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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벤처붐 확산 전략…글로벌 스타트업 전시회 추진 잇달아
중기부·산은, 핀란드 '슬러시' 표방…"차별화 전략은 과제"
2019-06-11 15:54:10 2019-06-11 15:54:10
[뉴스토마토 양지윤 기자] "컴업이 한국을 대표하는 스타트업 페스티벌로 성장해 창업 기업과 세계를 연결하는 관문이 되길 바란다."(중소벤처기업부)
"넥스트라이즈가 아시아를 대표하는 스타트업 페어로 발전하기를 희망한다."(KDB산업은행) 
 
정부가 '제2 벤처붐'을 천명하며 벤처·창업기업 확산 전략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가운데 중기부와 산업은행이 비슷한 성격의 글로벌 스타트업 전시회 개최를 추진하고 있다. 이들은 세계적인 스타트업 페스티벌인 핀란드 '슬러시'를 표방하며 정부 기조에 보조를 맞추는 모양새다. 스타트업·벤처업계는 해외 투자자와 접촉할 기회가 많아지는 것을 반기는 분위기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양대 행사가 차별화된 전략으로 내실을 다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7월과 11월 '한국판 슬러시'를 표방한 전시회가 열린다. 우선 중기부는 지난 5월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를 세계 시장에 알리는 글로벌 스타트업 페스티벌 '컴업(ComeUp) 2019'를 오는 11월 개최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행사는 민관 공동으로 부산 벡스코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각각 열린다. DDP에서는 컨퍼런스와 기업 설명회, 투자유치(피칭), 기술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 등을 진행한다. 해외 벤처캐피탈(VC)·대기업 지원 스타트업 간 네트워킹,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강연과 데모데이 등도 개최한다. 부산에서는 한·아세안 정상회의 부대행사로 아시아 스타트업 네트워킹 행사를 마련한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지난 5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르호봇 비즈니스센터에서 열린 '컴업 2019' 조직위원회 출범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산업은행은 오는 7월 23~24일 서울 코엑스에서 글로벌 스타트업 페어인 '넥스트라이즈 2019 서울'을 열고 현장에서 1 대 1 상담을 진행할 계획이다. 넥스트라이즈는 산은이 지난 2016년부터 진행해온 벤처투자플랫폼 'KDB 넥스트라운드'의 글로벌 확장판이다. 넥스트라운드는 산은이 벤처기업에 투자 유치 기회를, 투자자에 투자처 발굴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매주 화·수·금요일 주 3회 진행한다. 
 
넥스트라이즈는 산은이 넥스트라운드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한다. 국내외 200여개의 스타트업이 전시부스에서 제품과 서비스를 소개하고 투자유치를 위한 기업 설명회도 열린다. 글로벌 VC와 액셀러레이터(창업기획자), 창업가, 유니콘기업, 해외진출 지원기관 등이 참여하는 컨퍼런스와 세미나도 개최할 예정이다. 
 
중기부와 산은은 공교롭게도 핀란드의 슬러시, 미국 세계 최대 IT·전자 박람회인 CES와 같은 엑스포 브랜드로 키워나간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여기에는 국내에 제대로 된 글로벌 스타트업 전시회가 없다는 공통된 인식이 깔려 있다. 국내 유망 스타트업을 해외 VC에 알리고, 글로벌 투자자들과 네트워크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업계에선 해외 투자자와 접촉할 기회가 많아질 것이라며 반기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정부의 제2 벤처붐에 확산 전략에 편승해 '보여주기식' 행사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와 국책은행이 직접 나서 글로벌 행사로 키워보려는 시도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중장기적 관점에선 각 전시회의 특장점을 살려 차별화하는 방향으로 내실을 다져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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