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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신예 배우가 설 자리 없는 예능..그 이유는?
입력 : 2014-03-18 오후 5:25:34
◇아이돌과 신예 배우들을 중용했던 '강심장' 촬영 현장 (사진제공=SBS)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예능을 나가고 싶은데 마땅히 나갈 곳이 없어요. 예능을 나가야 신인들이 인지도도 높이고 그러는데."
 
신인연기자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한 소속사 관계자의 한숨 섞인 토로다. 그가 말한대로 최근 예능 트렌드가 관찰 예능으로 바뀌면서 아이돌이나 신예 배우들이 설만한 자리가 줄어들고 있다.
 
그나마 아이돌 가수가 나서고 있는 프로그램은 MBC '진짜 사나이', '세바퀴', KBS2 '우리동네 예체능', SBS '정글의 법칙', '스타킹' 정도다. '진짜 사나이'는 박형식과 헨리가 출연 중이고, 나머지 프로그램은 성향에 맞는 아이돌만 게스트 형식으로 출연한다. 이마저도 인지도가 있지 않으면 출연이 쉽지 않다.
 
예전 SBS '강심장'처럼 인지도가 낮은 신인 가수나 배우들이 얼굴을 내비칠 수 있는 공간이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수 년전만 해도 아이돌이 예능프로그램을 차지하는 비중은 적지 않았다. KBS2 '청춘불패', SBS '영웅호걸', MBC '꽃다발' 등 다양한 아이돌 가수들이 예능에 출연했다. 당시만 해도 "아이돌 때문에 설 자리가 없다"는 개그맨들의 볼멘소리가 높았다. 몇 년 사이에 상황은 완전히 뒤바뀌었다. 왜 이렇게 됐을까.
 
◇"아이돌, 재미가 없어요"
 
지난해 MBC '아빠, 어디가'와 '진짜 사나이'가 큰 화제를 모으면서 최근 방송사의 예능 트렌드는 관찰 예능이 주를 이루고 있다. 출연자들의 진정성이 묻어나는 예능이 시청자들의 호감을 사고 있다.
 
예능 트렌드가 바뀐 것이 아이돌의 설 자리를 막은 것은 아니라는 게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대부분의 방송국 PD들은 단순히 관찰예능이 성행하면서 아이돌을 위한 예능이 없어졌다고 보지 않는다. 그보다는 아이돌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이 재미가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아이돌이나 배우들이 출연한 예능 프로그램이 재미가 없는 이유로는 게스트들의 이미지 관리가 꼽힌다. 예능에 출연했으면 응당 그에 맞는 퍼포먼스를 펼쳐야 함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이미지 관리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방송사의 CP는 "일단 아이돌이 출연하면 재미가 없다. 끼를 가진 친구들을 섭외해도 예능에 필요한 행동을 하지 않는다. 약간 허당같은 모습을 보여야 재미가 있는데, 이미지 관리 때문에 망가지려고 하지 않는다. 프로그램과 전혀 맞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고 밝혔다.
 
왜 아이돌들은 예능프로그램에서 망가지려고 하지 않을까.
 
한 아이돌 관계자는 PD들의 말에 공감하면서도 "어쩔 수 없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러면서 "팬들의 극성이 심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아이돌 소속사의 관계자는 "우리 가수가 예능 프로그램에 나가서 망가지는 모습을 보이면 방송 뒤 소속사 전화가 불통이 된다. 대부분 전화 내용이 '우리 오빠 망가뜨리면 나 팬 안한다'는 협박이다"며 "연예인은 팬이 많아야 가치가 올라가는데, 팬들이 가수가 망가지는 걸 싫어하니 딜레마"라고 밝혔다.
 
◇시청층이 높아졌다
 
아이돌이나 신예 연기자들이 출연할 자리가 없는 이유 중 하나는 '본방사수'를 하는 시청자들이 대부분 중장년층이라는 점이다.
 
10대나 20대들은 주로 인터넷을 통해 보기 때문에 시청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게 방송 관계자들의 귀띔이다.
 
MBC '우리 결혼했어요'의 태민과 손나은이 출연한 분량이 다른 출연자들에 비해 시청률이 낮았던 것이나, SBS '백년손님 자기야'가 스타들이 주로 출연하는 KBS2 '해피투게더'를 시청률에서 앞서고 있는 것, MBC '세바퀴'의 게스트들이 아이돌에서 중년의 연예인으로 변화했다는 것 등이 시청층이 높아졌다는 근거다.
 
한 방송국 PD는 "아이돌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은 가구 시청률이 높지가 않다. 시청층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방송국 입장에서는 시청률이 굉장히 중요한 척도인데, 아이돌이 출연하는 분량은 시청률이 낮다"며 "재미가 없는 것도 문제지만, 주요 시청층이 아이돌이나 신예 배우들을 잘 모르기 때문에 채널이 돌아가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PD들도 아이돌이나 신예 배우들만 모은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것을 주저하고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이제 아이돌만을 투입하는 것은 방송국 입장에서 두려운 일이 됐다. 팬들 입장에서는 아이돌이 출연하면 시청률이 오를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아이돌이 출연해도 30~40대와 함께 투입해야만 한다. 그래야 시청률이 나온다"고 말했다.
 
함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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