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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동대문 상권 "한일 갈등에도 타격 없다"
일본인 입국자 18.19% 증가
고가 상품에는 타격…"9월이 걱정"
2019-08-13 16:54:36 2019-08-13 16:54:36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광복절을 앞두고 한일 간의 갈등이 본격화됐지만, 일본인을 맞이하던 국내 상권은 별다른 타격을 입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일본인 방문자는 늘어나는 추세기 때문으로 보인다. 다만 일본인 비중이 높은 고가의 상품은 타격이 있는 편이었다.
 
13일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지난 12일까지 국내로 들어온 일본인 입국자는 40만5531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8.19% 증가했다. 국내에서는 일본 여행을 자제하자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지만, 일본에서는 한국 방문의 증가세가 이어지는 양상이었다.
 
전체 입국자가 늘어나면서, 관광객에 힘입어 매출이 증가하던 상권들도 양국 갈등의 여파를 최소화하는 모습이다. 서울연구원이 측정한 올해 2분기 명동 관광특구의 매출 체감도는 전년 동기를 100으로 놨을 때 110으로 10% 증가했다. 전 분기와 비교했을 때는 105였다. 동대문 관광특구도 전년 동기와 전 분기 대비 105~110로 상승세였다. 중국인·일본인 등 외래 관광객의 힘입었다는 게 서울연구원의 분석이었다. 국가간의 분쟁이 일본인 방문을 위축시켰으면, 체감 경기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 되는 것이었다.
 
13일 오전 9시30분쯤 방문한 동대문 관광특구 모습. 사진/신태현 기자
 
하지만 이날 방문한 동대문 특구 현장에서는 갈등 전후에 아무 변화가 없다는 체감이 중론이었다. 네이처리퍼블릭 점포 관계자는 "일본인은 하루마다 40~80명 정도 방문하고, 1인당 2만~3만원 정도 쓴다"며 "인원이 줄지도 않았고,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지 않아 별 걱정이 없다"고 말했다.
 
주변 숙박시설 역시 관광객이 아닌 상인을 주로 받기 때문에 양국 관계의 영향을 체감하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동대문관광호텔 관계자는 "투숙객 중 과거 일본인 비중은 60%에 이른 적도 있지만, 요즘은 10%로 일본 경기가 침체되는 영향을 받는 거 같다"며 "오히려 요즘은 일본 휴가철이라 조금 더 눈에 띈다"고 설명했다.
 
지난 12일부터 오는 16일까지 일본은 공휴일 '산의 날'과 한국의 추석격인 명절 '오봉'이 이어져 한국으로도 입국이 이어지고 있는 중이다.
 
명동 특구 역시 전체적으로는 한일 경제전쟁의 타격이 체감되지 않는 편이었지만, 개별 가게들의 상황은 제각각이었다. 네이처컬렉션과 바닐라코 등 화장품 가게들은 휴가철을 맞아 일본인 관광객이 늘었다. 바닐라코 직원은 "휴가 전에는 하루 20명 꼴이었다가 요즘은 30~40명"이라고 말했다.
 
한일 갈등의 여파를 부드럽게 무마하는 사람도 있었다. 한 고기구이집의 A사장은 "손님의 30%가 일본인"이라며 "젊은 사람들이 한일 관계에 대한 생각을 물어보면 '정치적인 것이라 이 가게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넘긴다"고 귀띔했다.
 
다만, 일본인 고객 비중이 높고 고가의 상품·서비스를 다루는 업종은 걱정이 많았다. 가죽 의류점 'YH.KIM'을 운영하는 김용환 대표는 "일반인과 달리 일본의 상류층·유지는 주변 눈치를 많이 봐서, 이 가게로 오려면 다른 나라를 경유해야 할 정도"라며 "손님 중 일본인 비율이 98%는 되기 때문에 작년보다 손님과 매출이 50% 감소했다"고 토로했다.
 
로얄호텔 서울의 경우도 단가가 18만~20만원으로 55~60%가 일본인이다. 서영달 파트장은 "하루에 50실이 취소되고, 동일한 양이 예약되고 있다"며 "이번주까지는 위약금이 있어서 그나마 취소를 못하지만, 다음달이면 영향이 본격화될 것 같다"고 걱정했다.
 
아울러, 현재는 체감이 되지 않아도 휴가철이 지나가는 다음달의 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동대문 상권의 한 의류가게 사장은 "일본인이 하루에도 조금씩 물건을 사가는 편인데, 9월부터 영향을 받을까봐 걱정"이라며 "사드 때문에 중국과 관계가 안 좋아졌을 때 어려웠던 기억이 있다"고 회고했다.
 
13일 오후 명동 모습. 사진/신태현 기자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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