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 누리는 국내 PC시장…'반짝 효과' 우려
성수기 연장에 판매량 증가…장기 요인인지 지켜봐야
2020-04-16 05:53:18 2020-04-16 05:53:18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국내 PC 시장이 최근 '코로나 특수'를 누린 반면 글로벌 시장은 '코로나 역풍'을 맞으며 뚜렷한 온도차를 드러내고 있다. '온라인 개학' 등에 따른 국내 특수는 세계 분위기와는 별개의 사안으로 '반짝 효과'에 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15일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PC(데스크톱·노트북·워크스테이션 포함) 시장 출하량은 전년 대비 9.8% 감소한 5320만대에 그쳤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10 마이그레이션(교체) 종료로 인해 지난해 잠시 성장했으나 올해 코로나19 폭탄을 맞고 다시 주저 앉았다.
 
전 세계 재택근무가 늘면서 업그레이드된 PC를 찾는 손길이 증가했다. 반면 2월 전 세계 PC 부품의 상당수를 생산하는 중국 공장의 폐쇄가 이어졌고 물류·노동력 부족 문제까지 발생하면서 공급량도 함께 감소했다.
 
국내 PC 시장도 성수기인 2월 중국발 공급 부족 사태에 일정 부분 영향을 받았으나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기업 재택근무가 늘고 오프라인 개학이 계속 연기된 효과를 누렸다. 가격비교사이트 다나와에 따르면 지난달 셋째 주 노트북 판매량이 2월 같은 기간보다 52% 증가했고 최근 롯데하이마트는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6일까지 자사 온라인 쇼핑몰 PC 매출액이 지난해 동기 대비 70% 늘었다고 밝혔다. 
 
중3·고3부터 온라인으로 개학을 시작한 지난 9일 서울 성동구 도선고등학교에서 한 교사가 PC를 활용해 온라인 개학식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하지만 통상 개학하는 3월 정도까지였던 국내 PC 시장 성수기가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4월까지 연장되면서 판매량이 이전보다 증가했을 뿐 완전한 특수라고 볼 수는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최근 판매량 증가는 2월 공급 부족으로 인한 부진을 상쇄할 뿐 장기적인 효과가 아니라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에서 PC 판매와 매출이 늘었다지만, 원래 제품이 잘 팔리는 시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며 "주위에서 특수라고는 말하지만, 그렇게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단기 효과에 그칠 수 있다"라고 말했다. IDC 관계자는 "재택 근무와 e러닝으로 인해 단기적으로 PC 수요가 급증하더라도 코로나19 여파는 앞으로 수요에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LG전자 등 국산 제품을 선호하는 국내와 레노버·HP·델·에이서 그룹 등이 상위권을 형성하는 글로벌 시장 사정이 다소 다르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국내와 달리 삼성·LG의 글로벌 PC 시장 점유율은 적은 편이라 국내외 분위기가 다소 다를 수 있다"며 "현재 국내의 경우 이전과 달리 업체들의 프로모션이 이달에도 이뤄지는 등 분위기가 나쁘지 않지만, 코로나19 여파에 따라 공급이 예상보다 늦어지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좀 더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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