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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잡학사전)머리가 깨질듯한 두통 원인 '뇌동맥류'
후유증에 생명도 위협…호르몬 탓 중년 여성 발병 많아
2020-04-13 06:00:00 2020-04-13 06:00:00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뇌동맥류는 뇌혈관 벽 일부가 약해지면서 혈관이 부풀어 오르는 질환을 말한다. 뇌혈관이 풍선처럼 부풀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상태다. 풍선도 부풀다 보면 언젠가는 터지듯이 뇌동맥류도 점차 부풀어 오르면 터지면서 '뇌지주막하출혈'이라는 뇌출혈을 일으키는데, 생명을 위협하거나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뇌동맥류는 전체 인구의 1% 정도에서 발견되는 질환이며, 환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뇌동맥류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최근 5년 사이에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환자의 절반 이상인 6만9170명이 50~60대 환자로, 특히 여성이 남성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고준석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중년 여성에서 뇌동맥류가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호르몬의 영향으로 볼 수 있다"면서 "폐경 이후 혈관을 보호하는 에스트로겐 호르몬의 감소가 원인으로 거론된다"라고 말했다. 
 
뇌혈관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뇌동맥류는 파열되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는 무서운 질환이다. 뇌혈관 풍선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처럼 자리 잡고 있다가, 일단 지주막하출혈이란 뇌출혈을 일으키면 높은 사망률과 영구적인 후유장애를 남기기 된다. 일단 파열되면 치사율이 굉장히 높기 때문에 혈압에 문제가 있다면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뇌동맥류가 파열되면 난생 처음 겪는 머리가 깨질듯 한 두통과 구역과 구토로 병원을 찾게 된다. 외에도 갑작스러운 의식저하, 경련, 발작, 반신마비, 언어장애 등이 동반될 수 있고, 드물게는 가벼운 감기 증상이나 두통만으로 외래를 방문하기도 한다. 파열되지 않은 뇌동맥류는 뇌혈관단층촬영(CTA)이나 뇌혈관자기공명영상촬영(뇌MRA)를 통해 손쉽게 확인이 가능하며, 뇌동맥류가 발견되면 뇌혈관조영술을 통해 치료계획을 세운다. 
 
파열된 뇌동맥류는 대부분 응급실에서 CT로 확인해 뇌혈관단층촬영, 뇌혈관조영술을 시행한다. 파열된 뇌동맥류는 첫 24시간 이내에 빈번하게 재파열이 발생하고, 재파열 시 사망률이 70%에 육박하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수술적 치료를 한다. 
 
뇌동맥류는 수술만이 유일한 치료법이다. 수술법으로는 머리뼈를 일부 열고 진행하는 '경부결찰술'과 머리뼈를 열지 않고 사타구니 근처 동맥을 통해 뇌동맥류 내부를 코일로 틀어막는 저침습적 치료인 '코일색전술' 등이 있다. 경부결찰술은 코일색전술이 불가하거나 완전한 치료가 여의치 않은 경우, 뇌동맥류 파열 후 뇌출혈이 심하게 동반되어 뇌혈종 제거술이 필요할 때 시행한다. 
 
코일색전술은 뇌혈관 안으로 미세도관(카테터)을 집어넣어 치료하는 뇌혈관 내 치료 방법이다. 첨단의학 영상기술(뇌혈관조영장치)을 이용해 뇌혈관 안으로 가느다란 도관을 삽입한 후 뇌동맥류 안에 백금코일을 넣어 뇌동맥류를 막아버린다. 최근 10년간 코일색전술을 이용한 뇌혈관 내 치료 기법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뇌동맥류 치료 결과가 획기적으로 향상됐으며, 개두술을 하지 않아 안전한 치료가 가능하고 빠른 회복이 있다는 점 때문에 뇌동맥류 코일색전술의 치료 빈도는 국내에서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뇌동맥류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관련 요인으로 거론되는 고혈압, 당뇨, 흡연, 고지혈증, 비만, 스트레스, 운동부족 등을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특히 요즘처럼 야외 활동 이 힘들어지면 운동량이 급감해 혈압 관리에 소홀해 지기 때문에 실내 운동을 통해 꾸준한 운동량을 유지해 주어야 한다. 되도록 금주, 금연을 실천하는 것도 중요하다. 
 
고준석 교수는 "뇌동맥류는 파열되기 전에 미리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관건"이라면서 "평소 느끼지 못한 극심한 두통이나 갑작스런 의식 저하, 마비 등 증상이 보이면 뇌동맥류를 의심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심각한 경우 생명이 위협받는 뇌동맥류는 중년 여성이 특히 취약한 질환이다. 전북 군산월명종합경기장을 찾은 한 중년여성이 만개한 철쭉꽃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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