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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위기상황에서 빛을 발한 스타트업 정신
2020-03-12 06:00:00 2020-03-12 06:00:00
지난해 10월, 코리아스타트업포럼 3주년 대담에서 장병규 전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의 강연을 들었다. 이 자리에서 장 전 위원장은 "디지털 시대에는 '린 스타트업(Lean-startup)'의 혁신 방식이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린 스타트업이란 짧은 시간 동안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고 성과를 측정해 이를 개선하는 경영 기법을 뜻한다. "변동성·불확실성·복잡성·모호함으로 정의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계획을 생략하고 실행과 측정을 빠르게 반복하기 때문에 스타트업의 혁신 방식이 좀 더 적절하고 가성비가 좋다"는 게 장 전 위원장의 설명이었다. 
 
변동성·불확실성·복잡성·모호함. 4차 산업혁명 시대를 표현하는 이 네 단어는 현재 코로나19 사태를 맞은 우리 사회의 모습과도 닮아있다. 매일 늘어나는 확진자, 어디로 바이러스가 퍼질지 모르는 불확실성, 감염 경로의 복잡성, 그리고 모호함까지. 
 
이런 상황이기에 4차 산업혁명 시대를 향해 달려 나가던 스타트업 방식이 빛을 발했다. 확진자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없자 불편함을 느낀 이동훈 모닥 대표는 즉각 '코로나맵'을 만들었다. 트래픽이나 수익 모델 등을 고민하지 않고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놓았고, 네이버나 카카오, 아마존웹서비스 등의 도움을 받아 서비스를 유지·고도화할 수 있었다. 최근 사회 문제로 번지고 있는 '마스크 대란'도 굿닥 등 스타트업이 먼저 나서 마스크 지도를 내놓았다. 스타트업은 린 스타트업 정신을 발휘해 도전 정신을 갖고 다양한 시도를 했다.  
 
코로나19로 맞은 위기 상황을 기회로 만드는 스타트업의 문제 해결 방식을 본받아야 한다. 맛집이나 이벤트 등에 스마트 웨이팅 시스템인 나우웨이팅을 제공하던 나우버스킹은 공적 마스크를 판매하는 약국을 위한 스마트 예약·접수 시스템을 내놓았다. 식당이나 공연 등 외부 활동이 줄어 스타트업도 할 일이 줄 것이라 생각했지만, 마스크 대란 줄을 발견하자마자 발 빠르게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았다. 우리 사회가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 두려움 없이 도전하며, 실패를 토대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나가는 스타트업 정신을 기억한다면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해나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 "위기가 기회가 됐다고 생각하며 열심히 팔로우업 하고 있다"며 웃은 나우버스킹처럼 말이다. 
 
배한님 중기·IT부 기자 (b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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