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상회담> 포스터 (사진제공=JTBC)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마치 시장통을 연상케 한다. 여러 명의 오디오가 물리는 것은 기본이다. 'MC들은 뭐하고 있는 거야. 정리도 안 하고'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단 2회만에 엄청난 이슈를 끌고 있는 JTBC <비정상회담>의 토론 현장이다.
외국인 11명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하고 있고, 각종 게시판에는 <비정상회담>에 대한 글들이 줄줄이 이어지고 있다. 11개국 인물들의 사고를 들어보는 것 자체가 신선하다. 중국의 장위안이나 터키의 에네스 카야의 독한 발언은 <비정상회담>의 예능적 요소를 채워주고 있다. 재미와 유익한 정보, 신선함 등 여러가지 장점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비판과 지적도 적지 않다. 2회 방송이 끝난 뒤 많은 시청자들은 매끄럽지 않은 진행과 MC 전현무의 태도, 이국주와 정소라를 초청해 신변잡기 토크에 치중한데 대해 불편했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비정상회담>을 향해 쏟아지고 있는 비판에 대해 제작진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들어봤다.
◇"왁자지껄한 시장통 토론은 의도한 것"
MC들에 대한 지적은 1회 때부터 꾸준히 나오고 있다. 상황을 정리해야하는 MC가 매끄럽지 못한 진행으로 정신없는 토론을 유지하고 있다는 비판이 많다. 오히려 게스트로 등장한 장동민이 더욱 매끄러운 진행을 했다며 "장동민으로 MC를 교체해라"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비정상회담>의 임정아 PD는 "시장바닥 같은 정신없는 토론은 의도한 것"이라고 밝혔다.
임 PD는 "애초 우리가 기획한 것은 정신없는 토론이었다. 외국인들은 전문 방송인이 아니다. 한 명 한 명씩 말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 간혹 11명의 오디오가 동시에 물린다. 그만큼 토론에 대한 에너지가 넘친다. 이 에너지를 살리는 것이 의도였다. 때문에 자막으로 '왁자지껄'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는 철저히 의도된 것"이라고 말했다.
매끄럽지 못한 진행이 시청자들에게 불편함을 안기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임 PD는 "대부분의 토크쇼가 전문 방송인들로 진행되기 때문에 매끄럽게 진행된다. 일반인이 출연해도 진행자들이 깔끔하게 진행하기 때문에 대체적으로 부드럽다. 하지만 우리는 매끄러운 진행을 애초에 의도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3명의 MC에게도 그렇게 왁자지껄한 분위기를 유지해달라고 주문했다. 그러다보니 세 사람의 진행 능력이 떨어지는 것처럼 보인다. 세 사람은 이미 여러 프로그램에서 맹활약한 선수들이다. 이 프로그램에 와서 갑자기 우왕좌왕하는 것이 아니다. 제작진이 주문한대로 충분히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 PD는 앞으로도 이 형태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신없는 난상토론에 대해 비판이 있는 것은 시청자들이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익숙하지 않은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만약 게스트가 어떤 의견을 제시했을 때 차이가 있음을 확인만하면 되지 굳이 답을 내리고 정리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비정상회담>은 새로운 토크 형태를 가진 예능을 지향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현무 (사진제공=JTBC)
◇"전현무 논란? MC들과 게스트들이 급격히 친해져 생겨난 해프닝"
MC 전현무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다.
전현무는 2회 방송분에서 머리숱이 많지 않은 미국 출신 타일러 라쉬의 외모를 거론했다. 이는 전현무가 외국인을 비하한다는 태도 문제로 번졌다. 도가 지나쳤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비록 타일러 라쉬가 자신의 트위터에 "나는 괜찮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음에도 전현무에 대한 비판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임 PD는 "시청자들이 생각하시는 것 보다 MC진과 외국인 출연자들이 격의 없게 친하다. 회식도 하고 이미 서로 많은 대화를 주고 받고 있다. 급격히 친분이 깊어지고 있다"며 "그러다보니 뉘앙스에서 시청자들이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워낙 격의가 없이 친해지다보니 그런 농담을 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런 부분은 시청자들이 불편함을 갖지 않도록 제작진이 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변잡기 토크에 대한 비판..제작진의 미스"
1회가 끝난 뒤에는 호평이 넘친데 비해, 2회에서는 다소 중구난방의 구성이 도마 위에 올랐다. 미스코리아 출신 정소라와 개그우먼 이국주를 초청해 두 사람의 외모를 두고 이야기하는 지점이나, 토론 이전 신변잡기식 토크가 길었던 점이 비판받고 있다.
임 PD는 "그것은 제작진의 미스"라고 답했다.
외국인 게스트를 대거 초청해 그들을 주축으로 이끈 프로그램은 <비정상회담>이 처음이다. <미녀들의 수다>가 있었지만 오랜 시간이 지났고, 주제가 좁고 깊다는 점이나 남자들로 게스트를 구성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딱히 모델링을 할 프로그램이 없어,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는 게 임 PD의 설명이다.
임 PD는 "PD들도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면 어떤 점이 시청자들에게 어필을 하는지 대략적인 감을 잡고 시작한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은 딱히 모델링을 할 프로그램이 없다. 매회 실험이다"라며 "2회 방송이 끝나고 시청자들이 어떤 모습을 <비정상회담>에 기대하는지 어느정도 알았다"고 밝혔다.
이어 "사실 2회까지는 방송 전 녹화분이다. 3회부터가 나름의 반응을 보고 임한 녹화다. 시청자들이 토론을 통한 각국의 이야기를 많이 듣고 싶어한다는 것을 알았다. 2회의 지적은 방송 분량을 적합하게 배분하지 못한 제작진의 실수가 있었다. 앞으로는 제자리를 찾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록 몇 가지의 지적이 있었지만, <비정상회담>은 여전히 좋은 프로그램으로 인식되고 있다. '독립'이나 '혼전동거'와 같은 민감한 주제를 두고 각국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보며 차이가 있음을 깨닫게 하는 대목은 <비정상회담>만이 갖고 있는 특성이다.
임 PD는 이런 말을 남겼다. "처음 만들어보는 프로그램이라 초반부터 시청자들의 입맛을 모두 맞추기가 쉽지는 않네요. 제작진이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조금만 더 넓은 아량으로 지켜봐주세요."
이제 겨우 2회만이 방송됐다. 이러한 뜨거운 지적도 관심의 일종이다. 이 프로그램이 어떻게 발전해 갈지 시청자들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