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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픽업트럭 콜로라도, 자갈밭·흙길도 "걱정 NO"
오프로드서도 강력한 주행 성능…정숙성은 '덤'
3.6리터 가솔린 엔진 탑재…렉스턴보다 낮은 연비는 아쉬움
2019-08-28 11:32:25 2019-08-28 11:32:25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짐만 많이 실을 수 있다고? 오프로드의 진수를 보여주겠다"
 
미국 중서부에 있는 콜로라도는 높은 산과 분지가 많아 오프로드 주행을 즐길 수 있는 지역이다. 이곳의 지명을 딴 쉐보레 중형 픽업트럭 '콜로라도'는 오프로드 주행을 위해 태어난 차답게 흙길, 자갈밭, 흙탕물도 가뿐한 주행 성능을 뽐냈다.
 
지난 26일 강원도 횡성 웰리힐리파크에서 콜로라도의 능력을 시험해보기 위해 트레일러링 체험, 슬로프 주행, 오프로드 체험을 했다.
 
캠핑이나 오프로드 주행을 위한 차종이기에 강인함을 뽐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콜로라도는 꽤 귀여운 인상을 풍겼다. 전면은 직선보다는 곡선을 사용해 부드러운 느낌을 자아냈고 자동차의 '눈'인 헤드라이트도 날카롭지 않아 순한 동물을 보는 듯 했다.
 
지난 26일 강원도 횡성 웰리힐리파크에서 열린 미디어 시승행사에 전시된 '콜로라도'. 사진/김지영 기자
 
내부 좌석에 쓴 가죽도 부드러운 편이다. 다만 계기판이나 센터페시아는 다소 투박했다. 최근 출시되는 세단이나 SUV들에 디지털 계기판이나 터치식 조작 버튼들이 탑재되는 것과 비교하면 세련된 편은 아니었다.
 
내부 인테리어는 아쉬운 부분이 있었지만 힘만은 강력했다. 이날 트레일러링 체험에서는 카라반(이동식주택)을 달고 3분여간 주행했는데 1.5톤을 끌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고 가뿐했다.
 
직선도로뿐 아니라 S자 코스를 돌 때도 콜로라도는 부드럽게 카라반을 끌었다. 급가속해도 힘이 달리는 느낌 없이 픽업트럭 본연의 역할을 해내 꽤 기특하다는 생각을 들게 했다.
 
'콜로라도' 운전석. 사진/김지영 기자
 
다만 쉐보레에 따르면 콜로라도는 최대 3.2톤을 견인할 수 있는데 이날 끈 카라반은 1.5톤이라 3톤 이상의 물체를 견인할 때도 가볍게 주행할지는 이날 확인할 수 없었다.
 
화물 적재량은 1170리터로 짐칸을 여닫는 문인 '테일게이트'는 내부에 있는 손잡이를 당기면 손쉽게 열 수 있다. 또 테일게이트가 천천히 열리는 '이지 리프트' 기능을 더해 안정성을 강화했다. 뒤 범퍼에는 발판이 있어 짐칸에 오르고 내릴 때도 사다리가 필요 없다.
 
많은 짐을 실었을 때 무게를 견디게 하기 위해 콜로라도의 휠베이스는 동급 최장 수준인 3258mm를 자랑한다. 동급인 국산 픽업트럭 렉스턴 스포츠는 3100mm, 렉스턴 스포츠 칸은 3210mm다. 일반적으로 휠베이스가 길수록 안정성이나 승차감이 좋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동작이 민첩하지 않다는 단점이 있어 운전이 어려워질 수 있다.
 
'콜로라도'에 1.5톤 카라반을 연결한 모습. 사진/김지영 기자
 
이날 쉐보레는 콜로라도의 견인 능력은 물론 오프로드 주행 성능을 보여주기 위한 코스도 마련했다. 슬로프 주행은 급경사로 된 자갈밭과 흙길을 달리는 코스로 콜로라도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콜로라도는 국내에 가솔린 엔진으로만 출시했는데 3.6리터 6기통 직분사 가솔린 엔진을 달았다. 디젤로만 출시한 렉스턴 스포츠와는 다른 길을 선택한 것이다. 강력한 엔진 덕분인지 자갈밭이나 흙길에서도 힘을 발휘하며 비교적 안정적인 주행을 했다. 특히 험로에서도 꽤 조용한 것은 큰 장점이었다.
 
들쑥날쑥한 길에 바퀴 두 개가 붕 뜨고 80cm 흙탕물 코스를 통과하는 오프로드 체험에서도 거뜬했다. 하지만 언덕길에서 브레이크를 떼도 뒤로 밀리지 않도록 하는 '밀림 방지 기능'은 의심스러웠다. 브레이크를 떼자 약 2초간은 차체를 잡아줬으나 이후에는 뒤로 슬슬 내려갔기 때문이다.
 
또 한 가지 주목해야 할 점은 연비다. 국내 픽업트럭 시장 특성상 소상공인 수요가 많은데 이들에게는 3.6리터 가솔린 엔진이 부담될 수밖에 없다.
 
험로 주행 구간에 멈춘 '콜로라도', 사진/김지영 기자
 
쉐보레에 따르면 국내 출시한 콜로라도의 복합연비는 8.3km/l다. 능동형 연료 관리 시스템을 사용해 짐이 많지 않거나 도심 주행을 하면 6개의 실린더 중 4개만 작동하며 연비 효율을 높인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디젤 엔진을 사용해 10km/l 수준의 연비를 내는 렉스턴 스포츠 시리즈와 비교하면 아쉽다.
 
미국 정통 픽업트럭이라며 쉐보레가 야심 차게 선보인 콜로라도의 전반적인 오프로드 주행 성능은 나무랄 데 없었다. 세련된 외관도 칭찬하고 싶다. 다만 실용성을 중시하는 사람이라면 렉스턴 스포츠 시리즈를, 오프로드 주행 성능을 고려하는 소비자라면 다른 대형 SUV도 함께 고려할 것 같아 콜로라도의 위치가 약간 애매할 것으로 보인다.
 
콜로라도는 익스트림, 익스트림 4WD, 익스트림-X 세 가지 트림으로 출시되며 가격은 각각 3855만원, 4135만원, 4265만원이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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