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A330. (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의 키를 쥔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승인 여부 시기가 당초 업계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늦어지고 있습니다.
당초 대한항공은 지난 2020년 11월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공식화하고 이듬해인 2021년 연말에는 모든 해외 경쟁당국으로부터 승인 받는 것으로 목표로 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해를 두 번 넘겼고, 여전히 대한항공이 승인을 받아야 하는 국가도 3곳이나 남았습니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미국, EU, 일본 등 3개국으로부터 기업결합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업계에선 지난해 11월 중순에 미국이 '승인'을 내줄 것으로 봤습니다. 그런데 작년 11월 16일 미국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결합에 대한 결과를 '승인 유예'로 발표했습니다. 양사 기업 결합 시 노선 독과점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미국이 대한항공으로부터 최대한 슬롯을 넘겨받기 위한 조치라고 보는 시각도 존재합니다.
슬롯은 항공사가 특정 공항에 특정한 날짜와 시각에 항공기를 운항할 수 있도록 배정된 시간입니다. 항공사가 취항을 하기 위해서는 각 공항과 항공사 간에 슬롯 배정을 위한 사전 협의가 이뤄지는데 이때 원하는 시간대의 슬롯 보유가 항공사의 경쟁력이 됩니다.
미국과 EU는 알짜배기 슬롯이 많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슬롯을 최대한 받아내고, 이를 자국 항공사에게 배분, 자국 항공사의 경쟁력을 높여줄 것으로 보입니다. 업계에선 미국과 EU가 글로벌 항공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만큼 양 경쟁당국이 승인을 내주면 일본도 무난히 승인을 내줄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