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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연기 다 잡은 능력자 이광수
입력 : 2014-06-30 오후 2:45:10
◇이광수 (사진제공=킹콩엔터테인먼트)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기린이라고 불릴 정도로 키가 크다. 허리를 구부리지 않으면 카메라를 벗어날 정도다. 키 크고 싱거운 이미지의 이광수. 어리숙해 보이지만 은근히 할 말은 다 하는 매력을 가진 이광수다.
 
처음 얼굴을 비친 것은 MBC <지붕뚫고 하이킥>(이하 <하이킥2>) 때다. 유인나와 함께 백수 청년으로 등장해 한 두 줄 되는 대사를 읽고 간간히 얼굴을 비치던 시절이 이광수가 처음 대중에게 이름을 알린 시기다. 작품은 워낙에나 인기가 있었지만 그 인기가 이광수에게까지 미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광수는 이를 발판으로 각종 토크쇼에 출연해 조금씩 자신을 알려나갔다. 그러던 중 유재석과 함께 SBS <런닝맨> 멤버로 출연, 서서히 존재감을 알렸다. 송지효를 상대로 '송지욕'이라고 하는가 하면, 군대 조교 출신으로 김종국에게 훈육하는 장면은 아직도 게시판을 떠돌며 웃음을 자아내고 있다.
 
이후에도 '배신의 아이콘'으로 거듭나며 김종국, 유재석, 송지효 등과 티격태격하고, 하이라이트 장면에서 꼭 상대방의 뒤통수를 치는 독특한 캐릭터를 완성시켰다. 안쓰럽고 허술한 이미지에서 <무한도전>의 노홍철을 연상시키는 사기 본색을 드러내는 그는 어느샌가 <런닝맨>의 프린스가 됐다.
 
실제에서도 그의 매력은 돋보인다. 영화 <좋은친구들> 제작보고회 당시 말을 아끼던 이광수는 지성의 주사를 말해달라는 질문에 "지성 형은 술만 마시면 그렇게 자기 얘기를 한다. 술자리에서 루즈해질 수 있는 이야기를 꽤 길게 한다"며 놀렸다. 자연스럽고 조심스럽게 꺼낸 이 멘트 덕분에 조용한 현장에 웃음이 흘렀다. 구구절절 말을 늘어놓지 않아도, 중요한 순간에 한 방을 터뜨리는 게 이광수의 장점이다.
 
예능적인 측면서만 입지를 구축한 것이 아니다. 영화 <간기남>에서는 알고보면 천재였고, <착한남자>에서는 우정이 깊은 친구였다. <불의 여신 정이>에서는 사악하고 음흉한 악역이었다. 비록 <불의 여신 정이>는 10% 내외의 시청률로 기대 이하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의외의 강렬한 연기력을 보여준 이광수는 수혜자라는 평가가 많았다.
 
이외에도 <평양성>, <원더풀 라디오>, <시티헌터> 등에서 이광수는 꾸준히 연기자로서의 역량을 키워나갔다.
 
◇이광수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그리고 새롭게 개봉하는 영화 <좋은친구들>에서는 강렬한 임팩트를 남긴다. 보험사기금을 노리기 위해 일을 꾸미던 중 누구도 원하지 않았던 비극을 맞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그린 이 영화에서 이광수는 지성, 주지훈과 함께 친구의 한 축을 맡았다.
 
허름한 가게 겸 세탁소와 살림집을 홀로 운영하며 물을 마시듯 소주를 달고 사는 역할이 이광수가 연기한 민수다. 친구가 뒤통수를 때려도 군말 안하고 머리를 긁적이는 친근감 있는 우리네 친구 같은 민수는 의도치 않게 사건을 겪고 묵직한 돌덩이를 안은 듯 죄책감에 휩싸여 고통을 참지 못한다.
 
이광수는 착하고 우정이 깊으면서도 사건을 계기로 방황하고 허우적대는 민수를 정확하게 그려낸다. 감정의 과잉도 없고 어색함도 없다. 친구에게 상처를 준 자신의 모습에 어쩔 줄 몰라하며 힘들어하는 모습에 관객들의 숨도 턱 막힌다. 
 
"이광수의 연기력은 이제 어느 정도 선 위에 올라선 기분이다. 지성과 주지훈 사이에서 전혀 모자람이 없다"는 한 기자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주지훈의 말에 따르면 이광수는 소주 병을 발로 차다가 유리가 발바닥에 박혀도 흐름을 깨지 않기 위해 아픔을 참았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듣고 영화를 보니 발을 땅에 딛지도 못하고 어물쩡 서서 대사를 던지는 모습이 보였다. 작품에 대한 열정, 남에 대한 배려가 돋보이는 대목이다.
 
소속사는 이광수의 성품에 대해 엄지손가락을 치켜든다. 한 관계자는 "남을 배려하는 부분이 다른 사람들과 차원이 다르다. 자기 욕심을 내세우기 보다는 남과 함께 화합하려고 한다. 그러기가 쉽지 않은데, 광수는 정말 좋은 친구인 것 같다. 착한 수준을 넘어선다"고 말했다.
 
이광수가 <런닝맨>에서 송지효를 비롯해 다른 멤버들을 배려하는 모습은 각종 사진을 통해 이미 드러났다. 미운 짓을 골라서 해도 이광수를 미워할 수 없는 모습은 이런 것 때문 아닐까. 그러면서 연기자로서 꾸준히 열정을 태우는 이광수. 앞으로 더 성장하길 빈다.
 
함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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