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파일럿프로그램 '나는 남자다'가 첫 방송됐다. (사진='나는 남자다' 방송화면 캡쳐)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방송 전부터 '여자들은 보지마'라고 당당하게 외쳤다. 시작부터 궁금증을 자아냈던 KBS2 파일럿 프로그램 '나는 남자다'가 9일 밤 방송됐다.
남자로만 구성된 250명의 방청객과 유재석을 필두로 한 남자 MC들이 어우러진 토크쇼는 게스트부터, 대화 주제, 리액션까지 모두 독특했고 유쾌했다.
유재석과 임원희, 노홍철, 장동민, 허경환은 250명의 '남중-남고-공대'를 나온 남성들과 함께 남자들의 세계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냈다.
'자다가도 이불킥' 코너에서는 남자들만이 공유할 수 있는 치부를 유머러스하게 그려냈다. 한 방청객은 "27세 때 포경수술을 했는데, 당시 간호사가 같은 산악회 회원이었다"는 사연을 말해 환호를 받았다.
이들은 다소 부끄러울 수 있는 이야기를 거침없이 쏟아냈다. 이야기의 농도는 점점 짙어졌고, 짜고치는 느낌의 토크쇼가 아닌 리얼함이 담겨 있었다.
촬영 전 제작진은 방청객들로부터 닉네임을 받았는데, '윙가르디움 레비오사', '세이크 만수르 빈 자예드 알 니얀', '화룡지화' 등 평소 들어보지 못할 법한 아이디들이 넘쳐 색다른 웃음을 자아냈다.;
방청객의 리액션은 단 두가지였지만 특별했다. 다른 방송에서 여성들의 목소리로 '와~'하는 환호가 일반적이었다면, '나는 남자다'에서의 환호는 군부대를 연상케 했다. 또 재미없는 멘트나 퍼포먼스에는 과감히 손을 밑으로 내리며 '우~'하는 리액션이 연발했다. 토크만큼 거침없었던 리액션이었다. 이 리액션은 MC들의 표정에 즉각적으로 영향을 줘 재미를 배가시켰다.
게스트도 주제와 적합했다. '남중-남고-공대' 출신이면서 제국의 아이들 동료들과 숙소생활을 하는 임시완이 '나는 남자다'의 250명과 공감을 이루려 출연했고, 락발라드로 90년대를 장악한 고유진도 얼굴을 비췄다.
아울러 '국민 첫사랑'이라는 수식어를 갖고 있는 수지의 출연은 '나는 남자다'가 추구하는 '남성의 로망'이라는 느낌을 살리고 새로운 재미를 만들어냈다.
MC들도 첫 화부터 조화를 이뤘다. 많은 프로그램을 진행해 온 유재석은 물을 만난 듯 남성 방청객들을 쥐락펴락했다. 과거에 주로 보였던 약올리는 화법이 '나는 남자다'에서 정점을 찍었다. 방청객들과 동료들을 놀리는 모습에서 유재석의 진면목이 엿보였다..
상황에 맞게 치고 빠지는 장기를 보여준 장동민과 노홍철 역시 '나는 남자다'의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임원희는 다소 긴장한 모습을 보였고, 허경환은 허둥대는 느낌이 있었지만, 첫 방송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기대 이상이었다.
그동안 시청자들이 직접 참여하는 프로그램은 적잖이 있어왔다. 하지만 '나는 남자다'의 특이한 점은 참여를 넘어 교감을 하는데 있다. 억지로 일으켜세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손을 들고 경쟁적으로 의견을 드러내는 모습은 기존 예능에서 보기 힘들었던 대목이라 신선했다.
색다른 재미를 안겨준 '나는 남자다'의 첫 방송은 성공적이었다. 이날 방송은 4.1%(닐슨 코리아 전국기준)을 기록하며 순조롭게 출발, 정규편성의 기대감을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