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의지 확인한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속도 늦춘다
“시기 연연하지 않아” 범위·내용도 모두 ‘시민’ 뜻대로
입력 : 2019-09-19 17:46:51 수정 : 2019-09-19 17:46:51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추진 의지를 재확인한 서울시가 지금까지의 진행속도를 늦추고 시민 목소리에 귀기울인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19일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긴급 브리핑을 갖고 “새로운 광화문광장, 시민 목소리를 더 치열하게 담아 완성하겠다”며 “지난 3년간 100여회에 걸쳐 시민 논의를 축적했으며, 단일 프로젝트로는 유례없는 긴 소통의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여전히 다양한 문제제기가 있다. 하나하나가 소중한 제안이다. 저는 어떤 논의도 마다하지 않겠다. 사업 시기에도 연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2020년 1월 착공, 2021년 5월 완공으로 알려졌던 당초 계획을 뒤집고 사업 시기와 범위, 내용 모두 한층 강화된 소통구조 속에서 결정하겠다는 발표다.
 
다만, 이러한 추진절차 중단과 소통 강화가 사업의 전면 백지화가 아니라 오히려 청와대를 비롯한 정부와의 공감대 속에서 더 강한 비전과 명분을 갖고 이뤄지는 것임을 강조했다. 박 시장은 “중앙정부와의 단단한 공감대도 만들어졌다. 광화문광장 일대를 온전하게 복원하는 재구조화의 비전을 공유하고, 현재의 단절, 고립된 형태의 광장을 해소하는 등 단계적으로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에 공동협력하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박 시장, 진영 행안부 장관 등은 지난달 말 청와대에서 만남을 갖고 광화문광장 재구조화에 대해 논의했다. 박 시장은 이날 만남에 대해 “현재 단절되고 고립된 광장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데 공감대를 가졌다”며 “대통령께선 ‘시민 소통과 교통 불편에 특별히 신경써달라’, ‘관계부처간 협력이 중요하니 논의기구를 만들어서 추진해보자’고 주문했다”고 전했다.
 
이날 발표로 외형상 광화문광장 재구조화는 당초 목표했던 2021년 5월 준공이 물 건너간 것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대통령의 의중을 재확인하고 행안부의 협조를 이끌어낸 만큼 전체 사업 추진의 명분과 안정성을 얻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10여개 시민단체가 연일 기자회견·성명서·토론회로 ‘졸속 추진’을 비판했고, 주요 유관기관이자 정부부처인 행안부는 소통 부족을 이유로 협의를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양 쪽 모두 사업 자체를 반대하진 않았지만, 이대로는 언제 백지화를 선언해도 이상하지 않은 형국이었다.
 
박 시장 주도로 구상·논의 단계에 머무르던 광화문광장 재구조화는 2016년 겨울 촛불혁명을 거쳐 2017년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주요 공약과 100대 국정과제에 포함되면서 사업화의 급물살을 탔다. 하지만, 청와대가 광화문 집무실 계획 백지화를 선언하며 한 발 빠지자 서울시와 문화재청이 공동사업으로 추진했지만, 이전만큼의 관심과 동력을 잃은 것 또한 사실이다.
 
향후 서울시는 현재의 설계당선작의 실시설계와 지구단위계획 고시 등의 행정절차를 중단하고 현재보다 강화된 소통구조를 만들 계획이다. 현 광화문시민위원회보다 전문가, 시민단체, 시민 모두 확대개편하는 개념으로 시기부터 범위·내용에 이르기까지 광화문광장 재구조화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지 논의하고 결정하며, 그 과정 역시 시민들에게 공개할 방침이다.
 
박 시장은 “시민 이기는 시장 없다 확신하며, 소통과 상생이 박원순의 길이라는 생각으로 시정을 이끌어 왔다”며 “이 사업은 박원순의 사업 아니라 시민의 사업, 역사적 사업으로 모든 시간 시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이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19일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광화문광장 재구조화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박용준기자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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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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