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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DMZ 일대에 대남확성기 재설치(종합)
군, 여러 곳서 정황 포착…판문점선언 이후 2년만에 부활
2020-06-22 17:42:19 2020-06-22 17:42:19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북한이 2018년 4·27 판문점 선언 합의에 따라 철거했던 대남 확성기 방송 시설을 비무장지대(DMZ) 일대에 다시 설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군 당국은 22일 "북한이 최전방 지역의 대남 확성기 재설치 작업을 하는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대남 확성기 재설치 작업은 비무장지대(DMZ) 일대 여러 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이는 최근 북한군 총참모부가 군사행동을 예고한 이후 대남 전단을 대량 인쇄하는 등 대남 심리전을 재개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육군 9사단 교하중대 교하 소초 장병들이 2018년 5월1일 경기도 파주시 민간인 통제구역내 설치되어 있는 고정형 대북 확성기를 철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북한은 4·27 판문점 선언 합의에 따라 2018년 5월1일 최전방 지역 40여 곳에 설치한 대남 확성기를 철거했다. 우리 군 역시 군사분계선(MDL) 인근 최전방 지역 10여 곳에 고정식과 이동식 등 총 40여대의 대북 확성기를 운용했지만 판문점 선언에 따라 철수한 바 있다. 당시 확성기 방송 시설 철거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명한 역사적인 판문점 선언의 첫 이행사례로 꼽힌다.
 
확성기 방송 철거 2년여 만에 재설치 작업이 이뤄지면서 앞으로 비무장지대 일대에서는 확성기 방송을 통한 비방과 선전 등의 활동이 집중될 전망이다. 과거 남북은 일반 전초(GOP) 일대에서 실시한 확성기 방송을 통해 상대 정권을 비판하거나 소식을 전하며 심리전을 폈다.
 
북한군이 확성기 시설을 재설치함에 따라 남측도 철거했던 대북 확성기 시설의 복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대북 확성기 방송은 우리 군의 대표적인 심리전 수단으로 1963년 5월1일 서해 부근 휴전선 일대에서 처음 실시됐다. 남한의 발전상, 북한의 실상, 남북동질성 회복, 북한 체제 비판 등의 내용이 확성기 방송을 통해 전파됐다. 일각에서는 대북 확성기 방송은 '북한이 가장 아파하는 심리전 수단'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한미 군 당국은 이날 북한의 전단 살포와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정찰기를 띄우며 24시간 대북감시에 나섰다. 김준락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이날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예고한 대남 비방 전단 살포와 관련해 "북한군 동향을 24시간 정밀 감시하고 있다"며 "다양한 (도발) 가능성에 대해서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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