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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칼럼)2%보다 굳건한 성장판이 더 중요하다
2019-11-14 06:00:00 2019-11-14 06:00:00
올해 2%성장 달성이 가능할까. 예상은 제각각이다. 정부는 2%성장 사수를 위해 총력을 다한다는 방침이고, 민간에서는 대내외 리스크 여건상 2%성장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성장률 2%달성을 위해 4분기에는 0.98%의 성장이 이뤄져야 하는데 비관적으로 보는 전망이 우세하다.
 
사실 2%선을 사수하려는 이유는 '체감' 때문이다. 지금까지 성장률이 연 2% 아래로 떨어진 적은 네번 밖에 없기 때문이다. 1956년에 날씨 여파로 큰 흉작이 일어 농·수산물 수입이 급감하면서 0.7% 성장률을 기록했다. 1980년에는 제2차 석유파동으로 인해 성장률은 -1.7%로 나타났다. 이후 1998년에는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로 외환위기가 찾아오면서 대규모 부도로 기업들이 파산해 -5.5% 성장률을, 10년 후인 2009년에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0.8% 성장에 그쳤다.
 
올해 유독 대내외 리스크가 컸던 것은 사실이다. 대외적으로 미중 무역분쟁에, 일본 수출규제, 대내적으로는 수출·반도체부진에 저물가 엄습까지 험난한 해였다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과거 성장률 2%를 넘지 못했던 때가 상당한 경제적 타격이 있던 해였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가 그렇게 심각했나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전세계적인 저성장 기조와 맥락을 같이한다. 한국 성장률이 세계경제 성장률 하향폭과 비슷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올해 세계경제가 무역전쟁 격화 속에서 전반적으로 경기둔화가 이뤄진 것이다. 실제 IMF가 최근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0%1년전 2.6%에서 0.6%포인트 낮춰 잡았는데 이는 세계경제성장률 인하 조정폭인 0.7%포인트 보다 낮다. OECD 역시 9월 세계경제성장률을 2.9%1년전 3.7%보다 0.8%포인트 하향조정했다. 저성장기조가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세계의 문제라는 것이 확인된 셈이다.
 
성장이 한창이어야 할 대부분의 신흥 개발도상국보다 한국성장률 전망 하락폭이 낮다. 개도국 전체 하락폭은 0.8%포인트인데 중국 0.1%포인트를 제외하곤 러시아 0.7%포인트, 인도 1.3%포인트, 멕시코 2.1%포인트 등 전망폭이 상당히 떨어졌다. 게다가 한국과 비슷한 수출중심의 경제구조를 가진 국가들이 한국보다 성장률 하락폭이 더 높다. 독일의 경우 1.9%나 떨어진 것이다.
 
이같은 국격과 전세계적인 저성장 추세를 감안할 때 2%성장률 달성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 경제 전반의 체질 개선을 노력하고, 생산성 확대를 통한 잠재성장률 하락을 방지하는데 힘을 쏟아 앞으로 성장경로 향방을 이끄는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내년 세계와 한국경제 성장이 올해보다 나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부 임기 반환점을 돌았다. 딱 절반만큼 왔고 앞으로 절반이 남았다. 오래달리기에서 이제 절반을 뛴 셈이다. 앞으로 남은 시간에 체질개선을 중심으로 한 굳건한 성장판을 만들어가는 게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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