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해밍턴 (사진제공=MBC)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외국인'이 예능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 한국말을 잘하는 외국인들이 마치 드라마의 감초 연기자처럼 얼굴을 비친 것과 달리 최근 예능에서의 외국인은 주인공으로 등장하고 있다. 그들이 한국에 대해 거침없이 이야기하고 있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외국인 예능에 가장 먼저 불을 지핀 인물은 샘 해밍턴이다. 그는 MBC <진짜 사나이>가 자리를 잡는데 큰 공을 세웠다.
연예인들이 군부대에서 군인들의 훈련과 일상을 경험하는 이 프로그램에서 샘 해밍턴은 한국 병영 문화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고 좌충우돌 하는 모습으로 프로그램이 시청자들의 호감을 얻는데 크게 기여했다.
<진짜 사나이>에서 '구멍병사'라는 별명을 얻은 샘 해밍턴은 JTBC <마녀사냥>에서 신동엽, 성시경, 허지웅 등과 성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며 자신의 입지를 키웠다.
◇파비앙 (사진제공=MBC)
MBC <나혼자 산다>에 출연중인 프랑스 출신 파비앙은 최근 한국 시청자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외국인이다. '프랑스어를 할 줄 아는 피부 하얀 한국인'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한국 문화에 익숙하며 애정이 짙다.
가나 출신 샘 오취리 역시 인기를 모으는 외국인이다. MBC <무한도전>의 '2014 국민의 선택'에서 유재석을 지지하며 얼굴을 비췄던 그는 <라디오스타>, SBS <런닝맨> 등 굵직한 예능에 출연하며 관심을 샀다. 최근에는 JTBC <비정상회담> 11명의 외국인 중 가장 인기가 많은 외국인으로 꼽히기도 했다.
◇<비정상회담> 포스터 (사진제공=JTBC)
급기야는 외국인들을 주연으로 한 예능 프로그램도 등장했다. JTBC <비정상회담>이다.
'국경 없는 청년회'를 표방하는 이 프로그램은 한국인 아내와 결혼한 후 한국에서 자동차 딜러로 살고 있는 이탈리아 국적의 알베르토 몬디, 온라인 게임 스타크래프트 게이머 기욤 패트리, 최연소로 에베레스트 산을 등정한 등반가 제임스 후퍼 등 다양한 외국인들을 전면에 내세운다.
"우리는 주인공이 아니"라는 게 전현무, 유세윤, 성시경 등 MC들이 방송을 시작하자마자 꺼낸 말이다.
이 프로그램은 <미남들의 수다>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많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재미는 물론이고 외국인들의 정서를 아는데도 큰 도움을 준다는 평이다.
<비정상회담>의 임정아 PD는 "국내 2030이나 40대를 봐도 심리적으로는 국경이 허물어진 것 같다. 이미 SNS를 통해 외국인들과 친구가 된 한국인들도 적지 않고, 한국에 대해 관심이 많은 각국의 외국인들도 많다"고 말했다.
그는 또 "비록 얼굴과 피부색은 다르지만 그 나이대가 갖는 고민은 비슷하다. 그런 점에서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으며, 그 고민을 풀어가는 방법은 문화와 개인의 환경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고민을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이 이야기를 통해 풀어보자는 취지에서 이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