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공급물량 100만호 넘을 듯…보유세 부담도 올려
문 대통령, 택지공급 확대 주문…투기세력 차단도 강조
입력 : 2020-07-02 19:30:10 수정 : 2020-07-02 19:38:50
[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주택 공급 물량 확대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지시한 것은 기존 규제책으로는 집값을 잡는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또 다주택자를 대상으로 한 세 부담 강화 주문은 보유세 인상으로 투기 자본을 근본적으로 뿌리뽑겠다는 의지를 담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2일 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일단 수도권 공공택지 아파트 공급 물량이 적어도 100만호 이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정부가 지금까지 확보한 물량이 77만호 정도인데 대통령이 직접 이를 늘리라고 지시했기 때문이다. 
 
특히 문 대통령은 물량이 부족하다는 인식이 있다는 점을 지적해 앞으로 서울과 경기도권 그린벨트나 공공택지 추가 발굴이 예상된다. 기본적으로 택지를 마련하는 것이 주택 공급의 첫번째 과제인 만큼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경기도지사와의 협업으로 정부가 택지 확보에 나설 것이 확실하다는 것이다. 
 
나아가 신도시 사전청약 물량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대통령이 직접 내년 시행되는 3기 신도시 물량확대 방안을 강구하라고 지시한 만큼 신도시 주택 공급이 기존 정부 계획보다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시장에서 나오고 있다. 
 
지난달 9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강남쪽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뉴시스
 
보유세 인상도 속도를 낼 것이 분명하다.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로 이뤄지는 보유세의 세율을 높이거나 과표구간을 조정해 다주택자의 실질적 부담을 증가시키는 방향이 유력해 보인다. 
 
일단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의 주문에 따라 종부세법에 대대적으로 손을 댈 예정이다. 실제 정치권에 따르면 정부여당은 지난해 12·16 대책에 담긴 종부세법 개정안을 20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정우 의원을 통해 발의한 바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공시가격 9억원 이상 주택을 한 채 이상 갖고 있다면 강화한 종부세가 적용된다. 당시 개정안에는 1주택자와 조정대상지역 외 2주택 보유자의 종부세 세율을 기존보다 0.1~0.3%포인트 인상하고, 3주택 이상 다주택자나 조정대상지역 2주택 보유자에 대한 세율은 0.2∼0.8%포인트 높이는 방안이 담겨 있다. 조정대상지역의 2주택자 종부세 세부담 상한은 200%에서 300%로 상향한다.
 
정부여당은 21대 국회에서 이와 같은 법안을 다시 발의해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민주당은 이날 종부세법을 비롯해 소득세법, 지방세특례제한법, 주택법, 민간임대주택 특별법 등 20대 국회에서 처리하지 못한 부동산 5개 법안을 다시 추진하기로 했다. 홍정민 원내대변인은 이날 정책조정회의를 마친 뒤 "주거안정과 관련된 법안들을 신속하게 다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압도적인 의석수를 활용해 부동산 입법에 속도를 낼 가능성이 높다. 다음주 열리게 되는 7월 임시국회 때부터 본격적인 입법 과정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21대 국회를 통과하면 종부세는 내년부터 오르게 된다. 정부여당은 고가·다주택자의 종부세 등 보유세 부담을 늘려 주택시장에 매물이 늘어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들이 보유한 주택이 매물로 나오면 매물 잠김 현상 해소와 집값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종부세 인상이 부동산 규제의 사실상 ‘마지막 해법’으로 거론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에서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관련된 각종 비판이 쏟아졌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원회의에서 “그동안 국토교통부 장관이 나와서 규제를 발표하고 투기 억제를 위해 세제를 이용한다고 재산세, 보유세 올려서 투기를 억제한다고 했지만 부동산 가격은 꺾일 줄 모른다"며 "과거에도 세금을 도입해서 부동산 투기 억제한다고 했지만 한 번도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일단 신중한 평가를 내놨다. 공급확대에는 기본적으로 공감을 표하면서도 보유세 인상이 시장에 미치는 효과에 대해서는 의문을 표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결국 서울 내 공급 정책이 나와야 하는 것"이라며 "재건축 재개발을 활성화하거나 그린벨트를 풀어서라도 집을 짓는다든지 도심 용적률을 높이는 방식 등도 고려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양지영 R&C연구소장은 "가장 중요한 건 공급대책"이라며 "계속 집값이 오르는 건 매물이 귀하고 주택 자체가 귀하다는 기대감이 상당히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
 
다만 고 원장은 "세금이 주는 충격이 적지 않다"며 "예고됐던 것들인데 지금처럼 집값상승 기대감이 높을 경우 세금이 높다고 해 다주택자 매물이 시장에 나올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또 양 소장도 "3기 신도시 등으로 서울 집값 상승을 막을 수는 없다"며 "경기 외곽 수요는 흡수하겠지만 서울 도심 내 수요를 흡수하긴 어렵다"고 전망했다. 
 
세종=조용훈·박주용·정성욱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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