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HUG, 분양가 내 일 아니라더니
입력 : 2019-07-08 14:30:08 수정 : 2019-07-08 14:30:08
전국 아파트의 3.3㎡당 분양가가 계속 올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전화했다. 분양보증 승인 과정에서 분양가 적정성 여부를 간접 심사하니 의견을 들어보려 했다. 적절한 입장 설명을 예상했지만 다른 답변이 돌아왔다. “우리는 분양가를 통제하는 곳이 아니라 보증기관일 뿐입니다.” 
 
그렇더라도 HUG는 분양보증으로 분양가를 통제하는 실권을 쥐고 있었고, 이에 분양가 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에 HUG는 지난달 110%룰로 불리던 분양가 심사 기준을 강화했다. 기존에는 공공·민간택지 구분 없이 고분양가 관리지역에서는 분양가를 주변 시세의 110% 이내에서 정할 수 있었다. 제도를 손보고 난 후에는 주변 단지의 평균 분양가격이 105%이내나 평균 매매가의 100% 이내에서 분양가를 결정한다. 
 
HUG가 분양가 통제를 강화하면서 집값 안정화에 나서는 건 바람직한 측면이 있다. 집이 사람의 삶에 필요한 3요소 의식주에 꼽힐 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주택이 띠는 공공성을 고려하면 집값 상승을 막기 위한 규제는 필요성이 크다. 
 
그러나 고민해야 할 점도 존재한다. 관리 기준을 높인다는 건 민간택지에 대한 가격 통제도 강화하는 건데 이는 자유시장 경제 원리를 뿌리부터 흔드는 모습이 될 수 있다. 수요와 공급에 따른 시장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을 침해하게 된다. 
 
부동산 규제에 찬성하는 전문가조차도 민간택지까지 규제를 강화하는 HUG의 구상에 우려를 표했다. 주택의 공공성을 고려하면 규제는 불가피하지만 민간택지까지 강하게 틀어쥐려는 건 월권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그 역시 시장의 최소 원칙이 위태로울 수 있다고 봤다.
 
분양가는 집값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다른 방안은 고려하지 않고 분양가만 붙잡아 당장의 성과를 내려는 건 아닌지 우려가 따른다. HUG가 분양가 통제를 강화한다고 발표하자 일부 재건축 단지는 후분양으로 사업 방향을 틀었다. 분양이 늦어지면서 주택 수요가 기존 아파트로 몰려 집값이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공공임대주택 등 저렴한 집을 늘릴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시장경제는 만능이 아니다. 그러나 시장의 부작용에만 집중하면 경제 체제의 기본 원칙마저 침해할 수 있다. 좋지 않은 선례는 훗날 유사한 사례에서 시장 원리를 훼손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도 있다. 기본은 지키되 적정한 개입의 수준을 고민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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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응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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