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앞서 KBS2 '한성별곡-正'과 '추노'를 통해 스타일리쉬한 연출력을 선보인 곽정환 PD가 '도망자 PLAN B' 이후 약 3년만에 tvN '빠스껫볼'을 들고 돌아왔다.
지난 21일 저녁 첫 방송된 '빠스껫볼'은 곽정환 감독 특유의 세련된 액션과 철저한 고증으로 1940년대 경성을 재현한 완벽한 영상미가 돋보였다.
더불어 도지한, 이엘리야, 박예은 등의 신예연기자들의 안정된 연기력과 공형진, 박순천, 김응수 등 중견 배우들의 저력이 앙상블을 이뤘다.
◇'빠스껫볼' 배경 (사진제공=tvN)
◇국내 최초 농구 액션·고증이 빛난 영상미
이날 첫 방송분에서 두 차례의 도박 농구 경기는 곽정환 PD의 재능이 여실히 드러나는 장면이었다.
마치 격투를 하듯 격렬한 몸싸움을 하는 도박농구 경기는 이제껏 다른 드라마에서는 볼 수 없었던 대목이다. 때로는 빠르게 때로는 슬로우 장면을 이용한 연출과 다양한 카메라 워크는 실제 농구 경기를 보듯 박진감을 느끼게 했다.
더불어 당시 의상과 배경은 '빠스껫볼'을 보는 재미와 시대극을 보는 묘미를 더했다. 극중 신민요 '처녀총각', 움막촌, 내선일체, 요보 등 일반 시청자들이 모를 수 있는 내용을 자막으로 설명해 주는 부분은 제작진의 배려가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당시의 빈부격차를 명확히 보여주는 움막촌과 번화가 혼마치에 대한 재현은 화려하고 사실적이었다. 호텔에서 크리스마스 파티가 열려 사교계 인사들을 끌어 모은 설정 역시 '빠스껫볼'만이 가지고 있는 볼거리였다.
"고증을 정말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말한 곽정환 PD의 노력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지점이기도 했다.
◇도지한-이엘리야-박예은(맨위부터) (사진제공=tvN)
◇신·구 배우들의 앙상블
이번 작품에는 신예 배우들이 주인공을 맡았다. 강산 역의 도지한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첫 연기도전이다. 하지만 여주인공 최신영 역의 이엘리야, 최신영의 하녀 봉순 역의 박예은은 '첫 연기'라는 우려를 극복하고 기대이상의 연기력을 펼쳤다.
"한 번도 농구를 해본 적이 없었다"는 도지한은 그동안 농구연습을 철저히 했다는 것을 보여줬다. 다소 어색한 움직임이 있었지만, 농구를 거의 해보지 않았다는 것을 미뤄보면 합격점을 줄 수 있다.
다른 연기 역시 안정적이었다. 특히 발성이나 표정 등을 통한 감성 연기는 스타 신인의 탄생을 기대케 했다.
이엘리야는 바르게 자란 신여성의 이미지를 무난히 소화했다. 특별한 감정 연기는 없었지만, 발성 분제나 과잉 표정 등 신인 연기자들이 드러내는 문제점을 딱히 보이지 않았다. 봉순을 앞에 두고 사랑에 대한 로망을 표현하는 장면은 이엘리야라는 배우에 기대감을 갖게 하는 부분이었다.
더불어 구수한 사투리를 구사하는 하녀 봉순 역의 예은도 첫 연기 도전이라는 것이 의심스러울 정도로 역할을 제대로 연기했다. "누구보다도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는 곽정환 PD의 말이 이해되는 연기였다.
사기 도박을 일삼는 공윤배 역의 공형진은 가볍고 무거운 이미지를 동시에 뿜어냈다. 특히 강산으로부터 사기 도박을 했다는 것을 들켰을 때의 카리스마 연기는 공형진이 왜 뛰어난 배우인지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강산의 모친을 연기한 박순천은 당시의 가난한 사람들의 한을 느낄 수 있게끔 약자의 나약함을 제대로 표현했고, 친일파 김응수와 이한위는 악역의 기운을 물씬 풍겼다.
이날 방송은 강산과 최신영이 운명적으로 마주치는 장면에서 마무리됐다. 농구와 로맨스, 시대극이라는 다양한 설정, 어떤 드라마에서도 보이지 못했던 고증과 영상미, 신구 배우들의 조화가 돋보인 '빠스껫볼'이 지상파 드라마를 능가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