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소송' LG화학·SK이노 CEO 회동에도 '평행선'
신학철 부회장·김준 총괄사장 16일 오전 회동…산자부는 불참
당분간 갈등 봉합 어려울 듯…향후 그룹 총수간 회동 가능성
유럽 거센 공세로 한국 배터리산업 경쟁력 위협 우려 고조
입력 : 2019-09-16 15:31:32 수정 : 2019-09-16 16:01:01
[뉴스토마토 이아경 기자] 전기차배터리 관련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두 수장이 전격 회동했지만 서로의 입장 차이를 확인하는데 그쳤다. 대화의 물꼬는 텄지만 총수간 접촉이 이뤄지기 전까진 갈등 봉합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 회동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 
 
16일 양사는 신학철 LG화학 부회장과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이 이날 오전 서울 시내 모처에서 만남을 가졌다고 밝혔다. 두 회사의 만남을 이끌어낸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참석하지 않았다. 
 
LG화학은 "오늘 오전 LG화학 신학철 부회장과 SK이노베이션 김준 총괄 사장이 만나 각사 입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면서 "양사 CEO는 진정성 있는 대화를 나눴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도 "양사 CEO가 만나 상호 입장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면서 "만남 자체로 의미가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소송에 성실하게 대응하면서 대승적 차원에서 대화를 통해 해결 노력을 한 것처럼 앞으로도 이를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왼쪽)과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오른쪽)이 16일 오전 서울 모처에서 전기차 배터리 소송전과 관련해 첫 회동을 가졌다. 사진/각사
 
두 회사의 소송전은 LG화학이 올해 4월 SK이노베이션을 영업비밀 침해 혐의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라웨어주 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며 시작됐다. 당시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2년만에 100명에 가까운 LG화학 출신 인력을 채용하면서 회사의 영업비밀이 침해당했다고 주장했다. LG화학의 기술을 SK이노베이션이 2차전지 개발 및 수주에 활용했다는 것이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은 지난 6월 국내서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뒤 이달 초 미국 ITC와 연방법원에 LG화학과 LG전자를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을 냈다.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과 LG전자가 자사의 특허를 기반으로 영업 및 부당 이득을 챙겼다는 입장이다.
 
이날 신 부회장과 김 사장의 만남은 성사됐지만 소송전은 쉽게 풀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두 회사간 입장이 극명히 갈리는데다 자존심 문제까지 걸려있어서다. 특히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의 사과와 재발방지, 피해배상 논의를 전제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LG화학은 "소송에 대해 불리해진다고 판단된다면 당연히 합의를 모색하는 것이 기업의 생리"라며 "SK이노베이션이 영업비밀을 침해하지 않았다고 판단하면 ITC를 통해 이를 명백히 밝혀 기술력을 인정받으면 되고, 반면 잘못이 있다면 이를 인정하고 양사가 진지하게 대화하고 정당한 보상을 논의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LG화학은 현재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특허침해 맞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두 회사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한국의 배터리 산업 경쟁력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적잖다. 한중일 3강 구도를 깨려는 유럽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고,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소송이 장기화되거나 한쪽의 승리로 미국내 판매가 막히면 중국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선 기술보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지식재산권이 무기인 시대에 규모가 큰 국가들끼리의 관련 분쟁은 더욱 많아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업계의 관심은 LG와 SK의 각각 총수에 쏠리고 있다. 소송전의 당사자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지만 오너간 협의를 통해 빠른 의사결정이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의 입장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전문경영인끼리 대화로 푸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소송이 길어지면 양사 모두 득될게 없기 때문에 빠른 해결을 위해선 그룹 오너들의 협의가 팔요하다"고 말했다. 
 
이아경 기자 akl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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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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