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최근 들어 사회를 비판하는 내용의 드라마와 영화가 쏟아지고 있다.
비판 대상을 소재로 끌고와 전면적으로 풍자하는가 하면, 마치 숨은 그림 찾기를 하듯 슬그머니 풍자를 집어넣기도 한다. 어떠한 방식이든 대중들로부터 환영을 받고 있다.
◇김희애-유아인 (사진제공=JTBC)
◇예술계 기득권을 꼬집는 '밀회', 사라진 정의를 비판하는 '개과천선'
JTBC '밀회'는 당초 김희애와 유아인의 사랑을 전면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실제 드라마는 예술계 기득권층의 더러운 이면을 노골적으로 파헤쳤다.
'밀회'에서 소위 힘있는 자들은 추악한 모습을 서슴없이 드러낸다. 학생에게 악기를 강매하는 교수, 자신의 미래를 위해 아내의 바람도 눈감는 교수, 재단이 감사를 받자 꼬리를 자르듯이 오혜원(김희애 분)을 희생양으로로 내놓는 재단 등이 그것이다.
'밀회'에 대한 폭발적인 반응은 오혜원과 이선재의 사랑에서가 아닌 풍자에서 출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명민 (사진제공=MBC)
'개과천선'은 악덕 변호사 김석주(김명민 분)를 통해 사라진 정의를 비판한다. 김석주는 성폭행범을 위해 증인을 매수하고, 친일을 했던 기업을 옹호한다. 단지 돈을 위한 변호를 한다.
지난 2007년 태안 기름유출 사건을 '씨스터호' 사건으로 유사하게 변형시켜 더 피해 받은 어민들에게 더 적은 금액을 주려는 로펌의 행태를 고발한다.
기억상실증을 통해 조금씩 정의를 찾아가는 김석주가 불의와 어떤 식으로 맞설지도 기대되고 있다.
◇이선균 (사진제공=쇼박스 미디어플렉스)
◇'끝까지 간다'·'인간중독'..짧지만 강렬한 비판
영화 '끝까지 간다'는 칸 국제 영화제에 초청을 받았고, '인간중독'은 국내 박스오피스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작품이다.
경찰의 비리를 약점삼아 자신의 이득을 취하려는 악질 경찰과의 혈투를 담은 '끝까지 간다'와 군인이 부하의 와이프와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의 '인간중독'은 전혀 다른 색깔을 갖고 있지만 공직자를 풍자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먼저 '끝까지 간다'의 경찰들은 대부분 부패한 인물들이다. 유흥업 사장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뒷돈을 받아내거나, 운전 중 치인 사람이 바로 죽자 시체를 유기한다. 마약밀매상과 손을 잡고 유흥업을 직접 운영하는 경찰도 등장한다. 옳지 못한 행동들을 하는 경찰에 대한 비판이 가득 담긴 작품이다.
공권력을 비꼬는 현실 풍자도 있다. 경찰들이 청장을 모셔놓고 신형 폭탄을 시연하는 장면에서 불량식품, 성폭행 등 귀여운 4대악 인형들을 등장시킨 부분은 특히 기억에 남는 장면이다.
◇임지연-송승헌 (사진제공=NEW)
'끝까지 간다'가 부패경찰을 다룬데 비해, '인간중독'은 군인들의 진급을 위한 줄타기를 노골적으로 파헤친다. 아부로 점철된 군대 내의 상하관계와 군인 부인간의 계급사회 등을 통해 웃음과 해학을 보여준다.
남편 상관의 부인에게 충성을 다짐하며 아부하는 여자들, 남편 부하의 말실수에 싸늘하게 변하는 숙진(조여정 분)의 표정 등은 "눈칫밥으로 먹고 산다"는 군인들의 일상을 직접적으로 드러낸다.
두 영화는 배우들의 연기력과 공감가는 스토리, 속도감 있는 전개와 함께 현실 풍자와 해학으로 호평받고 있다.
◇박명수 (사진제공=MBC)
◇'투표합시다', 정치풍자의 끝 '무한도전'
"위기를 위기인 줄 모를 때가 가장 큰 위기"라는 유재석의 말로 시작한 '무한도전' 선거 특집은 최근 온라인에서 가장 큰 화제다.
"유재석을 막기 위해 출마했다"는 박명수가 유재석과 노홍철을 오고가는 모습을 통해 철새 정치인과 저격수를 꼬집고, "개그 컨트롤 타워가 없다"는 정형돈의 말로 세월호 참사 때 안전장치 부재를 비판했다.
아이돌을 대거 이끌 수 있는 힘을 가진 정형돈이 소탈한 모습을 강조하면서 서민 코스프레를 하는 모습은 우리네 선거 현실을 담고 있다. 노홍철의 자극적인 공약 역시 현실 속 장면과 겹친다.
그러면서 오는 6월 4일 있을 지방선거를 염두해 실제 토론회를 벌이고, 선거운동을 하는 멤버들을 통해 선거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아울러 정관용 평론가를 투입해 "다가오는 6.4 지방선거, 우리나라의 미래를 결정지을 중요한 선거다. 여러분의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시길 바랍니다"라는 클로징멘트로 투표를 권장하고 있다.
비록 웃음을 주기 위해 만들어진 예능프로그램이지만, '무한도전'은 멤버들을 통한 강렬한 풍자를 통해 진중한 무게를 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