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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새로운 미래를 꿈꾸는 '코미디 아티스트' 임혁필
입력 : 2013-08-30 오후 4:52:52
(사진제공=코코엔터테인먼트)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의아했다. '왜지?'라는 의문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29일 부산시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갈라쇼 오프닝을 개그맨 임혁필이 연다고 했을 때 말이다. 과거 KBS2 '개그콘서트'에서 '나가있어' 등 다양한 유행어로 대중의 사랑을 받은 그이지만 최근 활동이 미약했기 때문이다.
 
그가 엔딩만큼이나 중요한 오프닝의 주인공이라고 했을 때 '조금 약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임혁필이 보여준 퍼포먼스는 이 같은 생각을 금새 불식시켰다. 이날 임혁필은 영화 '내 연애의 모든 것'에서 류승룡이 선보였던 샌드 아트를 통해 유머와 감동을 전했다.
 
모래 위에서 '유'를 창조하는 그의 손짓은 섬세했고, 능수능란했다. 모래와 함께 웃음과 메시지가 어우러진 그의 10분은 국내 코미디의 새 장르를 여는 순간이었다.
 
특히 한 가족이 웃으면서 자는 그림과 함께 '세상 모두가 웃는 그날까지'를 쓴 장면에서는 코미디언들의 인생이 담긴 묵직함이 전달됐다. 소름이 끼쳤다는 이도 있었다.
 
갈라쇼가 끝난 뒤 만난 임혁필은 "샌드 아트가 어땠냐"며 머쓱해했다. 완숙된 모습을 보여서인지 그도 평가를 기다리는 듯 했다. 엄지를 치켜들며 "정말 좋았다"고 하니 쑥스럽다는 표정으로 뒷머리를 긁었다.
 
(사진제공=임혁필 블로그)
 
"'샌드 아트' 독학으로 일궈냈다"
 
청주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한 그는 오래전부터 자신의 전공과 코미디의 연계에 대한 고민을 해왔다. 그러던 중 2010년 코미디공연 'Fun타지쇼'에서 한 꼭지를 담당하게 됐다.
 
임혁필은 "'Fun타지쇼'를 하기로 했는데, 고참급 되는 개그맨이 옛날에 해먹던 '나가있어'를 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뭘 할까 더 고민하다가 샌드 아트를 알게 됐고, 이런저런 영상과 정보를 얻으면서 '나와 딱 맞다'는 생각에 본격적으로 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처음했을 때 반응이 정말 좋았다. 정선희 같은 경우는 화들짝 놀라면서 '다시 보인다'고 크게 격려하더라. 그 이후부터 각종 코미디 행사에 불려다니면서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고 웃어보였다.
 
샌드 아트를 하게 된지도 벌써 3년. 그 사이 고충도 심했단다. "샌드 아트를 하는 사람들도 많지 않고, 자기 영업이라 그런지 잘 알려주지도 않는다"고 말한 그는 "특히 재료를 구하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 판을 어떤 것을 써야하는지도 몰랐고, 모래도 너무 고우면 안 됐다. 재료며 방법이며 다 독학으로 일궈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제공=코코엔터테인먼트)
 
"공개코미디에 한정된 현실..안타깝다"
 
행사가 끝난 뒤 그에 대한 취재진들의 관심은 대단했다. 퍼포먼스의 신선함이 취재진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다. 임혁필의 샌드 아트처럼 새로운 장르의 퍼포먼스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컸다.
 
하지만 임혁필은 한숨부터 내쉬었다. 현재의 코미디 현실이 안타깝다는 표정으로 말을 이어갔다.
 
임혁필은 "내 퍼포먼스를 본 후배들은 '정말 대단하다'며 격려를 해주지만, 내 뒤를 따르려고는 하지 않는다"며 "지금 우리나라는 방송사 공개코미디가 전부다. '개그콘서트'와 같은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성공을 해야 개그맨으로서 성공한다는 인식이 선·후배들 사이에 깔려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죽이되든 밥이되든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이름을 알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코미디 프로그램을 떠나 새로운 도전을 하기 힘들다. 만약 도전했다가 실패하면, 너무 힘든 삶을 살게 뻔하기 때문이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다보니 국내 코미디 장르가 공개코미디로 한정된다"고 말한 임혁필은 "외국사례를 보면 공연코미디로 엄청난 수익을 올리는 코미디언들이 많다. 그러다보니까 장르도 다양하다. 우리나라는 현재 옹알스 밖에 없다. 나나 옹알스가 성공했으면 좋겠다. 단순 금전적인 이유가 아니라 우리를 통해 후배 개그맨들이 과감하게 도전하고 코미디 영역이 넓어졌으면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같은 코미디언들 사이에서도 외로운 길을 걷고 있는 임혁필. 그는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오늘도 모래를 흩뿌린다.
 
함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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