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파기환송심…"승계 위해 부정 청탁"VS"전형적인 수동적 공여"
이 부회장 측 '수동적인 뇌물 공여' 입증 위해 손경식 CJ 회장 증인 신청
입력 : 2019-11-22 20:17:33 수정 : 2019-11-22 20:17:33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재판에서 특검이 "이 부회장이 승계작업을 위해 부정청탁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변호인 측은 "자발적인 지원이 아니었다"며 맞섰다. 변호인 측은 이를 입증하기 위해 손경식 CJ그룹 회장이자 경영자총협회 회장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는 22일 오후 2시5분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 등 삼성 관계자 5명에 대한 파기환송심 2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 날은 유무죄 판단에 대한 심리가 진행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2일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관련 파기환송심 2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 부회장이 승계작업이라는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박 전 대통령에게 부정 청탁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 부회장은 삼성그룹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삼성물산 지분이 필요했고, 삼성물산의 시장가치를 고의로 떨어트려 제일모직에 흡수합병하는 방식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또 합병 당시 제일모직의 가치를 부풀려 합병 비율을 유리하게 산정하기 위해 자회사였던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에 대해 분식회계가 이뤄졌다고 봤다. 
 
특검은 "당시 이 부회장에 가장 중요한 승계작업을 위해 무리하게 합병을 추진했다"면서 "무리하게 합병을 진행하다보니 청탁이 필요했다. 박 전 대통령은 해당 합병과 관련해 잘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특검은 현재 수사 중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수사 과정에서 나온 자료들을 증거로 신청하겠다고도 했다. 특검은 "바이오 사건 관련해서도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이 인식을 했으며 묵시적 청탁 있었다고 대법원이 인정한 만큼 개별적 판단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판단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변호인 측은 자발적인 청탁이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변호인 측은 최씨의 딸 정유라씨에 대한 승마 지원에 대해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5년 7월 2차 단독 면담 당시 삼성 승마지원이 미진하다는 이유로 이 부회장을 심하게 질책했다"면서 "자발적 의사에 의한 승마지원이 전혀 아니었다고 꼭 말하고 싶다"고 기존 입장을 강조했다.
 
영재센터 지원에 대해서도 "전 대통령의 거절할 수없는 요청을 받고 사회공헌 활동을 한 것"이라면서 "대통령은 사실상 기업 활동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데 그 영향력은 강력하고 현실적이어서 요청의 유불리를 따져가며 수락 여부를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정부 정책 기조를 살펴볼 때 문화 융성이 국정 기조였고 스포츠 활성화는 집중관리 과제였다"면서 "피고인은 최씨와 영재센터의 연관성을 알지도 못했다"고 항소 사실을 부정했다.
 
변호인 측은 박 전 대통령이 기업을 압박한 사례를 증언해 이 부회장의 뇌물 공여가 수동적이었다는 점을 입증하기 위해 김화진 서울대 법대 교수, 손 회장, 미국 코닝사의 웬델 윅스 회장 등 세 명을 양형 증인으로 신청했다. 손 회장은 지난해 1월 박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 1심에서 2013년 조원동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으로부터 박 전 대통령의 뜻이라며 이미경 CJ 부회장을 퇴진시키라는 압박을 받았다는 취지의 증언을 했다.
 
특검은 "손 회장을 양형증인으로 신청하는 데에는 반대하지 않는다"면서 "다만 김 교수의 경우 승계작업과 관련한 증언이 양형과 무슨 관련이 있는지 모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재판부는 다음달 6일 세번째 공판에서 증인 채택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 부회장 등은 박 전 대통령과 최씨에게 삼성 경영권 승계 및 지배구조 개편 등을 도와달라는 청탁을 하고 그 대가로 정씨의 승마훈련 비용,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미르·K스포츠재단 등 지원 명목으로 총 298억2535만원의 뇌물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1심은 이 부회장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지만, 2심은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 부회장 등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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