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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범의 무비게이션)‘봉오동 전투’, 이 영화를 ‘국뽕’이라 부를 것인가
2019-08-10 00:00:00 2019-08-10 00:00:00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이 영화에 국뽕이란 폄훼 단어를 쓰는 시선은 분명히 존재할 것이다. 하지만 그 단어로 폄훼하기엔 이 영화는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그 자존심은 우리의 역사였다. 분명히 존재했다. 일제강점기, 우리에게 존재했던 승리의 역사였다. 1910 8월 국권 피탈 이후 무려 35년이나 지속된 일제 강점기는 우리에겐패배’ ‘지배’ ‘굴욕’ ‘치욕’ ‘오욕의 역사다. 하지만 이 시간 동안 우리에게도 분명한 승리의 역사는 존재했다. 국사 교과서에도 나온다. 볼품 없는 초라한 촌부의 모습이다. 작고 왜소하다. 하지만 눈빛만큼은 살아 있다. 그들의 손에 쥔 소총은 누군가를 겨누고 있다. 죽이기 위해 겨눈 것이 아니다. 살기 위해 겨눈 것이다. 빼앗기 위해 겨눈 것이 아니다. 되찾기 위해 겨눈 것이다. 힘이 아니다. 울분이었다. 국사 교과서에 실린봉오동 전투에 참전한 이름 모를 독립군들의 모습이다.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그 사진 속 그들의 결연한 의지가 담긴 눈빛에서 이 영화는 출발했다. 영화봉오동 전투. 이건국뽕이 아니다. 우리의 자존감이고 우리의 의지였다. 그 의지가 항일 무장 독립 투쟁 역사 속 찬란한 승리로 꼽히는청산리대첩발판을 만들어 냈다. 그 이전에 가장 드라마틱하고 전략 전술 측면에서 지금도 현대 전투 교본 속 최고의 레퍼런스로 존재하는봉오동 전투가 있었다.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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