야 한다. 기업들이 비즈니스를 소비자들이 ‘아 이건 정말 쓸모가 있네’라고 체감할 수 있는 수준까지 느끼도록 모든 규제를 풀어줘야 한다. 앞으로 방향성을 규제 완화에 관한 것들로 잡고 그런 식으로 소비자들이 결제 서비스, 모바일 결제하면 이런 서비스가 있네 라는 것을 느껴야지만 모바일 결제가 발전할 수 있다.
 
소비자를 위한 인센티브가 약하다는 평에 대해선 어떻게 풀어야 할까.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새로운 혁신이 있어야지만 소비자들이 쓸 거다. 신용카드는 뭐도 주고 한다니까 사람들이 썼던 거처럼 모바일 결제도 뭐 이걸 하니까 이런 혜택도 있고 이런 혜택도 있어야 한다. 
규제 완화를 해서 고객 정보나 고객 쿠폰에 대해서 기업이 광고와 연계되는 이런 사업을 하겠다 그러면 기업들이 알아서 열심히 비즈니스 모델을 짤 거다. 그게 돼야지만 기업이, 소비자들이 많이 쓸 건데 지금 좀 아쉬운 게 가맹점이 늘어나면 소비자들이 많이 쓸거다 그거는 정말 참 모르고 하는 얘기다. 소비자들은 가맹점이 적어서 제로페이를 안 쓰는 게 아니라 이게 써서 좋은 게 없으면 안 쓰는 거다. 관점을 바꿔야 한다.
 
공공에서 얘기하는 소상공인 수수료 무료, 소득공제 40%는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제로페이 광고를 보면 ‘제로페이를 쓰면 소상공인을 돕습니다’ 이건 정말 소비자들을 잘못 이해하는 거 같다. 마인드 자체를 바꿔야 한다. 내가 왜 남을 도와야 되는가. 왜 내가 남을 돕기 위해서 그 귀찮은 일을 해야 하는가. 거기에 대한 의문이 없는 것 같다. 하나라도 이걸 이용해서 나한테 도움이 되는 얘기를 전달해야 한다.
 
고작 소비자에게 도움이 되는 게 있다면 40% 소득공제도 의문이 많다. 왜냐하면 모바일 결제는 소액결제다. 연봉 5000만원인 사람이 40% 소득공제 받으려면 얼마 써야되냐 하면 2천만원으로 모바일 결제 써야 된다. 불가능하다. 모바일 결제는 2500원짜리 커피 마시라고 하는 거다. 2500원짜리 커피를 매일 마셔도 60만원인가. 
 
그보다는 2500원짜리 커피를 2200원에 먹는 이런 쿠폰이 제로페이를 쓰면 있다고 하면 사람들이 우르르 달려들거다. 그걸 누가 해야 하나 하면 이제 기업이 해야한다. 자기가 비즈니스 모델을 짜서 초창기에 고객을 많이 늘려서 이런 사업을 하겠다 비즈니스 모델을 짜고 고객을 모으기 위해서 기업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런 컨셉으로 가야한다.
 
기업들도 제로페이로 인해 마케팅비용을 줄였고, 론칭하는데 비용을 줄였으면 소비자한테 쿠폰을 소비자에게 쿠폰 발행해서 싸게 먹게 만들고 해야 한다. 광고는 공공이 아니라 네이버 같은 기업에서서 해야 한다. 그게 불만이다. 혜택을 받았으면 받은 만큼 소비자에게 돌려줘야 하는데 그걸 안 하고 있다.
 
반 년이 넘은 제로페이, 앞으로의 전개는 어떻게 될까.
 
디지털이라는 것은 플랫폼도 독과점으로 가져갈 수밖에 없다. 중국도 단 두 개 업체가 독과점하고 있다. 독과점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네이버페이 같은 곳이 치고 나오고 독과점화 하는 것이 고객한테 서비스를 체감하게 만들고 그 시장 자체 규모를 키우는 데 유리하다. 우리는 자본주의하면서도 독과점을 굉장히 안 좋게 보는 시선이 심하다.
 
결국,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인센티브를 어떻게 제공하고 서비스를 확장시킬거냐에 따라 생존이 갈릴 것이다. 사회적 기능만 내세워 착한 일 해달라고만 하면 오히려 중장년층이 반발할 수 있다. 이런 걸 통해서 소비자들이 이런 혜택, 서비스를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서 위챗으로 송금을 하는데 모바일 사다리타기 게임을 하면 랜덤으로 돈이 나눠진다. 또 하나, 알리바바가 마윈이 올해 초 한 게 뭐냐하면 기업 광고를 보면서 복 복자를 찍어 보내면 돈을 주는거다. 이벤트가 대박이 나고 광고로 알리바바도 오히려 큰 수익을 얻었다. 약간의 오락성을 더하면 사람들이 재미도 느낄 수 있고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
 
공공에서 규제완화 외에 할 수 있는 건 공과금 같은 걸 납부할 수 있도록 하는 정도가 바람직하다. 제가 생각하는 바람직한 모델은 이제 네이버페이 같은 곳이 더 앞장서서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들 만들고 고객들 유치에 적극적으로 하고 자기가 다양한 상품들이나 플랫폼으로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는거다. 
 
서울 중구 세븐일레븐 소공점에서 소비자가 휴대폰을 가지고 제로페이로 결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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