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페이스북 트윗터
(BIFF)'황금시대' 中 최고 여류 작가 샤오홍의 아름다운 삶
입력 : 2014-10-03 오후 7:21:45
◇<황금시대> 포스터 (사진제공=판씨네마)
 
[부산 =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1930년대 중국의 격동기 때 가장 활발한 작품 활동을 벌인 샤오홍 작가는 지금까지도 중화권 내에서 최고의 여류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1930년 스무살 때부터 41년 서른 한 살로 생을 마감할 때까지 총 100여편의 작품을 썼다.
 
일본 제국주의가 중국을 통치했던 그 암울하고 불안했던 시기에도 포기하지 않고 글에 전념한 샤오홍. 누구보다도 뛰어난 필력과 천부적인 감각을 지닌 샤오홍의 죽기 전 11년을 그린 영화가 <황금시대>다.
 
<심플 라이프> 등 홍콩 내에서 최고의 여자 감독으로 손꼽히는 허안화 감독은 탕웨이의 손을 잡고 샤오홍의 인생을 그려냈다. 러닝타임만 총 178분. 3시간의 가까운 시간을 만들기 위해 허안화 감독은 시나리오 작업을 포함해 5년 이상의 시간을 들였다.
 
◇탕웨이 (사진제공=판씨네마)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가 본격 전개되고 있는 3일 취재진에게 영화를 선공개하고 배우 및 감독의 촬영 소감을 들어보는 <황금시대> 언론시사회 열렸다. 탕웨이의 이름 값 때문일까 이날 자리에는 수백 명의 취재진이 몰렸다. 
 
영화는 샤오홍의 스무살부터 죽음까지의 과정을 깊고 디테일하게 그려낸다. 샤오홍이 당시 중국을 대표하는 지성인 샤오쥔(풍소봉 분), 루쉰, 딩링 등을 만나면서 보낸 성장의 시기, 특히 샤오쥔과 두완무(주아문 분)와 운명처럼 시작된 러브스토리에 초점을 맞춘다.
 
허안화 감독은 "샤오홍의 작가로서의 모습을 담아내려고 했다. 샤오쥔과의 사랑이야기를 비롯해 죽는 순간까지의 모든 모습을 담아내려고 했다. 실제 지인들과 주고받은 편지에서 각색한 점이 많았다"고 밝혔다.
 
영화는 다소 실험적이다. 샤오홍의 친구들이 샤오홍에 대해 설명하면서 자연스럽게 극화로 넘어가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재연 다큐멘터리에서 자주 쓰이는 설정이다. 흔하지 않은 방식이 신선하게 다가온다.
 
허안화 감독은 "새로운 방법을 실험해보고 싶었다. 샤오홍 친구들이 나와서 얘기하는 지점은 각자 삶에 따라 역사의 관점이 다르다는 것을 보여줄 수도 있을 것 같아 선택했다. 관객들에게도 샤오홍을 다양하게 평가할 수 있는 기회가 되는 방식이라고도 생각했다"고 말했다.
 
샤오홍은 탕웨이가 맡았다. 영화 내에서 탕웨이는 명랑하고 행복할 때, 슬플 때, 우울할 때, 피폐할 때 등 샤오홍의 다양한 감정선을 그린다. 감정의 진폭이 큼에도 불구하고 어색함 없이 매끄러운 연기를 펼친다.
 
허안화 감독은 "눈빛과 연기, 비주얼 등 다양한 면에서 탕웨이가 가장 적합하고 효과적으로 샤오홍을 표현할 수 있는 배우라 생각해 캐스팅했다"고 말했다.
 
◇탕웨이 (사진제공=판씨네마)
 
칭찬을 받은 탕웨이는 자신과 샤오홍이 많이 닮아있다고 설명했다. 탕웨이는 "영화를 다 찍고 홍보기간을 거치면서 내가 샤오홍과 많이 닮아있다는 것을 느꼈다. 어릴 때 샤오홍이 할아버지로부터 공부를 배운 것처럼, 나도 부친에게 공부를 배웠고, 또 직설적인 사람이라는 점과 하고 싶은대로 다 하고 살았다는 점이 닮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란의 시대, 폐결핵으로 고통스럽게 죽은 샤오홍을 그린 영화지만 제목은 아이러니하게도 <황금시대>다. 왜 황금시대인걸까.
 
허 감독은 "그는 하고 싶은 것을 다 하고 살았기 때문에 <황금시대>라고 지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탕웨이도 입을 열었다. 탕웨이는 "샤오홍이 작가라는 직업을 천운으로 알게 되면서 뛰어난 작가가 된 것처럼, 나도 연기를 접하고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 또 그렇게 힘들었던 시대에 최선을 다해 사랑을 나눈 샤오홍은 감정에 충실했던 사람이라고 생각되는데, 나 역시 사랑에 최선을 다한다"며 자신도 황금시대를 살고 있다고 웃어보였다.
 
영화는 힘들었던 시기를 밝고 명랑하게 풀어낸다. 암울했던 시기라는 게 크게 전달되지 않는다. 사실과 다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이에 대해 허 감독은 "나중에 역사가 됐을 때 격동의 시기의 중심에 있는 사람들은 사실 그걸 그렇게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개인적인 경험에서 그렇다. 생활은 의외로 편하게 흘러갈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우울하게 그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샤오홍의 일대기를 그린 <황금시대>는 이번 영화제에서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초청됐다. 중화권에서는 이미 지난 2일 개봉했으며, 국내에서는 오는 16일 개봉한다.
 
함상범 기자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