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황후'·'백년의 유산' 포스터 (사진제공=MBC)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흔히들 영화는 감독의 예술, 드라마는 작가의 예술이라고 말한다. 그만큼 작가가 드라마에 끼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MBC '오로라 공주'가 막장으로 치닫을 때 PD나 배우들보다 작가에게 화살이 돌아간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그래서 매년 연말 벌어지는 방송사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작가상은 배우에게 돌아가는 대상만큼 중요한 시상이다.
지난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MBC사옥에서 열린 '2013 MBC 연기대상'에서는 '기황후'의 장영철·정경순 작가와 '백년의 유산'의 구현숙 작가가 작가상을 수상했다.
두 드라마의 시청률은 타 사 드라마를 압도했지만, '기황후'는 역사왜곡 논란이라는 홍역을 치렀고, '백년의 유산'은 막장드라마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먼저 '기황후'는 스타들의 열연과 짜임새 있는 스토리와 대사 등 드라마 내적으로 보면 전혀 흠 잡을 곳 없는 웰메이드 드라마다. 장영철·정경순 작가의 '자이언트', '샐러리맨 초한지', '돈의 화신'처럼 호평을 받을만한 작품이다 .
하지만 드라마 외적으로 봤을 때 '기황후'는 아직도 불안요소가 뚜렷하다. '기황후'는 기황후의 일대기를 그린다. 알려진대로 기황후는 고려인 출신으로 원나라의 황후가 돼 이후 고려를 침공하는 인물이다. 역사적으로 아픔을 준 인물을 미화한다고 해 방영 전부터 논란이 됐다.
현재까지는 기황후가 황후가 되는 과정이 그려지기 때문에 고려를 침공하는 장면이 드러나고 있지 않지만, 이후에는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 현재 18회까지 진행된 '기황후'는 아직도 32회나 남아 있다. 극전개에 따라 문제가 될 소지가 있는 지점이다.
MBC는 불안요소가 분명하고 완결이 되지 않은 '기황후'의 장영철·정경순 작가에게 작가상을 안겼다.
아울러 공동수상한 구현숙 작가의 '백년의 유산'은 방영자(박원숙 분)의 비상식적인 악행으로 인한 '시월드'가 주를 이뤘으며, 막장드라마의 공식인 출생의 비밀과 의문의 교통사고 등 개연성이 떨어지는 전개를 보였다.
3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럼에도 MBC는 구현숙 작가에게 작가상을 줬다. '시청률만 좋으면 그만'이라는 MBC의 기조가 너무도 뚜렷하게 엿보여 아쉬운 대목이다.
이번 시상식에서 역사왜곡 논란의 '기황후'와 막장드라마의 '끝판왕'이라 불린 '오로라 공주', 마찬가지로 막장 논란을 겪은 '백년의 유산'과 '금 나와라 뚝딱'의 많은 배우들이 수상했다.
뛰어난 연기력으로 캐릭터에게 힘을 실어준 배우들이 상을 받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그것이 막장드라마든 아니든 배우들은 연기력이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가상은 드라마의 완성도를 기준으로 삼아야한다. 스토리전개부터 메시지, 개연성 높은 구성 등이 기준이 되야 한다. 더불어 드라마 외적인 요소도 충분히 문제가 없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BC는 수상요건의 기준을 철저히 시청률에만 삼은 듯 했다.
많은 사람들이 '투윅스'의 무관에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약 14일동안의 추격전을 그린 '투윅스'는 비록 시청률은 저조했지만, 올해 MBC 드라마국이 낳은 최고의 웰메이드 드라마로 평가받고 있다 . 이준기를 비롯해 박하선, 김소연, 조민기 등의 연기력도 대단했다.
특히 '투윅스'의 대본은 소재의 신선함부터 대사, 스토리 전개와 메시지까지 모든 면에서 훌륭했다. 다른 부분은 몰라도 작가상 만큼은 '투윅스'의 소현경 작가에게 건넸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2013년 MBC의 드라마는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시청률이 높은 프로그램은 막장 논란에 휩싸였다. 그리고 이번 시상식에서 막장드라마로 분류된 작품의 관계자들에게 많은 수상이 돌아갔다. MBC의 첫 번째 기조가 시청률이라는 것이 엿보였다. 이를 미뤄봤을 때 MBC가 내년에도 뻔한 자극적인 드라마를 내놓을 것 같아 걱정이 앞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