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손정협기자] 이학수
삼성전자(005930) 고문이 이번 8·15 특별사면과 함께 삼성의 2인자로 화려하게 복귀했습니다.
이 고문은 어제 사면이 사실상 확정된 직후 이건희 회장을 보좌하기 위해 싱가포르로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싱가포르에서는 이번 주말 제1회 유스올림픽이 열리고 이 회장은 IOC 위원 자격으로 이 행사에 참석합니다.
이 고문이 사면되자마자 이 회장의 해외 공식행사를 보좌하는 것은 그가 삼성의 명실상부한 2인자로 복귀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라 볼 수 있습니다.
사실 삼성은 그동안 이 고문의 향후 역할을 두고 고심을 거듭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단 이건희 회장이 사면과 함께 경영 전면에 복귀할 당시, 이 고문이 중심이 돼 전략기획실을 복원해 이 회장을 보좌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됐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고문이 사면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공식직함을 가질 경우 제기될 '윤리' 문제와, 구체제로 복귀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적 여론이 걸림돌이 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따라 한때 이 고문이 2선으로 물러서면서 한 명문사립대의 이사장을 맡는 방안이 대안으로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 고문이 자유로운 몸이 되자마자 공식적으로 이 회장의 해외행사를 보좌하기로 한 것은, 이 회장이 비판적 여론을 무릅쓰고 이 고문을 다시 2인자로 복귀시키겠다는 결심을 굳힌 것 아니냐는 해석을 가능하게 합니다.
이와 관련해 주목되는 대목은 이번 유스올림픽 행사에 이재용 부사장과 이부진, 이서현 전무 등 오너 일가가 다시 총출동한다는 점입니다.
삼성 안팎에서는 이를 계기로 전략기획실 기능 복원 문제를 포함해 이 고문의 향후 역할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삼성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이 고문의 향후 역할에 대해 아직 정확한 결론이 나지는 않은 상태"라며 "다만, 이 고문이 사면 확정 직후 곧바로 이 회장의 공식행사를 보좌한다는 점에서 그가 이전 역할로 복귀할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습니다.
뉴스토마토 손정협 기자 sjh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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