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추가 제재에 국내 정유업계 '긴장'
호르무즈 해협 봉쇄 불안감…수급 차질·조달비용 등 상승 우려
OSP 1달러 상승시 연간 약 9400억 실적 감소
업계 "당장 공급 문제 없지만 상황 예의 주시"
입력 : 2019-06-25 16:42:49 수정 : 2019-06-25 16:44:56
[뉴스토마토 이아경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가로 대이란 제재에 나서는 등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이 고조되면서 정유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동 산유국의 대부분의 석유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으면 원유 수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국내 정유사들의 원유 조달 비용도 높아질 수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이란 최고지도자 등을 겨냥해 경제 관련 제재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는 지난 20일 이란이 미국의 무인 정찰기를 격추시킨 데 따른 조치다. 앞서 미국은 지난 13일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유조선 피격 사건의 배후를 이란으로 지목했고, 이란은 이를 부인한 바 있다.
 
당장 미국과 이란 사이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되지만 원유 수급에 대한 불안감은 지속되고 있다. 이란이 미국의 압박에 대해 주요 해상 석유 운송 관문인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 해협은 이라크, 이란,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산유국이 아라비아해를 통해 원유를 수출하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통로다. 세계 원유 물동량의 20%,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30%가 오간다. 한국의 중동산 원유 수입 비중은 70%대에 달한다.
 
이미지/뉴시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위협은 정유사의 비용 부담(OSP)으로 이어진다. 실제 중동산 원유 감산 및 지난 5월 미국의 이란산 원유 수출 금지 등으로 아시아 정유업체들의 원유조달 비용은 크게 높아지기 시작했다. 이란 원유를 구입하던 아시아 거래처들이 사우디 등 다른 중동 산유국에 부족분을 요구하면 비싼 OSP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심화되면 국내 정유사들은 중동산 원유를 수입하는 데 추가 비용압박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009~2019년 동안 한국이 수입하는 중동 대표 유종인 사우디산 경질원유를 도입할 때 지급한 평균 OSP는 1배럴당 0.7달러 수준"이었다며 "국내 정유사가 수입하는 원유 중 중동 물량은 연간 8억2000만 배럴로, 중동산 원유 조달비용(OSP)이 1달러 상승하면, 연간 국내 정유사 실적은 약 9400억원 감소한다"고 분석했다.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유가 상승도 부담 요인이다. 유가 상승 자체는 재고평가이익을 높일 수 있지만 원가 부담이 커지고 고유가로 연료유 소비 감소로 이어질 수 있는 탓이다. 국제 유가는 지난 13일 유조선 피격 사건을 계기로 강세로 돌아섰다. 서부텍사스유(WTI)는 지난 한 주에만 9.4% 상승했고, 브랜트유는 5.1% 올랐다. 양국간 협상이 쉽지 않아 당분간 유가는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라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만 국내 정유사들은 원유 수급에는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특히 중동산 초경질원유(콘덴세이트)를 수입하는 정유 및 석유화학회사들은 미국의 이란산 원유 수입 금지 조치로 원유 수입처를 카타르나 아프리카, 미국 등으로 다변화하며 대응책을 마련했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원유 수입처를 미국이나 아프리카 등으로 다변화하면서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응하고 있다"며 "다만 중동산 원유 수입이 막히면 유가가 올라 원가 부담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아경 기자 akl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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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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