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코리아' 포스터 (사진제공=MBC)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MBC '파스타'와 '골든타임'의 제작진에 이연희와 이선균의 출연진을 내세운 '미스코리아'가 6.2%(닐슨 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로 종영했다.
이연희와 이선균, 이성민, 이미숙, 송선미, 오정세 등 연기력과 스타성이 뒷받침되는 배우들이 전면에 나선 것에 비하면 아쉬운 기록이다. '미스코리아'는 1997년 IMF를 배경으로 미스코리아를 배출하며 재기에 성공한 화장품 업체의 이야기를 다뤘다.
하지만 당시의 분위기를 정확하게 살려내지 못했고, 드라마의 핵심적인 내용인 미스코리아 배출의 당위성을 제시하는데 실패하며 씁쓸히 막을 내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연희는 배우로서의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데 성공했고, 이성민은 빛나는 연기력으로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미스코리아를 통한 '응답하라 1997'..아쉬웠던 고증과 설득력
'미스코리아'는 1997년 IMF를 배경으로 했지만 고증에서 리얼리티를 갖추지 못했다. 아울러 미스코리아를 만들고자 하는 이유도 시청자들에게 납득시키지 못했다. 고증과 설득에 실패하면서 드라마의 재미도 반감됐다는 게 드라마 흥행 실패의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해 영화 '건축학개론'과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7', '응답하라 1994'의 성공 요인은 당시의 시대상을 그려낸 디테일한 고증에 있다. 이들 작품을 통해 시청자들의 눈높이도 높아진 상태다. 하지만 '미스코리아'는 이를 만족시키지 못했다.
1980년대 후반 오지영(이연희 분)과 김형준(이선균 분)의 고등학교 회상 장면 때 500원짜리 지폐를 등장시킨 점이나, 1997년 여배우들이 스키니진을 입고 나오는 장면은 시청자들의 지적을 받았다.
1980년대에 500원은 이미 동전으로 바뀐 상태였으며, 1997년에는 스키니진이 아니라 일명 '드럼통바지'인 청바지가 유행했다. 작품의 중요한 소재였던 비비크림 역시 2000년 이후에 등장한 화장품이다.
미스코리아는 1990년대 초반까지 대중의 관심을 모았지만 작품 배경인 1997년에는 HOT, 젝스키스, SES 등 1세대 아이돌이 데뷔했던 시기라 미스코리아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사그라든 상태였다. 또 슈퍼모델이나 슈퍼탤런트 등 비슷한 규모의 시상식이 생겨나면서 미스코리아의 입지를 위축시켰다.
이는 드라마에서 가장 중요한 대목인 오지영 미스코리아 만들기 프로젝트가 와닿지 않았던 이유다. 오지영을 미스코리아로 만들어 자신의 화장품 회사 모델로 기용해 성공을 노렸던 김형준의 고군분투가 당시를 살아온 시청자들의 추억과 어긋나면서 드라마는 설득력을 잃었다.
◇이연희 (사진제공=MBC)
◇이연희의 도전과 이성민의 호연은 돋보여
이번 작품에서 이연희는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였다. 당초 이연희가 출연한다고 했을 때 많은 시청자들은 기대감을 갖지 않았다. "예쁘기만 한 배우"로 인식됐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극중에서 이연희는 화장을 번지게 하고 나온다던가, 소리를 버럭지르고 욕설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 모습은 기대 이상으로 자연스러웠고 호평을 받기 충분했다.
또 엘리베이터에서 계란을 우걱우걱 씹는 장면에서는 감동을 줬다는 평가가 다수를 이뤘다. 매 작품마다 비판과 비난을 들어왔던 이연희에게 있어 이러한 호평은 그가 연기력이 크게 성장했다는 것을 알려주는 대목이다.
후반부 이선균, 이미숙 등과 호흡을 맞추는 장면에서도 크게 어색함이 없었다. 발성에서는 아쉬움이 남지만, 표정이나 행동에서 보인 연기력은 찬사를 받기 충분했다.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아직까지도 개선의 여지가 있지만, 점차 발전하고 있는 연기는 그가 배우로서 노력하고 있다는 진정성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이번 이연희의 도전은 가히 성공적이라 말할 수 있다.
◇이성민 (사진제공=MBC)
이번 작품에서 가장 빛나는 연기를 펼친 배우는 이성민이다. 삼류건달이지만 잔정이 많은 정선생을 연기한 이성민은 갈피를 못잡고 방황하는 드라마에 유일하게 즐거움을 안겨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성민은 자신을 미워해 옆자리에도 앉지 않는 고화정(송선미 분)을 억지로 택시에 태우는 등 순정적인 사랑을 보여줬다. 고화정을 대하는 장면에서 다소 부담스러운 눈빛과 표정, 대사가 이어지지만 이성민의 연기 때문인지 어색하지 않았다.
극 후반 정선생과 고화정의 분량이 늘어난 점은 이들이 대중의 사랑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 이유가 이성민의 연기력에 있었다는 점은 부정하기 힘들다.
'미스코리아'를 마친 이성민은 영화 '방황하는 칼날'로 관객 앞에 설 준비를 하고 있다. 영화에서는 살인자가 된 정재영을 쫓는 형사로 분한다. 이번에는 선 굵은 연기로 묵직한 모습을 선보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