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금융지주, '비대면IR'로 주가 숨통 틀까
코로나로 금융사 기업설명회 난망…작년 54회서 4회로 줄어…외인지분 감소 등 주가방어 고심 커
2020-09-06 12:00:00 2020-09-06 12:00:00
[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코로나19로 투자자 접촉이 어려워진 금융지주들이 최근 비대면 기업설명회(IR)를 통해 소통의 활로를 찾고 있다. IR은 기업이 투자자들에게 기업의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진행하는 기업활동이다. 자사주 소각, 배당지급 등 주주가치 제고 방안도 잇따라 제한되면서 금융지주들은 주가 방어와 투자 유치를 위한 전략 마련에 애를 먹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지주(055550)는 오는 8일 CLSA 증권이 주관하는 '씨틱 CLSA 플래그십 인베스터스 포럼'에 참가한다. 지난달에는 KB금융(105560), 하나금융지주(086790)와 CITI증권 주관 '버추얼 코리아 인베스터 콘퍼런스'에 참가했다. 금융감독원 공시 기준 올해 두 번째 비대면 IR 행사 참여다.
 
앞서 신한지주는 올해 14년여 만에 상반기 결산 컨퍼런스콜(다자간 전화회의)을 실시하기도 했다. 그간 1분기와 3분기에만 컨퍼런스 콜을 진행해왔지만, 2분기에도 투자자 소통에 나선 셈이다. 기업설명에 대한 기회가 줄어든 상태에서 사모펀드 손실 등 이슈가 발생하자 투자자 불안감을 줄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IR팀에서 지속해서 투자자들과의 소통 채널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기업소개를 위해 직접 해외로 나가는 것은 2주간 격리기간 등을 포함하고 있어 부담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IR은 금융사가 투자자 유치를 위한 주요 수단으로 꼽힌다. 특히 콧대가 높은 해외 투자자들을 설득하기 위해 금융지주 회장들은 직접 현지로 나가 소통 활동을 진행해왔다.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신한·KB·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는 국내외 54회 IR을 진행했다. 올해는 알려진 내용만 4건에 그치며 투자자와의 교류가 위축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주가 활황에도 4대 금융지주의 주가는 반등세를 찾지 못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이들의 주가가 저평가됐다고 판단하지만, 투자자들은 코로나 관련 금융 지원 부실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여기에 올 초 57.05%였던 이들의 외국인 지분율도 4일 12시 기준 54.66%로 연초대비 3.4%포인트 감소했다. 올해 세계적인 사모펀드 운용사인 칼라일그룹과 손을 잡은 KB금융은 하락폭이 1.1%포인트에 그쳤다. 반면 다른 금융지주들은 고민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당국은 코로나 장기화를 우려해 은행을 계열사로 둔 금융지주사의 배당자제를 계속해 권고하고 있다. 은행의 손실흡수 능력 확충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는 배당을 제한하는 제도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실제 상반기 당국의 자제권고에도 하나금융과 국민은행은 올해 중간배당을 실시한 바 있다. 
 
코로나로 기업설명회(IR)가 위축되면서 금융지주들이 비대면 IR로 활로 모색에 나선다. 사진은 조용병 신한지주 회장이 지난 7월 '그룹 최고경영자 긴급 화상회의'에서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모습. 사진/신한지주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