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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쾌속질주”…2분기 연속 영업익 1조 돌파 ‘유력’
신차·우호적 환율효과로 'V자 반등' 구체화…CASE 등 미래차 분야 먹거리 확보에도 주력
2019-10-01 06:00:00 2019-10-01 06:00:00
[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현대자동차가 2분기에 이어 3분기도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어닝 쇼크 등 최악의 부진에서 벗어나 신차 효과에 힘입어 2년만에 연간 영업이익 4조원대 복귀 가능성도 높아졌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미래 자동차 분야 투자에 역점을 두면서 향후 먹거리 확보에도 적극 나섰다는 평가다. 
 
3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은 1조276억원으로 추정됐다. 현대차는 지난 2017년 3분기 1조2042억원 이후 올 2분기에 1조2377억원을 기록하기 전까지 6분기 연속 영업이익 1조원을 넘지 못했다. 
 
특히 지난해 3분기에는 2889억원이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지난해 상반기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방안이 무산된데다가 예상 외의 어닝 쇼크까지 겹치면서 현대차 ‘위기설’이 점증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2~3분기 연속 분기 영업이익 1조 돌파가 유력해지면서 정 수석부회장이 지난해 말부터 강조한 ‘V자 반등’이 구체화되고 있는 분위기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의 호실적 전망 원인은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수출 물량 증가와 채산성 개선, 팰리세이드 북미 출시에 따른 SUV 신차 효과 등”이라면서 “특히 3분기 원달러 평균환율은 1194원 수준으로 2분기보다 3.8%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가 2분기에 이어 3분기도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김재홍 기자
 
업계에서는 올 4분기는 물론 내년에도 호실적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측했다. 연내 ‘신형 쏘나타’와 제네시스의 최초 SUV 모델 ‘GV80’이 미국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다. 게다가 7월 선보인 소형 SUV ‘베뉴’를 비롯해 쏘나타 하이브리드 및 터보 모델, ‘그랜저’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연달아 출시되는 점도 호재다. 
 
또한 현대차 노사는 올해 완성차 업계에서는 유일하게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 타결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2016년 5조1935억원, 2017년 4조5747억원, 2018년 2조4222억원으로 급감했던 연간 영업이익 규모도 올해는 4조2000억원 수준으로 예측된다. 
 
한편, 정 수석부회장이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강조하면서 미래 자동차 트렌드인 CASE(△Connected·연결 △Autonomous·자율주행 △Share·공유 △Electric·전기) 분야에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움직임이 향후 실적을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3일 자율주행 분야에서 세계 톱티어(Top Tier)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한 앱티브(APTIV)와 공동으로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30일에는 자동차를 넘어선 미래 모빌리티 서비스 제공을 위해 도심용 항공 모빌리티 핵심기술 개발과 사업추진을 전담하는 ‘UAM(Urban Air Mobility)’ 사업부를 신설했다. 아울러 미국 항공우주국(NASA) 출신 신재원 박사를 사업부 담당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그 외에도 미래차 분야의 다양한 스타트업 업체에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지난 23일 앱티브와 조인트벤처 설립 계약을 맺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왼쪽)과 케빈 클락 앱티브 CEO. 사진/현대차그룹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자동차 수요가 이미 정점을 지났다는 점에서 업체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로봇이나 드론 등 자동차 외 다른 분야에서도 과감하게 치고 나가야 한다”면서 “현대차그룹은 이번 앱티브와의 협업을 위해 20억달러(약 2조4000억원)의 비용을 들여야하지만 기존 자율주행 0~3단계에서 4~5단계로 바로 도약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자율주행 4~5단계의 경우 고도의 인공지능(AI), 빅데이터 기술이 필요하고 접근성이 매우 높지만 이런 고민이 앱티브와의 협업으로 상당 부분 해결됐다는 것이다. 
 
고 센터장은 “전기차 배터리는 LG화학, 삼성SDI 등 국내 업체와 협업이 가능하며, UAM을 통해 항공 모빌리티 분야 진출 등 현대차그룹이 CASE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가져가는 방향을 잡았다”면서 “결국 지속 가능한 발전 방향을 모색하고 미래 먹거리를 찾으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평가했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번 투자로 현대차의 미래차 경쟁력에 대한 우려가 완화됐다”면서 “다만 앱티브와의 조인트벤처가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수익을 내는 시점은 유동적”이라고 언급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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