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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같은 연기자 '화이' 여진구.."멜로가 너무 불편해요"
"아버지들의 과도한 칭찬.. 왜 그러시는지"
입력 : 2013-10-10 오후 2:01:55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17세 어린 아역배우가 혜성같이 나타났다. 연기를 잘한다고는 했지만 이정도일 줄은 몰랐다. 누군가는 그의 연기를 두고 '괴물'이라고 하고, 누군가는 미쳤다고 한다. 영화 '화이:괴물을 삼킨 아이'(이하 '화이')에서 타이틀롤 화이를 맡은 여진구에 대한 말이다.
 
'화이'에서 그야말로 미친 연기를 선보인 여진구를 지난 8일 저녁에 만났다. 
 
(사진제공=쇼박스 미디어플렉스)
 
"과도한 칭찬.. 왜 그러시는지"
 
앞서 장준환 감독은 여진구를 두고 "순수한 겉 이미지와 함께 굉장히 깊은 감정선을 전달할 수 있는 배우여야 했는데 그것을 여진구가 해냈다. 아역 배우답지 않은 순수함이 묻어있는 친구"라고 칭찬했다. 이날 만난 여진구를 봤을 때 왜 장준환 감독이 왜 그토록 칭찬을 했는지 알 수 있었다.
 
'화이'가 언론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을 때 여진구에 대한 칭찬이 난무했다. 기자들도 그의 연기를 앞다퉈 극찬했고, 영화관계자들 역시 그를 높이 평가했다. 같이 촬영한 대선배 격인 김윤석, 김성균, 조진웅 역시 엄지를 치켜세웠다.
 
여진구는 이러한 관심과 기대, 칭찬이 부끄럽다고 한다.
 
"사실 영화를 못 봤어요. '화이'가 19세 미만 관람불가거든요. 잘했다고는 하는데 뭘 잘했는지도 모르겠어요. 특히 김성균 아빠가 '쟤 연기는 미쳤다'고 하셨는데, 되게 오글거려요. 평상시에는 그런 말씀 안 하거든요. 만나면 장난치고 그러신 분들인데 언론시사회나 기자간담회 때는 계속 저를 칭찬하시더라고요. 왜 그러시는지 정말. 몸둘바를 모르겠어요.(웃음)"
 
그러면서도 나이를 좀 더 먹은 어른으로서 걱정이 든 게 사실이다. 과도한 칭찬은 배우들의 큰 적이 될 수가 있다. 순수한 느낌의 이 친구가 자만심에 빠지지는 않을까 했다.
 
"그러기엔 부모님이 철저히 혹평을 해주셔서. '화이'도 '못하지는 않았는데 20% 부족했다'고 하세요. 아무래도 부모님은 제 연기를 주로 보시니까 많은 분들이 분위기 속에서 놓치는 것들을 잘 캐치해주세요. 악역을 맡아주시는 거에 대해 고마움을 느끼고 있죠."
 
(사진제공=쇼박스 미디어플렉스)
 
"여진구와 화이는 전혀 다른 삶"
 
극중 여진구가 연기한 화이는 자신을 속이고 키운 다섯 범죄자 아버지의 과거를 알게 되고 분노와 복수를 하는 인물이다. 극초반에는 밝고 순수하지만, 극이 후반으로 치닫으면서 깊은 내면의 감정을 폭발시켜야 한다. 감정선의 진폭이 그만큼 크다. 촬영 전 부담스럽지는 않았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처음에 시나리오를 봤을 때 이해가 안 됐어요. 왜 아빠에게 총을 겨누고 있지?라는 의문이 들었어요. 또 그 때 드라마 '보고싶다' 촬영 중이어서 제대로 신경을 못 썼죠. 오디션을 대충보고 기다리고 있는데 다시 연락이 왔어요. 다시 보자고. 그 때 한 3일 정도 화이에 대해 연구했어요. 재밌던 게 알면 알 수록 모르겠는 느낌이 들었어요. 아예 캐릭터 갈피를 못 잡았어요. 그래서 무작정 감독님 찾아가서 얘기를 많이 나눴어요. 그러다보니까 큰 부담은 느끼지 못했어요."
 
"막상 촬영장 가서도 불안했어요. 복잡한 감정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을까. 대선배들 앞에서 긴장하지 않고 준비한 것을 할 수 있을까. 다행스럽게도 다섯 아빠들이 너무 잘해주셔서 편하게 연기했어요."
 
여진구는 극중 화이와 전혀 반대의 삶을 사는 것 같았다. 화이가 심리적으로 불안한 반면 여진구는 굉장히 안정적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화이는 거친 다섯 아버지를 둔 것에 반해 부모님들은 그를 촬영 내내 보살핀다.
 
만약 여진구에게 아들을 괴물로 키우려는 석태(김윤석 분)와 같은 아버지가 있었다면 어땠을 것 같냐고 물었다.
 
"아마 집에서 도망쳤을 것 같아요. 많이 삐뚤어지지 않았을까 싶네요. 가끔 김윤석 선배가 사위 삼는다고 하세요. 농담으로 하시는데 그럴 때 가끔 이런 생각이 들어요. '내가 마음에 안 들면 지하실로 끌고 내려가시지는 않을까?'라고요.(웃음)"
 
"아무래도 내 삶과 화이의 삶이 너무 다르다보니까 연기하기 쉽지 않았어요. 특히 '엄마'라고 말하는 장면인데, 저는 엄마라는 단어가 익숙한데 화이에게는 인생의 처음 말하는 단어잖아요. 어색하는 듯 낯선 느낌으로 엄마를 불러야하는데 너무 어려웠어요."
 
(사진제공=쇼박스 미디어플렉스)
 
"멜로가 너무 불편해요"
 
이제 겨우 17세. 그런데 외모가 다른 배우들에 비해 조금 노안이다. 그래서인지 자신의 인생 경험에 비해 더 위 연배인 캐릭터들을 연기해야 한다. tvN 시트콤 '감자별'에서도 8살이나 많은 하연수와 멜로 연기를 펼쳐야 한다. 문제는 여진구가 사랑의 감정을 느껴본 적 없는 순수한 청년이라는 것이다.
 
"아직 나이가 어려서인지, 이렇다할 연애를 해본 적은 없어요. 누군가를 좋아해본 적은 있는게 깊은 사랑이라 할 것은 없죠. 그래서인지 멜로가 너무 불편해요. 어떻게 해야될지도 모르겠고, 오글거리고 미치겠어요."
 
사극과 멜로, 깊은 진한 감정선의 인물까지 그는 17세라는 나이와 달리 필모그래피가 다양하다. 하지만 그가 아직 맡아보지 못한 역할이 있다. 악역이다. 그는 악역에 대한 갈증을 털어놨다.
 
"진짜 조커 같은 악역을 해보고 싶어요. 악의 종결자 같은 느낌이다. 뭔가 느껴서는 안되는 매력이 있는 악역이랄까요. 내가 어디까지 악해질 수 있을까. 나쁜 표정을 지을 수 있을까라는 궁금증도 풀고 싶어요."
 
해맑은 이미지의 여진구는 예상치 못한 파격 공약을 내밀었다.
 
"사실 스코어는 감이 안 잡혀요. 다른 선배들은 대충 느낌이 오시는 것 같은데 저는 잘 모르겠어요. 김윤석 선배가 1000만 관객이 들면 저랑 국토대장정을 하시겠다고 하셨는데, 1000만은 좀 비현실적인 수치같아서 700만 관객 정도면 저랑 아빠들이랑 다 같이 가고 싶어요. 재밌을 것 같아요."
 
함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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