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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일베하지?', 연예계에 불어닥친 '일베충' 논란
입력 : 2013-08-01 오후 12:53:25
◇일베 논란을 겪은 하석진·크레용팝·전효성 (사진제공=코어콘텐츠 미디어, 크롬엔터테인먼트, TS엔터테인먼트)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요즘 연예인에게 가장 큰 죄는 일베를 하는 일."
 
어느 연예계 관계자가 웃자고 한 말이다. 하지만 웃지 못할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 어떤 잘못보다 "일베를 했다"는 것이 큰 죄악으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일간베스트'의 준말인 '일베'는 극우의 정치색을 가지고 있으며, 여성과 특정지역(전라도), 특정 정치인(故 김대중, 故 노무현 전 대통령), 사회적 약자에 대한 혐오가 짙은 공간이다. 여느 인터넷 사이트와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그 안으로 들어가면, 폭력적이고 비상식적인 언어가 차고 넘친다.
 
한림대학교 사회학과 신경아 교수는 "일베라는 공간은 여성혐오, 특정지역 혐오, 특정 정치인, 사회적 약자에 대한 혐오가 강한데, 이런 혐오들은 사실 역사적으로 보편적으로 있어왔던 감정"이라며 "하지만 일베는 폭력적인 언어와 비상식적인 비하가 특히 심각한 곳이라,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들이 심한 거부감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베를 제외한 커뮤니티 사이트의 누리꾼들은 일베를 하는 사람을 두고 '일베충(蟲)'이라 말할 정도로 거부감이 굉장히 심각한 상황이다. 그런 중에 유명세를 가진 연예인들이 일베 내에서만 쓰는 말투나 화법을 발언하면 '일베충'이라 낙인찍고 엄청난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그 대상이 어느 누구든 가리지 않는다.
 
먼저 걸그룹 시크릿의 전효성은 지난 5월 SBS 라디오 '최화정의 파워타임'에 출연해 "저희는 개성을 존중하는 팀. 민주화시키지 않는다"고 말해 비난을 받았다. 민주화라는 단어를 오용한 것보다 일베문화에 익숙하다는 게 그 비난의 이유였다.
 
전효성은 각종 행사에서 눈물을 흘리며 사과했지만, 그 여파가 아직도 가시지 않았다. 여전히 그를 비난하는 누리꾼들이 적지 않은 것이다.
 
이후 걸그룹 크레용팝 역시 일베 논란을 겪었다. 크레용팝은 지난 6월2일 MBC '쇼!음악중심' 출연 직후 트위터에 "오늘 여러분 노무노무 멋졌던 거 알죠? 여러분 패션 탐난다능. 넘 귀여운 울 팬덜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웽총이"라고 글을 남겼다.
 
문제가 됐던 단어는 '노무노무'다. 일베에서 노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표현으로 '노무노무'를 사용한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크레용팝은 "그런 의미가 있는 줄 몰랐다"면서 즉각적으로 사과했다.
 
크레용팝은 독특하고 신선한 멜로디와 안무로 각종 음원순위 등에서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일베용팝'이라고 불리며 부정적인 낙인이 찍힌 상태다.
 
지난달 31일 하석진도 곤욕을 치뤘다. 하석진은 최근 사망한 남성연대 성재기 대표가 사망한 것을 두고 추모의 글을 올렸다. 하지만 일부 누리꾼들이 故 성 대표가 일베회원이었던 것을 근거로 하석진에게 일베회원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하석진은 "일베는 싫어하는 곳"이라며 해명했지만, 일부 누리꾼들의 비난은 계속됐다.
 
단순히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활동했다는 흔적만 있어도 강력한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왜 대중은 일베를 한 연예인에게 강한 비난을 남길까.
 
신경아 교수는 "연예인들은 유명세 때문에 청소년들에게 큰 영향을 끼친다. 그런 사람들이 비정상적인 문화가 있는 일베를 한다고 하면 굉장히 걱정스러운 일이다. 이러한 걱정과 분노, 배신감 등이 입혀져 일베문화를 사용한 연예인들에게 비난이 가해지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연예 관계자들도 혹여 자신의 소속 배우가 일베를 할까봐, 혹은 알려질까봐 걱정이다.
 
한 연예 매니지먼트사 홍보팀 관계자는 "만약 우리 배우가 일베를 한다고 해서 사람들이 비난하면, 굉장히 답답하고 힘들 것 같다. 어떻게 대처를 해야 될지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연예 매니지먼트는 자체적으로 정치적인 발언이나, 사회적인 발언을 자제시키는 교육을 하고 있다.
 
한 연예 매니지먼트사의 대표는 "우리 회사의 경우 배우들에게 정치적이거나 사회적으로 논란이 될만한 발언들을 최대한 자제시키고 있다. 특히 일베에 대해서도 알리고 교육시키고 있다. 자칫 말 한마디 잘못 한 것이 위험하게 여겨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함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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