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소니픽쳐스릴리증 월트디즈니스튜디오 코리아)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만약 당신이 목숨을 위협하는 무서운 병에 걸렸다고 치자. 그런 병을 10초안에 고칠 수 있는 의료기기가 눈 앞에 있는데, 돈이 없어 그 병을 고칠 수 없다면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위의 가정은 국내 드라마에서도 다수 사용된 소재이면서, 전세계 어디에서나 충분히 상상할 수 있는 내용이다.
영화 '엘리시움'에서 묘사된 약 140년 후의 지구는 환경오염과 가난, 질병으로 황폐화됐다. 하지만 상위 1% 부유층은 우주정거장이라 불릴 만한 엘리시움이라는 공간에서 가난, 질병과 무관한 아름다운 삶을 살고 있다.
세상을 이분법적으로 구분한 '엘리시움'은 가진자들의 지키고자 하는 욕망과, 부족한 자들이 상위 계층으로 올라가고자 하는 욕망의 충돌을 담았다. 이는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의 주제의식과 굉장히 맞닿아있다.
'엘리시움'은 빈부격차를 통해 다양한 갈등이라는 주제 속에서, 의료민영화에 대한 문제의식을 깊숙히 다루고 있다.
주인공 맥스(맷 데이먼 분)가 지구를 떠나 엘리시움으로 떠나려는 이유는 공장에서 무리하게 일을 하던 중 방사능에 노출돼 5일밖에 살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엘리시움에는 골수이식이 필요한 백혈병도 10초 안에 치료하고, 수류탄으로 인해 갈기갈기 찢어진 얼굴도 쉽게 재생성하는 의료기기가 있다. 엄청난 기술의 의료기기 때문에 엘리시움의 사람들은 죽음에 대해 걱정을 하지 않는다.
이후 맥스가 엘리시움 불법 시민권을 발급하는 집단과 손잡고 엘리시움에 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이 이 영화의 큰 줄기다.
영화 종반부 엘리시움의 시민권을 얻은 지구의 가난한 사람들에게 가장 먼저 지급된 것이 먹을 거리가 아닌 의료기기였다는 점도 이 영화의 메시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사진제공=소니픽쳐스릴리증 월트디즈니스튜디오 코리아)
오래전부터 의료민영화가 진행된 미국은 세계 최고의 의료기술을 가지고 있음에도, 비싼 치료비 때문에 치료를 받지 못하는 국민이 상당수다.
감독은 엘리시움과 지구의 이분법적인 구분을 통해 "의료기술은 공공재"라고 외치는 듯 하다. 영화의 묵직한 메시지는 가벼운 오락영화가 되기를 거부한다.
메시지에서 뚜렷한 면을 보이는 이 영화는 볼거리도 놓치지 않았다. 엘리시움이라는 새로운 공간과, 맷 데이먼의 힘을 극대화 시키는 장치, 다른 사람의 뇌에 들어있는 데이터를 빼낸다는 상상력은 신선하게 다가온다.
맷 데이먼과 샬토 코플리, 조디 포스터의 연기는 강렬하고, 엘리시움을 지키는 로봇 드로이드나 새 세상 엘리시움의 CG는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게 자연스럽다.
하지만 스토리의 전개가 너무 뻔하고, 극 초반 2154년의 상황은 너무 장황하게 묘사됐으며, 엘리시움을 움켜쥐고자 하는 욕망의 용병 크루거(샬토 코플리 분)의 액션은 약간 촌스러운 느낌이다.
미래에 대한 호기심이 많아 SF영화를 즐겨하는 관객이라면 크게 후회하지는 않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