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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책임)오기출 푸른아시아 사무총장 “시민의 참여는 기후도 바꿀 수 있습니다”
196개국 참여한 COP21회의 청정에너지 산업환경 예고
입력 : 2015-12-03 오전 6:00:00
11월 29일부터 파리에서는 ‘제 21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가 열리고 있다. 전 세계 196개국이 참여해 온실가스 감축 문제를 논의하는 자리다. 1997년 교토 의정서를 대체할 새로운 체제를 만들 예정이어서 어느 회의보다 관심이 크게 쏠리고 있다. 국제 환경 NGO 푸른아시아 오기출 사무총장을 만나 기후변화 문제 극복에 있어 COP21 회의의 의미 등에 관하여 이야기를 나눴다.
 
-푸른아시아는 한국의 NGO로서 국제 기후변화 문제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고 들었다.
 
▲“1996년부터 국제적 이슈 중에 기후변화 등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 2년 정도 준비를 해서 1998년 ‘한국휴먼네트워크’를 만들었다. 한국, 중국, 일본, 대만, 몽골의 5개국 NGO 활동가들과 3년간 ‘아시아의 미래’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했다. 아시아 시민들에게 가장 큰 위기란 기후변화와 금융위기라고 봤다. ‘기후변화에 대응해보자’며 푸른아시아가 발족했다.”
 
-이번 COP21은 특별한 것 같다. 그 배경은 무엇인가?
 
▲“전 세계의 평균 온도가 100년 전에 비해 0.89℃ 올랐다. 이 속도면 2050년 즈음 3~4℃가 오르는데, 이 경우 식량 생산에 문제가 생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2011년 합의가 이루어졌다. ‘금세기의 상승폭을 2℃ 이내로 제한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논의를 주도한 교토의정서 체제는 선진국 중심이었다. 선진국만의 참여로는 2℃를 지켜내기란 불가능하다. 중국, 인도 등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으면 실현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세계 전체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지구온도 상승을 막는 데에는 선진국, 후진국 예외 없이 참여하고 노력해야 하는 시기가 된 것이다.”
 
-온실가스 배출 제한에 관한 한국 정부의 대응은 어떠한가?
 
▲“대상 국가 150개 국가 중에 현재 141개 나라가 INDC(Intended 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 자발적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제출했다. 한국은 2030년에 배출할 온실 가스량의 37%를 줄이겠다고 했다. 그러나 한국은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 7위 국가이다. 37%만 줄이겠다고 하는 것은 너무 적은 양이다. 국제 사회는 아마 더 높은 목표를 요청할 것이다. 게다가 목표를 실현할 방법론도 없어 나중에 무역 보복을 당할 수도 있다.”
 
-한국 기업의 대처가 중요할 것 같다.
 
▲“단적으로 말해 대응이 안이하다. 기업이 줄여야 할 부분이 37% 중에 18%였는데, 이를 12%로 줄여주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은 못 하겠다고 말한다. 지금 구글이나 애플, 페이스북 그리고 테슬라 모터스와 같은 기업은 청정에너지에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다. 국내 기업이 기존의 에너지 체제로는 더 이상 버틸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
 
오 총장은 “한국의 산업 구조가 강제적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되지 않으려면 “정부-기업-NGO 사이에 대응 거버넌스를 만들어 주도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정부는 기업의 눈치를 보느라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 9월 유엔 개발정상회의에서 SDGs(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지속가능 개발목표)가 발표됐다. 이전 MDGs(Millenium Development Goals, 밀레니엄 개발목표)와 핵심 목표가 다른데 이전 체제의 문제점은 무엇이었나?
 
▲“올해 끝나게 되는 MDGs는 빈곤 저감이 핵심이었다. 90년의 세계 절대 빈곤율 36%를 2015년에 18%로 줄이자는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2015년 현재 12%로 줄었다. 하지만 이는 중국과 인도의 빠른 경제 성장의 결과다. 대신 중국에서는 환경 문제와 인권 문제가 대두되었다. 이 기간 아시아의 온실 가스는 100억t이 늘어났다. 과연 MDGs가 달성되었느냐고 한다면, 중국의 경제 성장의 결과일 뿐 오히려 더 큰 문제로 대체되었다고 본다.”
 
-하지만 SDGs는 이상적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지속가능과 관련한 세부 목표와 지표가 너무 많다.
 
▲“많은 사람들이 회의적으로 보긴 하지만 매우 중요하다. 향후 28억 명이 환경 난민으로 전락할 위기에 놓여 있다. 160개 나라의 21억 명은 사막화 위험 지역에 살고 있다. 인류적인 문제다.”
 
오 총장은 SDGs 17개의 목표가 ‘환경, 사회, 경제’의 세 가지로 정리될 수 있다고 말했다. 관련한 활동도 실제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유엔 사막화방지협약(UNCCD)으로부터 ‘생명의 토지상’ 최우수상을 받은 몽골 주민 자립모델이 바로 그것이다. ‘환경적, 사회적, 경제적’ 동시 접근 시스템이란 설명이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2000년 몽골에서 사막화방지 사업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나무만을 심었다. 완전히 실패했다. 배고픈 가축을 방책 안으로 들여 놓아 조림장 나무의 어린 잎사귀를 먹이로 주더라. 그래서 그들에게 월급을 줘 보았다. 나무는 95%까지 살았다. 하지만 우리도 언젠가는 그곳을 나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월급 줄 사람이 없어지면 당연히 그들이 나무를 심지 않게 된다. 대안을 찾다보니 주민들이 이전에는 과일나무를 키웠다고 하더라. ‘차차르간’이라는, 비타민이 풍부한 과일나무를. 그 말을 듣고 자립 모델로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푸른아시아는 주민교육을 바탕으로 협동조합을 만들었다. 방풍림으로 둘러쳐진 조림장 안에서 재배된 과일나무는 1kg 당 3만 원 정도의 과일을 여물게 했다. 조합원은 수확의 반을 서로 나누고, 나머지 반은 마을 기금에 적립했다. 심사위원들은 “저 변방의 나라에서 굉장한 모델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푸른아시아의 몽골 주민 자립모델은 SDGs의 지속가능토지경영(SLM, Sustainable Land Management)의 모델의 하나로 선정되었다.
 
-앞으로는 어떤 활동을 할 계획인가.
▲“국경을 넘어선 커뮤니티 ‘테라시아(TerrAsia)’를 만들고 싶다. 2005년에 아프리카에서 ‘테라프리카(TerrAfrica)’가 만들어졌다. EU, UN, NGO 등이 모여 아프리카 땅을 살려보자는 취지 아래서 설립됐다. 테라시아도 거버넌스 체제로 아시아의 땅 문제를 논의할 수 있을 것이다. 문화가 다르더라도, 기후 변화는 공동의 문제다.”
 
오 총장은 시민의 십시일반 기부와 참여가 기후 변화와 환경난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세계가 환경 문제에 주목하는 지금, “파괴에서 살림으로의 전환이 공동체를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는 그의 말은 큰 울림을 준다.
 
17년전부터 기후변화 대응 활동해온 오기출 푸른아시아 사무총장.
 
KSRN 정연지기자
편집 이동형 집행위원(www.ksrn.org)
손정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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